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건물 ‘해체계획서’ 입수…작업 순서 위반 정황 확인

입력 2021.06.10 (18:40) 수정 2021.06.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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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 광주 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광주 붕괴 사고와 관련해 KBS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철거 계획서를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계획서를 확인해 보니 재건축정비조합이 제출한 신청서에 나와 있는 작업 진행 순서를 어긴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제공: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제공: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

■ 작업진행순서 위층부터 차례대로 해야 하는데

계획서를 보면 철거 장비 진입 동선과 철거 계획, 층별 철거 계획이 모두 자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어제 사고가 난 건물은 5층짜리 건물이어서 고층에 해당하는데요. 고층 건물의 작업 진행 순서를 보면 건물 측벽에서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하게 돼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부터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6층 높이에 압쇄기가 닿을 수 있도록 잔재물을 깔아놓고 장비가 그 위에 올라가 작업을 시작합니다. 6층부터 외부 벽, 방벽, 슬라브 순서로 해체한다고 돼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3층까지 해체하고 난 뒤 장비가 지상으로 내려오고 이후 1층과 2층의 해체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조현기 광주 동구청 건축과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현장 관계자들이 저층부터 철거했다고 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있다"며 "밑부분부터 철거를 시행한 것으로 추정한다"다고 말했습니다.

해체 계획서에 나와 있는 것과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철거가 진행됐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경찰도 해체 계획서를 압수해 본격 수사에 들어간 만큼 계획서와 실제 작업 진행에 차이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철거 공법은 '압쇄 공법'입니다. 압쇄기를 이용해 콘크리트 부재를 분쇄하는 방식입니다. 계획서에는 이 공법의 장점으로 도심지에서 적합하며 소음, 진동이 적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4층에서 5층 사이 10~18 미터 높이 건물을 해체할 때는 땅 위에 흙을 쌓아 굴삭기를 위치하도록 했는데 주의사항으로는 건물의 4면 중 한 면에 잔재물을 쌓을 공간이 충분해야 하고 장비 작업의 공간이 충분한 경우 적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과연 현장에서 이 공법이 적절했는지 등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해체계획서에는 강도 측정 결과에 따라 철거 장비 진입 방향을 결정했다고 돼 있고, 강도가 가장 낮게 측정된 벽부터 해체를 진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런 계획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도로 쪽으로 넘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규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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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괴건물 ‘해체계획서’ 입수…작업 순서 위반 정황 확인
    • 입력 2021-06-10 18:40:09
    • 수정2021-06-10 18: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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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 광주 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광주 붕괴 사고와 관련해 KBS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철거 계획서를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계획서를 확인해 보니 재건축정비조합이 제출한 신청서에 나와 있는 작업 진행 순서를 어긴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제공: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
■ 작업진행순서 위층부터 차례대로 해야 하는데

계획서를 보면 철거 장비 진입 동선과 철거 계획, 층별 철거 계획이 모두 자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어제 사고가 난 건물은 5층짜리 건물이어서 고층에 해당하는데요. 고층 건물의 작업 진행 순서를 보면 건물 측벽에서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하게 돼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부터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6층 높이에 압쇄기가 닿을 수 있도록 잔재물을 깔아놓고 장비가 그 위에 올라가 작업을 시작합니다. 6층부터 외부 벽, 방벽, 슬라브 순서로 해체한다고 돼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3층까지 해체하고 난 뒤 장비가 지상으로 내려오고 이후 1층과 2층의 해체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조현기 광주 동구청 건축과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현장 관계자들이 저층부터 철거했다고 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있다"며 "밑부분부터 철거를 시행한 것으로 추정한다"다고 말했습니다.

해체 계획서에 나와 있는 것과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철거가 진행됐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경찰도 해체 계획서를 압수해 본격 수사에 들어간 만큼 계획서와 실제 작업 진행에 차이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철거 공법은 '압쇄 공법'입니다. 압쇄기를 이용해 콘크리트 부재를 분쇄하는 방식입니다. 계획서에는 이 공법의 장점으로 도심지에서 적합하며 소음, 진동이 적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4층에서 5층 사이 10~18 미터 높이 건물을 해체할 때는 땅 위에 흙을 쌓아 굴삭기를 위치하도록 했는데 주의사항으로는 건물의 4면 중 한 면에 잔재물을 쌓을 공간이 충분해야 하고 장비 작업의 공간이 충분한 경우 적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과연 현장에서 이 공법이 적절했는지 등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해체계획서에는 강도 측정 결과에 따라 철거 장비 진입 방향을 결정했다고 돼 있고, 강도가 가장 낮게 측정된 벽부터 해체를 진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런 계획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도로 쪽으로 넘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규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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