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백신 접종 후…“밤새 앓았지만 맞길 잘했네”

입력 2021.06.11 (18:19) 수정 2021.06.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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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등 89만 4천 명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저도 접종 첫날인 어제(10일) 동네 의원을 찾아 얀센백신을 맞았습니다. 접종 받은 지 만 하루가 지났는데요. 이제 좀 정신이 들어서 저의 개인적인 얀센백신 접종 경험을 공유하려 합니다.

■ "서둘러 맞아야겠다"…접종에 나선 이유

저는 심혈관 관련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와 인터뷰를 할 때 저처럼 질환이 있는 사람도 접종해도 좋은지 많이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은 백이면 백, "질환을 가진 사람일수록 접종이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는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는 거죠. 그래서기회가 되면 서둘러 접종을 받아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또, 제게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4개월 아기까지 자녀 셋이 있습니다. 평소 취재 때문에 여러 사람을 만나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혹시나 내가 코로나19에 걸려서 아이들에게 옮기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엔 회사 동료가 코로나에 감염돼 저도 밀접접촉자로 열흘쯤 자가격리를 하기도 했는데, 이때 정말 긴장이 됐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접종에 대한 마음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 걱정했던 접종, 이 정도면 별거 아닌데?

막상 접종할 날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젊은 사람은 접종 받으면 열이나 몸살이 잘 온다는데 괜찮을까' , '만에 하나 중증 이상반응이 나에게 생기면 어쩌나' 등 이런저런 걱정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접종을 앞두고 새벽까지 잠을 설쳤습니다.

드디어 접종일. 예약한 오전 11시보다 20분 정도 먼저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은 이미 소아청소년과라는 말이 무색하게 건장한 남성들로 대기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먼저 체온을 측정하고, 이어 접종 예약자 확인을 거쳤습니다. 예진표를 작성했습니다. 최근에 수술한 적은 있는지, 다른 접종은 한 적이 있는지, 평소와 달리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지,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등 성심성의껏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예진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제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예진실로 들어섰습니다. 의사에게 평소 가지고 있던 심혈관질환에 관해 말하고, 콧물도 좀 나는 거 같다는 등 몸 상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예진하는 의사는 '그 정도는 괜찮다'며 접종을 받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접종실로 이동. 긴장을 풀고 옷을 걷었습니다. 알콜솜 소독이 끝나자 '따끔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주삿바늘이 들어왔습니다. 접종 받은 부위가 욱신욱신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도 접종을 받으니 바로 팔에서 살짝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접종 직후 일어날 수 있는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관찰실로 이동했습니다. 15분 동안 앉아 있었는데 다행히 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일명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없었습니다.

이상반응 관찰을 마치고 간호사로부터 접종 이후 관리에 대해 간단히 안내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귀가 뒤 처음 몇 시간은 팔이 조금 불편한 것 빼고는 전혀 증상이 없었고 '이 정도면 꿀 접종이구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이 든 사람은 접종 후에도 면역 반응이 별로 없다던데 내가 어르신들만큼 면역 반응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방심은 금물…12시간 후 나타난 몸살

접종 3시간이 지나자 미열이 생겼습니다. 체온계로 열을 쟀더니 '37.3도'가 찍혔습니다.

접종 전에 약국에서 미리 사다 둔 해열진통제가 있었지만, 아직은 견딜 수 있을 거 같아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별 증상 없이 끝나나 보다' 하고 마음을 놓고 있었지만 역시 방심은 금물이었습니다.

접종 12시간 후인 밤 11시가 지나자 조금씩 온몸이 뜨끈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체온을 쟀더니 '38.3도'가 나왔습니다. 더 참지 못하고 해열진통제 2알을 복용했습니다.

하지만 열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몸살 기운까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몸살이 난 것처럼 온몸이 쑤시고 아팠습니다. 오한이 느껴져 이불을 꽁꽁 싸매고 누웠습니다. 잠을 청하려 했지만 아파서 이리저리 뒤척이기를 몇 시간 동안 반복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가벼운 이상반응이구나 싶었습니다.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때마다 '발열, 오한 등 가벼운 이상반응'이라고 썼는데, 직접 겪어보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러다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며 끙끙 앓다 새벽녘에야 겨우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깨어보니 잠들기 전보다는 몸살 기운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체온을 재보니 37.4도가 나왔습니다.

조금 낫다 싶었지만, 또 언제 열이 다시 오를지 몰라 해열진통제 2알을 추가로 복용했습니다.

■ 같은 백신 맞고도 증상 제각각 "끝나니 후련하네"

어제 오전 11시에 접종을 했으니 이 글을 쓰는 지금 접종한 지 26시간가량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약을 복용한 덕분인지 열이 37도 초반을 기록 중입니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

같은 백신을 접종 받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가봤더니 역시나 얀센 접종 후기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처럼 접종 후 간밤에 아팠던 사람도 있지만, 몸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접종 후 증상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인가 봅니다.

질병관리청 앱에 들어가 봤습니다. 본인 인증을 하니 접종증명서도 발급됐습니다.


