임대료 5배 껑충…법 위에 ‘LH 전환이율’?

입력 2021.06.08 (07:41) 수정 2021.06.0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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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가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는 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기존 월 임대료의 최대 5배 가까이 더 내라는 통지를 보냈습니다.

올해 초 정부는 공공임대료를 동결하겠다고 했었는데, 어찌 된 일일까요?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H 등이 출자, 운영하는 평택 1호 아파트입니다.

전용면적 84제곱미터, 보증금 1억 5천만 원 기준으로 임대료가 갑자기 뛰게 됐습니다.

한 달 6만 4천 원이던 임대료를 10월부터 30만 원으로 5배 가까이 올리겠다고 LH가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주민 : "수입원이 없는 사람들은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한단 소리예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했던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동결과 맞지 않는 인상 조치입니다.

[조영필/아파트 주민 : "저희들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걸 보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딱 받아보니까 완전 배신당한 느낌이에요."]

임대 아파트의 경우 기본 보증금에 외에 추가 보증금을 내면 그 금액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월 임대료를 깎아줍니다.

그런데 LH가 이번에 깎아주는 비율을 바꾸면서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라간 것입니다.

[문은미/아파트 주민 : "(2년 전 협의는)'임대료 협상도 아니었고 LH 공실률에 따른 지침이었다' 이렇게 하니까 저희가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끼는 거예요."]

LH는 기본 계약 내용이 그대로이고, 전환이율만 바꿔 적용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한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래형/변호사 : "전환 보증금 이율을 변경함으로 인해서 공공주택 특별법 49조 2항을 어떻게 보면은 편법적으로 이걸 회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주민 항의와 취재가 계속되자 LH는 주민과 협의를 거쳐 체감 임대료를 줄이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처럼 전환이율 변동이 가능한 곳은 전국에 8개 단지, 5천5백여 세대.

LH가 내부 지침만으로 전환이율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한 갑작스런 임대료 인상은 어디서든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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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료 5배 껑충…법 위에 ‘LH 전환이율’?
    • 입력 2021-06-08 07:41:29
    • 수정2021-06-08 07:58:47
    뉴스광장(경인)
[앵커]

LH가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는 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기존 월 임대료의 최대 5배 가까이 더 내라는 통지를 보냈습니다.

올해 초 정부는 공공임대료를 동결하겠다고 했었는데, 어찌 된 일일까요?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H 등이 출자, 운영하는 평택 1호 아파트입니다.

전용면적 84제곱미터, 보증금 1억 5천만 원 기준으로 임대료가 갑자기 뛰게 됐습니다.

한 달 6만 4천 원이던 임대료를 10월부터 30만 원으로 5배 가까이 올리겠다고 LH가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주민 : "수입원이 없는 사람들은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한단 소리예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했던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동결과 맞지 않는 인상 조치입니다.

[조영필/아파트 주민 : "저희들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걸 보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딱 받아보니까 완전 배신당한 느낌이에요."]

임대 아파트의 경우 기본 보증금에 외에 추가 보증금을 내면 그 금액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월 임대료를 깎아줍니다.

그런데 LH가 이번에 깎아주는 비율을 바꾸면서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라간 것입니다.

[문은미/아파트 주민 : "(2년 전 협의는)'임대료 협상도 아니었고 LH 공실률에 따른 지침이었다' 이렇게 하니까 저희가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끼는 거예요."]

LH는 기본 계약 내용이 그대로이고, 전환이율만 바꿔 적용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한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래형/변호사 : "전환 보증금 이율을 변경함으로 인해서 공공주택 특별법 49조 2항을 어떻게 보면은 편법적으로 이걸 회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주민 항의와 취재가 계속되자 LH는 주민과 협의를 거쳐 체감 임대료를 줄이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처럼 전환이율 변동이 가능한 곳은 전국에 8개 단지, 5천5백여 세대.

LH가 내부 지침만으로 전환이율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한 갑작스런 임대료 인상은 어디서든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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