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잠수사’ 시험 중단에 애타는 취준생…이유는?

입력 2021.06.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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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작업을 하고 있는 산업잠수사수중 작업을 하고 있는 산업잠수사

■ '숨은 영웅' 산업 잠수사…자격증 시험 중단

산업잠수사는 바다와 호수 등 수중에서 잠수 장비를 이용해 공사나 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자, 잠수사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서 시신 수습 등 헌신적으로 활동해 세월호 참사의 숨은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격증 실기시험이 2년째 전면 중단되면서 예비 응시생들이 자격증을 따지 못해 취업을 못 하고 있습니다.

실기시험이 중단된 건 '평가 방식' 때문입니다. 산업잠수사 시험은 해양수산부의 위임을 받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데요. 잠수 헬멧을 써야 하는 시험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 등으로 산업인력공단은 그동안 실기 시험을 중단했습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산업잠수학과 2학년 임준성 씨 “취업이 가장 걱정”한국폴리텍대학 산업잠수학과 2학년 임준성 씨 “취업이 가장 걱정”

■ 하반기 취업 목표인데…생계 막막

취재진이 만난 임준성 씨도 올해 하반기 취업을 목표로 국내 하나뿐인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학과에 다니며 잠수사 준비를 해왔습니다.

지난해 산업잠수사 자격증인 잠수기능사와 잠수산업기사 필기 시험에 지난해 합격했지만, 자격증을 따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실기 시험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천 8백여 명으로 추산되는 실기시험 예비 응시생들도 임 씨처럼 구직난에 몰렸습니다. 동시에 산업 잠수업계는 신규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산업잠수업계는 구직난과 구인난이 이미 심각해 진단검사나 장비 등을 서둘러 보강해 실기시험을 시급히 재개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국가 자격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국가 자격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 산업인력공단, 해수부 서로 책임 떠밀기 비판

산업잠수업계 종사자들은 시험을 주관하는 해양수산부와 산업인력공단 모두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응시 기회를 잃게 될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우려가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올해 변호사 시험과 교원 임용 시험(2차)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두 시험 모두 코로나 19 확진자에게 별도 시험 공간을 마련해줘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특히, 지난해 교원 임용 시험(1차)은 확진자는 시험을 치를 수 없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자격만 되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대책이 마련된 것입니다.

반면, 산업잠수업계는 잠수사는 사전 진단검사나 장비를 늘리는 등의 시험 재개를 위한 관련 기관의 노력이 전혀 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피해 민원이 잇따르자 산업인력공단은 한발 물러섰습니다. 오늘(11일) 부산에 있는 한국산업잠수기술인협회에서 산업잠수업계 관계자와 감염 내과 전문의 등을 불러 산업잠수사 실기 시험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벌써 2년째 애만 태우는 산업잠수사 준비생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촬영기자: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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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잠수사’ 시험 중단에 애타는 취준생…이유는?
    • 입력 2021-06-11 07:00:59
    취재K
수중 작업을 하고 있는 산업잠수사
■ '숨은 영웅' 산업 잠수사…자격증 시험 중단

산업잠수사는 바다와 호수 등 수중에서 잠수 장비를 이용해 공사나 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자, 잠수사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서 시신 수습 등 헌신적으로 활동해 세월호 참사의 숨은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격증 실기시험이 2년째 전면 중단되면서 예비 응시생들이 자격증을 따지 못해 취업을 못 하고 있습니다.

실기시험이 중단된 건 '평가 방식' 때문입니다. 산업잠수사 시험은 해양수산부의 위임을 받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데요. 잠수 헬멧을 써야 하는 시험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 등으로 산업인력공단은 그동안 실기 시험을 중단했습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산업잠수학과 2학년 임준성 씨 “취업이 가장 걱정”
■ 하반기 취업 목표인데…생계 막막

취재진이 만난 임준성 씨도 올해 하반기 취업을 목표로 국내 하나뿐인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학과에 다니며 잠수사 준비를 해왔습니다.

지난해 산업잠수사 자격증인 잠수기능사와 잠수산업기사 필기 시험에 지난해 합격했지만, 자격증을 따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실기 시험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천 8백여 명으로 추산되는 실기시험 예비 응시생들도 임 씨처럼 구직난에 몰렸습니다. 동시에 산업 잠수업계는 신규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산업잠수업계는 구직난과 구인난이 이미 심각해 진단검사나 장비 등을 서둘러 보강해 실기시험을 시급히 재개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국가 자격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 산업인력공단, 해수부 서로 책임 떠밀기 비판

산업잠수업계 종사자들은 시험을 주관하는 해양수산부와 산업인력공단 모두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응시 기회를 잃게 될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우려가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올해 변호사 시험과 교원 임용 시험(2차)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두 시험 모두 코로나 19 확진자에게 별도 시험 공간을 마련해줘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특히, 지난해 교원 임용 시험(1차)은 확진자는 시험을 치를 수 없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자격만 되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대책이 마련된 것입니다.

반면, 산업잠수업계는 잠수사는 사전 진단검사나 장비를 늘리는 등의 시험 재개를 위한 관련 기관의 노력이 전혀 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피해 민원이 잇따르자 산업인력공단은 한발 물러섰습니다. 오늘(11일) 부산에 있는 한국산업잠수기술인협회에서 산업잠수업계 관계자와 감염 내과 전문의 등을 불러 산업잠수사 실기 시험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벌써 2년째 애만 태우는 산업잠수사 준비생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촬영기자: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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