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사건’ 등 격무 끝에 극단 선택 경찰관 순직 인정

입력 2021.06.10 (13:11) 수정 2021.06.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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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사건’ 등으로 격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에 대해 순직이 인정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19년 12월 19일 수원의 한 모텔에서 숨진 당시 광역수사대 소속 박일남 경위(당시 44세)에 대해 최근 인사혁신처가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 최종 순직 처리됐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당시 박 경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윤성여 씨(54)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른바 ‘8차 사건’을 맡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윤 씨는 장례식장에 조문올 정도로 수사 과정에서 박 경위를 믿고 의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같은 해 11월 재심 청구 기자회견 당시 직접 쓴 편지를 읽으며 “박 경위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희망을 주시고 꼭 일을 해결하시겠다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박 경위는 과거 선배 경찰들의 비리를 수사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며 집에도 못 가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2019년 12월에도 19일간 하루 8시간 기본근무에 더해 무려 72시간의 초과근무를 소화했고, 바로 전달인 11월에는 초과근무가 142시간에 달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또 2018년 5월에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력 사건을 맡아 수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양진호 당시 위디스크 회장 사건을 수사하는 등 휴식기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은 어렵고 복잡한 수사 사건을 월평균 9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면서 수행했고, 사회적 이슈가 집중된 사건에 연속적으로 투입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에게 신경 쓰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더불어 정신적 억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박 경위는 경감으로 1계급 추서되고 유해는 유족 동의 여부에 따라 국립 현충원에 안장될 전망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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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0 13:11:50
    • 수정2021-06-10 13:41:36
    사회
‘이춘재 사건’ 등으로 격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에 대해 순직이 인정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19년 12월 19일 수원의 한 모텔에서 숨진 당시 광역수사대 소속 박일남 경위(당시 44세)에 대해 최근 인사혁신처가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 최종 순직 처리됐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당시 박 경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윤성여 씨(54)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른바 ‘8차 사건’을 맡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윤 씨는 장례식장에 조문올 정도로 수사 과정에서 박 경위를 믿고 의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같은 해 11월 재심 청구 기자회견 당시 직접 쓴 편지를 읽으며 “박 경위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희망을 주시고 꼭 일을 해결하시겠다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박 경위는 과거 선배 경찰들의 비리를 수사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며 집에도 못 가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2019년 12월에도 19일간 하루 8시간 기본근무에 더해 무려 72시간의 초과근무를 소화했고, 바로 전달인 11월에는 초과근무가 142시간에 달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또 2018년 5월에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력 사건을 맡아 수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양진호 당시 위디스크 회장 사건을 수사하는 등 휴식기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은 어렵고 복잡한 수사 사건을 월평균 9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면서 수행했고, 사회적 이슈가 집중된 사건에 연속적으로 투입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에게 신경 쓰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더불어 정신적 억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박 경위는 경감으로 1계급 추서되고 유해는 유족 동의 여부에 따라 국립 현충원에 안장될 전망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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