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싸대기에 계란 투척까지…마크롱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

트위터 @AlexpLille 영상 갈무리

■ 마크롱, '따귀' 봉변…"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

길거리에서 뺨을 맞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봉변을 당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군중과 가까이 접촉하겠다며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어제(8일) 소동이 일어난 후 지역 일간지 르도피네에 자신을 때린 남성 옆에 있던 사람들과 계속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며 "나는 여태껏 계속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FP, AP 통신은 소동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항상 추구해왔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어떤 사람은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것이 정당하다면 계속 응대하겠지만 어리석음과 폭력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오후 프랑스 남동부 드롬 주의 작은 마을을 방문해 군중들과 인사를 하다가 한 남성에게 뺨을 맞았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마크롱 대통령은 경호 울타리 건너편에 모여있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다가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고맙다"고 말하면서 맨 앞줄에 있는 남성의 왼손을 잡은 순간, 이 남성이 오른손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후려쳤습니다.

전과가 없는 28세로 확인된 이 남성은 "마크롱주의 타도", "생드니 만세"(왕정시대 회귀를 주장하는 우익 구호)를 외쳤습니다.

경찰은 마크롱 대통령을 때린 남성과 동행인을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 중입니다.

■ "용납 못 해"…정적들도 규탄 성명

사고 직후 장 카스텍스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정치 지도자, 특히 프랑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을 겨냥한 것은 민주주의를 겨냥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참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국가 원수에게 나라 전체가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고 썼습니다.

재선 도전이 유력한 마크롱 대통령과 내년 대선에서 경쟁할 정치인들도 이번만큼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습니다.

극우 성향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마크롱의 가장 치명적인 경쟁자이지만, 대통령을 공격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는 트위터에 "어떤 의견 차이도 물리적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현지에선 이번 지방 순회를 사실상 대선 캠페인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 5년 전 장관 시절엔 계란 세례…"35시간 근로제 폐지"

마크롱 대통령의 '봉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 경제장관이던 2016년 6월, 파리 근교 몽트뢰유에서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에게 계란 세례를 받았습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앞장서 추진했던 노동법 개정은 주 35시간 근무제를 완화하고 실질 근무시간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2016년 당시 트위터 영상 갈무리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시기 샹젤리제 거리 등 관광지구 상점에 대한 일요일·심야 영업 제한을 폐지하고 친기업 정책을 펴는 등, 집권 사회당의 '우클릭'을 주도했습니다.

2016년 4월 중도주의 정당 '앙 마르슈'를 창당하고 이듬해 39살의 나이로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