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마음 아파서’·‘유비 컨티뉴’

입력 2021.06.08 (19:32) 수정 2021.06.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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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키워드'로 풀어보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박연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는 '마음 아파서'입니다.

지난 주말, 폐지를 줍다가 외제차를 긁은 노인이 수십만 원의 벌금을 내게 됐다는 사연이 화제였는데요,

이 벌금을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대납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대전 동구에서 있었던 일이었는데요,

강 의원은 대납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마음 아파서라고 답했습니다.

민생에 아파하고 또 행동으로 옮긴 마음이 훈훈해서 오늘의 키워드로 꼽아봤습니다.

[앵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대전지법 형사9단독 이정훈 판사는 지난달 초,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7살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7월, 대전 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다가, 보도에 주차된 외제차에 부딪혀 100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필요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A씨는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데다, 생계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차주와의 합의가 원활하지 않아 벌금형에 이른 것으로 판시됐습니다.

화면 안 사진을 잠시 보실까요? 앵커께서는 이게 얼마치로 보이시나요?

어림잡아도 수 시간 이상을 노력해야 쌓을 수 있는 이 폐지 더미, 만 오천 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사연을 들은 강 의원, 사비로 선뜻 벌금을 대납한 건데요,

강 의원은 취재진의 육성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부하면서, "그 분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마음이 아팠다"고 대납 이유를 밝혔습니다.

누구나 마음이 아플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는 여러 고민이 따르기 마련인데요,

국회의원의 선한 행동에 국민들이 오랜만에 찬사를 보내는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오늘의 두 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두 번째 키워드, '유비 컨티뉴'입니다.

한국 축구의 영웅이자 대전시티즌의 6대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던 유상철 전 감독이, 어제(7일) 저녁, 췌장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 소식이 알려진 뒤, 미디어 등을 통해 호전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에, 유 전 감독을 응원하던 팬들과 국민들의 충격은 더 큽니다.

[앵커]

고 유상철 전 감독은 특별히 축구팬이 아니더라도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세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축구 영웅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대 세계 최고 골키퍼 중 하나였던 폴란드 두덱 골키퍼를 뚫어 낸 중거리슛, 잊을 수 없죠.

당시 골 장면, 잠시 보시겠습니다.

언제봐도 통쾌하고 가슴 뭉클한 골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 우리나라는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없었는데요,

당시 이 골로 폴란드를 2대0으로 꺾으면서, 월드컵 출전 48년 만에 사상 첫 승리를 거뒀습니다.

유상철 전 감독은 이 골과 함께 경기 MVP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로 꼽히는 유 전 감독은 2002년 월드컵 9경기에 모두 출전해 4강 신화를 이끌어내면서 홍명보 현 울산 감독과 함께 FIFA가 선정한 월드컵 공식 베스트 11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국가대표 뿐 아니라 프로선수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K리그에서는 울산 현대에서만 뛰며,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 전 포지션에서 시즌 베스트11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고, 1998년에는 15골로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J리그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는데요,

요코하마 마리너스에 2번의 우승을 선사했고, 가시와레이솔에서는 황선홍, 홍명보와 함께 뛰며 J리그를 평정했습니다.

한때는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화려한 선수생활 후에는 지도자 생활도 꾸준히 해왔는데요.

[기자]

네, 은퇴 후 KBS의 예능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의 감독을 맡으면서 지도자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예능이긴 했지만, 이강인 같은 대형 선수가 나오기도 했죠,

최근 오늘 키워드이기도 한 웹다큐 유비 컨티뉴에서 이강인과 재회를 약속해 그 인연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유상철의 첫 프로 감독 데뷔는 대전시티즌이었습니다.

지난 2011년, 극심한 부진을 겪던 대전의 6대 감독으로 취임해 이듬해까지 팀을 이끌었습니다.

2012 시즌에서는 K리그에 승강제가 처음 도입됐는데, 시즌 전 꼴찌 예상과 달리 13위를 차지해 1부리그에 잔류하는 성과를 남겼습니다.

이어 2019년에는 강등위기인 인천에 소방수로 투입돼 투병 중에도 잔류에 성공시키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고인의 가는 길,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축구계는 물론이고, FIFA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구단 등이 유 전 감독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대전월드컵경기장 남문 로비에 유 감독의 추모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유비 유상철의 투지와 열정, 긍정적인 영향력이 축구계에 온전히 전달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까지 뉴스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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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픽] ‘마음 아파서’·‘유비 컨티뉴’
    • 입력 2021-06-08 19:32:07
    • 수정2021-06-08 19:49:48
    뉴스7(대전)
[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키워드'로 풀어보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박연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는 '마음 아파서'입니다.