간밤에 고생을 좀 했지만, 접종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2주 정도 지나면 제 몸에도 항체가 형성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취재를 위해 돌아다니거나 거리에서 시민 인터뷰를 할 때도, 모임을 할 때도 한결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더 가까워지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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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얀센백신 접종 후…“밤새 앓았지만 맞길 잘했네”
    • 입력 2021-06-11 18:19:47
    • 수정2021-06-11 19:51:24
    취재K

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등 89만 4천 명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저도 접종 첫날인 어제(10일) 동네 의원을 찾아 얀센백신을 맞았습니다. 접종 받은 지 만 하루가 지났는데요. 이제 좀 정신이 들어서 저의 개인적인 얀센백신 접종 경험을 공유하려 합니다.

■ "서둘러 맞아야겠다"…접종에 나선 이유

저는 심혈관 관련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와 인터뷰를 할 때 저처럼 질환이 있는 사람도 접종해도 좋은지 많이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은 백이면 백, "질환을 가진 사람일수록 접종이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는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는 거죠. 그래서기회가 되면 서둘러 접종을 받아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또, 제게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4개월 아기까지 자녀 셋이 있습니다. 평소 취재 때문에 여러 사람을 만나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혹시나 내가 코로나19에 걸려서 아이들에게 옮기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엔 회사 동료가 코로나에 감염돼 저도 밀접접촉자로 열흘쯤 자가격리를 하기도 했는데, 이때 정말 긴장이 됐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접종에 대한 마음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 걱정했던 접종, 이 정도면 별거 아닌데?

막상 접종할 날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젊은 사람은 접종 받으면 열이나 몸살이 잘 온다는데 괜찮을까' , '만에 하나 중증 이상반응이 나에게 생기면 어쩌나' 등 이런저런 걱정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접종을 앞두고 새벽까지 잠을 설쳤습니다.

드디어 접종일. 예약한 오전 11시보다 20분 정도 먼저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은 이미 소아청소년과라는 말이 무색하게 건장한 남성들로 대기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먼저 체온을 측정하고, 이어 접종 예약자 확인을 거쳤습니다. 예진표를 작성했습니다. 최근에 수술한 적은 있는지, 다른 접종은 한 적이 있는지, 평소와 달리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지,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등 성심성의껏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예진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제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예진실로 들어섰습니다. 의사에게 평소 가지고 있던 심혈관질환에 관해 말하고, 콧물도 좀 나는 거 같다는 등 몸 상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예진하는 의사는 '그 정도는 괜찮다'며 접종을 받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접종실로 이동. 긴장을 풀고 옷을 걷었습니다. 알콜솜 소독이 끝나자 '따끔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주삿바늘이 들어왔습니다. 접종 받은 부위가 욱신욱신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도 접종을 받으니 바로 팔에서 살짝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접종 직후 일어날 수 있는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관찰실로 이동했습니다. 15분 동안 앉아 있었는데 다행히 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일명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없었습니다.

이상반응 관찰을 마치고 간호사로부터 접종 이후 관리에 대해 간단히 안내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귀가 뒤 처음 몇 시간은 팔이 조금 불편한 것 빼고는 전혀 증상이 없었고 '이 정도면 꿀 접종이구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이 든 사람은 접종 후에도 면역 반응이 별로 없다던데 내가 어르신들만큼 면역 반응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방심은 금물…12시간 후 나타난 몸살

접종 3시간이 지나자 미열이 생겼습니다. 체온계로 열을 쟀더니 '37.3도'가 찍혔습니다.

접종 전에 약국에서 미리 사다 둔 해열진통제가 있었지만, 아직은 견딜 수 있을 거 같아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별 증상 없이 끝나나 보다' 하고 마음을 놓고 있었지만 역시 방심은 금물이었습니다.

접종 12시간 후인 밤 11시가 지나자 조금씩 온몸이 뜨끈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체온을 쟀더니 '38.3도'가 나왔습니다. 더 참지 못하고 해열진통제 2알을 복용했습니다.

하지만 열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몸살 기운까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몸살이 난 것처럼 온몸이 쑤시고 아팠습니다. 오한이 느껴져 이불을 꽁꽁 싸매고 누웠습니다. 잠을 청하려 했지만 아파서 이리저리 뒤척이기를 몇 시간 동안 반복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가벼운 이상반응이구나 싶었습니다.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때마다 '발열, 오한 등 가벼운 이상반응'이라고 썼는데, 직접 겪어보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러다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며 끙끙 앓다 새벽녘에야 겨우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깨어보니 잠들기 전보다는 몸살 기운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체온을 재보니 37.4도가 나왔습니다.

조금 낫다 싶었지만, 또 언제 열이 다시 오를지 몰라 해열진통제 2알을 추가로 복용했습니다.

■ 같은 백신 맞고도 증상 제각각 "끝나니 후련하네"

어제 오전 11시에 접종을 했으니 이 글을 쓰는 지금 접종한 지 26시간가량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약을 복용한 덕분인지 열이 37도 초반을 기록 중입니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

같은 백신을 접종 받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가봤더니 역시나 얀센 접종 후기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처럼 접종 후 간밤에 아팠던 사람도 있지만, 몸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접종 후 증상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인가 봅니다.

질병관리청 앱에 들어가 봤습니다. 본인 인증을 하니 접종증명서도 발급됐습니다.


간밤에 고생을 좀 했지만, 접종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2주 정도 지나면 제 몸에도 항체가 형성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취재를 위해 돌아다니거나 거리에서 시민 인터뷰를 할 때도, 모임을 할 때도 한결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더 가까워지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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