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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야심]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이준석을 지켜보는 대선주자
입력 2021.06.11 (18:25) 여심야심

대한민국 정당사(政黨史)에 새로운 한 줄이 추가됐습니다. 30대 원내 교섭단체 정당대표가 탄생했습니다. 주인공은 만 36세, '0선 중진'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입니다.

197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만 45세 나이로 신민당 총재에 선출됐을 때보다 9살이나 어립니다. 보수정당이 택한 '30대 리더'. '이준석 돌풍'은 여의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 "강조하고 싶은 것, 공존" … '이준석 돌풍' 현실로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자신의 첫 방점을 '공존'에 찍었습니다. 통합과 화합이 아닌 '공존'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대표의 수락 연설 중 한 부분을 살펴볼까요?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존입니다…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 이상의 여러 가지 고명이 각각의 색채와 식감,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 밥 위에 얹혀져있을 때입니다 …

마지막에 올리는 달걀은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얹혀야 하기도 합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 같은 소중한 개성들을 갈아버리지 않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하나로 섞지 않고, '개성'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보수정당의 대표. 누군가에게는 '파격'이었겠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오늘 당 대표 선거 결과에도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이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이 대표는 당 선거인단 투표에서 37.4%를 득표했습니다. 40.9%를 얻은 나경원 전 의원에 뒤졌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걸로 보입니다.

여론조사는 달랐습니다. 이 대표 58.8%, 나 전 의원 28.3%였습니다. 둘 사이의 여론조사 득표율 격차만 30%p가 넘습니다. 보수정당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선택이 이른바 '이준석 돌풍'을 여의도에 안착시킨 겁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스스로 '변화의 결과물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라고 했던 이 대표. 당선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밖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우리당에 합류하면 그분의 생각이 닫히지 않은 상태로 들어오길 바랍니다.
탄핵에 대한 그분의 입장과 공무원으로서 여러 수사에 대한 입장이 닫히지 않고도 우리당에 들어오면 그만큼 우리당 지형 넓어질 것입니다.


당에 들어오더라도, 본인의 소신이나 입장은 유지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됩니다. 다양한 생각들이 모이고 어우러져야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이전 보수정당 리더들에게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 "대선 주자들에 활짝 문호 열 것" … 복잡해진 당 밖 주자들 셈법

이제 관심은 과연 새로운 리더인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변화시킬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 신임 당 대표의 공식임기는 2년. 그 사이 가장 중요한 일정은 바로 내년 3월에 있을 대선입니다. 여야 모두 이미 내년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 교체에 사활을 건 상태입니다.

이 대표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 대표 선거 승리의 배경에 대해 "대선 승리에 대한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스스로 분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대선 주자들에게도 활짝 문호를 열 것" 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정치 참여 의사가 있다면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당 대표 경선 내내 '버스 정시 출발'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는 문은 활짝 열겠지만, 특정 주자를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할 수는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대선 주자, 특히 당 밖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뒤 본격 등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 주자들이 언제 어떤 식으로 국민의힘과 접촉하고 소통할 지도 관심거리지만, 그 과정에 이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들"

이준석 돌풍을 지켜본 다른 정당들의 속내는 어떨까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서로가 자기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께 봉사하는 정치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정국 운영의 파트너로서 야당 대표에게 협력을 요구한 건데, '이준석 바람'이 현실이 되고, 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을 지켜보는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민의당도 "혁신적 야권 대통합에도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했습니다. 당장 이 대표도 합당을 마무리하기 위해 "안철수 대표와의 소통이 가장 이른 시점에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만큼, 야권 통합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대한민국은 그런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습니까.
젊은 사람이 등장하면 경험과 경륜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그들의 정치를 찍어 내리거나 그저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저 이준석 7년째 정치권 안팎에서 윗세대가 강조하는 경험과 경륜을 쌓아 봤습니다만 앞으로 쌓고 싶지 않은 경륜이,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경험이 참 많았습니다.

- 이준석 / 2018년 8월 9일, 바른미래당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 中

3년 전 이준석 대표가 한 말입니다. 이번 이 대표의 선출 과정에는 분명 '경험과 경륜이라는 단어로 정치를 찍어내리거나 기다리라고 말한' 사람들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30대 당 대표를 바라보는 불안한 눈빛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강조하는 공정과 능력이 지나친 '엘리트주의'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우려, 또 점점 더 첨예해지는 '세대·젠더 갈등'을 해결할 비전과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겁니다."

