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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후진국형 참사…이젠 끝내야
입력 2021.06.11 (07:57) 수정 2021.06.11 (08:03) 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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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해설위원

철거현장 건물붕괴 사고로 애꿎은 시민들 목숨이 또 희생됐습니다.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작업 도중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에 정차 중이던 54번 버스를 덮쳤습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등 17명이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어이없는 참사가 또 벌어진 것이죠.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장 관계자들과 목격자 진술을 들어보면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예고된 인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된 낡은 건물을 철거하면서, 현장엔 안전 관리자가 없었고, 감리자도 없었습니다. 붕괴되기 전날부터 건물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지만 현장 작업자들만 서둘러 대피했을 뿐, 보행자나 차량 등 주변 통제도 없었습니다. 철거현장 주위에 구조물을 지탱하는 철제 지지대도 없었고, 형식적인 안전 가림막이 있었지만 건물더미를 막아내기엔 턱없이 부실했습니다. 사고 위험이 큰 철거현장 주변에 시민들 통행이 잦은 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지자체도 시공사도 안전한 임시정류장을 이전 설치하려는 협의조차 없었습니다. 당국의 무능과 기업의 탐욕이 맞물려 빚어낸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2년 전 서울 잠원동에서도 똑같은 사고가 있었죠.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져 4차선 도로를 덮쳤고, 지나던 차량 석 대가 깔려 예비 신혼부부 등 4명의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당시에도 현장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현장소장과 감리자 등 2명이 구속됐고, 6명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관련법도 개정돼 <철거현장 안전사고 강화대책>이 거창하게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선 달라진 게 별로 없었습니다. 잠원동 붕괴 사고 이후 2년 동안 전국에서 비슷한 붕괴사고가 11건 더 일어났고, 12명의 목숨이 더 희생됐습니다.

이번 광주 붕괴사고 직후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원인조사와 엄정한 처리를 지시했습니다. 여기서 끝나선 안 됩니다. 똑같은 후진국형 참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뉴스해설] 후진국형 참사…이젠 끝내야
    • 입력 2021-06-11 07:57:52
    • 수정2021-06-11 08:03:39
    뉴스광장
김철민 해설위원

철거현장 건물붕괴 사고로 애꿎은 시민들 목숨이 또 희생됐습니다.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작업 도중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에 정차 중이던 54번 버스를 덮쳤습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등 17명이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어이없는 참사가 또 벌어진 것이죠.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장 관계자들과 목격자 진술을 들어보면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예고된 인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된 낡은 건물을 철거하면서, 현장엔 안전 관리자가 없었고, 감리자도 없었습니다. 붕괴되기 전날부터 건물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지만 현장 작업자들만 서둘러 대피했을 뿐, 보행자나 차량 등 주변 통제도 없었습니다. 철거현장 주위에 구조물을 지탱하는 철제 지지대도 없었고, 형식적인 안전 가림막이 있었지만 건물더미를 막아내기엔 턱없이 부실했습니다. 사고 위험이 큰 철거현장 주변에 시민들 통행이 잦은 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지자체도 시공사도 안전한 임시정류장을 이전 설치하려는 협의조차 없었습니다. 당국의 무능과 기업의 탐욕이 맞물려 빚어낸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2년 전 서울 잠원동에서도 똑같은 사고가 있었죠.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져 4차선 도로를 덮쳤고, 지나던 차량 석 대가 깔려 예비 신혼부부 등 4명의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당시에도 현장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현장소장과 감리자 등 2명이 구속됐고, 6명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관련법도 개정돼 <철거현장 안전사고 강화대책>이 거창하게 발표됐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선 달라진 게 별로 없었습니다. 잠원동 붕괴 사고 이후 2년 동안 전국에서 비슷한 붕괴사고가 11건 더 일어났고, 12명의 목숨이 더 희생됐습니다.

이번 광주 붕괴사고 직후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원인조사와 엄정한 처리를 지시했습니다. 여기서 끝나선 안 됩니다. 똑같은 후진국형 참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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