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에 의한 고문사 최소 21명”…비공개 재판 횡행

입력 2021.06.11 (13:39) 수정 2021.06.11 (14: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올해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시민 860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군경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숨진 사람이 20명을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들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반쿠데타 활동 참여자와 무고한 시민 가운데 최소 21명이 고문 흔적과 함께 시신으로 돌아왔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라와디는 반 쿠데타 시위에 앞장서다 체포돼 고문 흔적과 함께 시신으로 돌아온 이들의 사연을 한 명 한 명 소개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양곤 파베단 구(區) 의장인 킨 마웅 랏(58)은 지난 3월 6일 군경에 끌려간 뒤 다음날 오전 숨졌습니다.

그의 가족은 “집에 들이닥친 군경이 발로 차는 등 마구 때린 뒤 끌고 갔다”며 “다음 날 아침 ‘실신 후 숨졌다’는 연락을 받고 군 병원에 달려가 보니 머리와 등에 심각한 상처가 있었고 피 묻은 천으로 덮여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NLD 소속으로 직업훈련소 책임자인 조 먓 린(47) 역시 군경에 끌려간 다음 날 숨졌는데, 얼굴 피부와 입이 손상됐고, 온몸에는 멍 자국이, 복부에는 큰 상처와 함께 장기가 노출돼 있었다고 사망자의 아내는 전했습니다.

당국은 “조 먓 린이 도망치려다 9m 높이 담장에서 쇠 파이프 위로 떨어져서 그렇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가족은 “담장 높이가 2.5m도 안 된다”며 당국의 해명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교도소 내에서 비공개 재판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현지매체 미얀마나우는 지난 3월 9일 반 쿠데타 시위를 하다 체포된 청년 32명이 8일 메익교도소에 설치된 임시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선동죄와 불법 시위 혐의로 30명은 징역 2년을, 19세 청년 두 명은 3건의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가 풀려난 동료는 신문 당시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체포된 뒤 메익공항 근처 공군기지로 끌려갔다. 우리는 무릎을 꿇은 채 허리벨트, 몽둥이, 쇠 파이프, 쇠사슬 등으로 구타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얀마 군부에 의한 고문사 최소 21명”…비공개 재판 횡행
    • 입력 2021-06-11 13:39:01
    • 수정2021-06-11 14:27:50
    국제
미얀마에서 올해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시민 860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군경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숨진 사람이 20명을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들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반쿠데타 활동 참여자와 무고한 시민 가운데 최소 21명이 고문 흔적과 함께 시신으로 돌아왔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라와디는 반 쿠데타 시위에 앞장서다 체포돼 고문 흔적과 함께 시신으로 돌아온 이들의 사연을 한 명 한 명 소개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양곤 파베단 구(區) 의장인 킨 마웅 랏(58)은 지난 3월 6일 군경에 끌려간 뒤 다음날 오전 숨졌습니다.

그의 가족은 “집에 들이닥친 군경이 발로 차는 등 마구 때린 뒤 끌고 갔다”며 “다음 날 아침 ‘실신 후 숨졌다’는 연락을 받고 군 병원에 달려가 보니 머리와 등에 심각한 상처가 있었고 피 묻은 천으로 덮여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NLD 소속으로 직업훈련소 책임자인 조 먓 린(47) 역시 군경에 끌려간 다음 날 숨졌는데, 얼굴 피부와 입이 손상됐고, 온몸에는 멍 자국이, 복부에는 큰 상처와 함께 장기가 노출돼 있었다고 사망자의 아내는 전했습니다.

당국은 “조 먓 린이 도망치려다 9m 높이 담장에서 쇠 파이프 위로 떨어져서 그렇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가족은 “담장 높이가 2.5m도 안 된다”며 당국의 해명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교도소 내에서 비공개 재판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현지매체 미얀마나우는 지난 3월 9일 반 쿠데타 시위를 하다 체포된 청년 32명이 8일 메익교도소에 설치된 임시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선동죄와 불법 시위 혐의로 30명은 징역 2년을, 19세 청년 두 명은 3건의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가 풀려난 동료는 신문 당시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체포된 뒤 메익공항 근처 공군기지로 끌려갔다. 우리는 무릎을 꿇은 채 허리벨트, 몽둥이, 쇠 파이프, 쇠사슬 등으로 구타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