지난 주말, 폐지를 줍다가 외제차를 긁은 노인이 수십만 원의 벌금을 내게 됐다는 사연이 화제였는데요,

이 벌금을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대납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대전 동구에서 있었던 일이었는데요,

강 의원은 대납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마음 아파서라고 답했습니다.

민생에 아파하고 또 행동으로 옮긴 마음이 훈훈해서 오늘의 키워드로 꼽아봤습니다.

[앵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대전지법 형사9단독 이정훈 판사는 지난달 초,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7살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7월, 대전 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다가, 보도에 주차된 외제차에 부딪혀 100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필요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A씨는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데다, 생계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차주와의 합의가 원활하지 않아 벌금형에 이른 것으로 판시됐습니다.

화면 안 사진을 잠시 보실까요? 앵커께서는 이게 얼마치로 보이시나요?

어림잡아도 수 시간 이상을 노력해야 쌓을 수 있는 이 폐지 더미, 만 오천 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사연을 들은 강 의원, 사비로 선뜻 벌금을 대납한 건데요,

강 의원은 취재진의 육성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부하면서, "그 분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마음이 아팠다"고 대납 이유를 밝혔습니다.

누구나 마음이 아플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는 여러 고민이 따르기 마련인데요,

국회의원의 선한 행동에 국민들이 오랜만에 찬사를 보내는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오늘의 두 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두 번째 키워드, '유비 컨티뉴'입니다.

한국 축구의 영웅이자 대전시티즌의 6대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던 유상철 전 감독이, 어제(7일) 저녁, 췌장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 소식이 알려진 뒤, 미디어 등을 통해 호전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에, 유 전 감독을 응원하던 팬들과 국민들의 충격은 더 큽니다.

[앵커]

고 유상철 전 감독은 특별히 축구팬이 아니더라도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세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축구 영웅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대 세계 최고 골키퍼 중 하나였던 폴란드 두덱 골키퍼를 뚫어 낸 중거리슛, 잊을 수 없죠.

당시 골 장면, 잠시 보시겠습니다.

언제봐도 통쾌하고 가슴 뭉클한 골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 우리나라는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없었는데요,

당시 이 골로 폴란드를 2대0으로 꺾으면서, 월드컵 출전 48년 만에 사상 첫 승리를 거뒀습니다.

유상철 전 감독은 이 골과 함께 경기 MVP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로 꼽히는 유 전 감독은 2002년 월드컵 9경기에 모두 출전해 4강 신화를 이끌어내면서 홍명보 현 울산 감독과 함께 FIFA가 선정한 월드컵 공식 베스트 11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국가대표 뿐 아니라 프로선수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K리그에서는 울산 현대에서만 뛰며,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 전 포지션에서 시즌 베스트11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고, 1998년에는 15골로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J리그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는데요,

요코하마 마리너스에 2번의 우승을 선사했고, 가시와레이솔에서는 황선홍, 홍명보와 함께 뛰며 J리그를 평정했습니다.

한때는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화려한 선수생활 후에는 지도자 생활도 꾸준히 해왔는데요.

[기자]

네, 은퇴 후 KBS의 예능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의 감독을 맡으면서 지도자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예능이긴 했지만, 이강인 같은 대형 선수가 나오기도 했죠,

최근 오늘 키워드이기도 한 웹다큐 유비 컨티뉴에서 이강인과 재회를 약속해 그 인연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유상철의 첫 프로 감독 데뷔는 대전시티즌이었습니다.

지난 2011년, 극심한 부진을 겪던 대전의 6대 감독으로 취임해 이듬해까지 팀을 이끌었습니다.

2012 시즌에서는 K리그에 승강제가 처음 도입됐는데, 시즌 전 꼴찌 예상과 달리 13위를 차지해 1부리그에 잔류하는 성과를 남겼습니다.

이어 2019년에는 강등위기인 인천에 소방수로 투입돼 투병 중에도 잔류에 성공시키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고인의 가는 길,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축구계는 물론이고, FIFA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구단 등이 유 전 감독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대전월드컵경기장 남문 로비에 유 감독의 추모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유비 유상철의 투지와 열정, 긍정적인 영향력이 축구계에 온전히 전달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까지 뉴스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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