이 대표의 수락 연설, 마지막 대목입니다.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경험이 많았다'던 이 대표는 앞으로 어떤 경험들과 마주하게 될까요. 그가 가져 올 변화와 선택의 순간들을 지켜봐야겠습니다.
  • [여심야심]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이준석을 지켜보는 대선주자
    • 입력 2021-06-11 18:25:39
    여심야심

대한민국 정당사(政黨史)에 새로운 한 줄이 추가됐습니다. 30대 원내 교섭단체 정당대표가 탄생했습니다. 주인공은 만 36세, '0선 중진'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입니다.

197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만 45세 나이로 신민당 총재에 선출됐을 때보다 9살이나 어립니다. 보수정당이 택한 '30대 리더'. '이준석 돌풍'은 여의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 "강조하고 싶은 것, 공존" … '이준석 돌풍' 현실로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자신의 첫 방점을 '공존'에 찍었습니다. 통합과 화합이 아닌 '공존'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대표의 수락 연설 중 한 부분을 살펴볼까요?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존입니다…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 이상의 여러 가지 고명이 각각의 색채와 식감,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 밥 위에 얹혀져있을 때입니다 …

마지막에 올리는 달걀은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얹혀야 하기도 합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 같은 소중한 개성들을 갈아버리지 않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하나로 섞지 않고, '개성'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보수정당의 대표. 누군가에게는 '파격'이었겠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오늘 당 대표 선거 결과에도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이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이 대표는 당 선거인단 투표에서 37.4%를 득표했습니다. 40.9%를 얻은 나경원 전 의원에 뒤졌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걸로 보입니다.

여론조사는 달랐습니다. 이 대표 58.8%, 나 전 의원 28.3%였습니다. 둘 사이의 여론조사 득표율 격차만 30%p가 넘습니다. 보수정당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선택이 이른바 '이준석 돌풍'을 여의도에 안착시킨 겁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스스로 '변화의 결과물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라고 했던 이 대표. 당선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밖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우리당에 합류하면 그분의 생각이 닫히지 않은 상태로 들어오길 바랍니다.
탄핵에 대한 그분의 입장과 공무원으로서 여러 수사에 대한 입장이 닫히지 않고도 우리당에 들어오면 그만큼 우리당 지형 넓어질 것입니다.


당에 들어오더라도, 본인의 소신이나 입장은 유지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됩니다. 다양한 생각들이 모이고 어우러져야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이전 보수정당 리더들에게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 "대선 주자들에 활짝 문호 열 것" … 복잡해진 당 밖 주자들 셈법

이제 관심은 과연 새로운 리더인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변화시킬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 신임 당 대표의 공식임기는 2년. 그 사이 가장 중요한 일정은 바로 내년 3월에 있을 대선입니다. 여야 모두 이미 내년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 교체에 사활을 건 상태입니다.

이 대표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 대표 선거 승리의 배경에 대해 "대선 승리에 대한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스스로 분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대선 주자들에게도 활짝 문호를 열 것" 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정치 참여 의사가 있다면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당 대표 경선 내내 '버스 정시 출발'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는 문은 활짝 열겠지만, 특정 주자를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할 수는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대선 주자, 특히 당 밖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뒤 본격 등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 주자들이 언제 어떤 식으로 국민의힘과 접촉하고 소통할 지도 관심거리지만, 그 과정에 이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들"

이준석 돌풍을 지켜본 다른 정당들의 속내는 어떨까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서로가 자기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께 봉사하는 정치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정국 운영의 파트너로서 야당 대표에게 협력을 요구한 건데, '이준석 바람'이 현실이 되고, 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을 지켜보는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민의당도 "혁신적 야권 대통합에도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했습니다. 당장 이 대표도 합당을 마무리하기 위해 "안철수 대표와의 소통이 가장 이른 시점에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만큼, 야권 통합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대한민국은 그런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습니까.
젊은 사람이 등장하면 경험과 경륜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그들의 정치를 찍어 내리거나 그저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저 이준석 7년째 정치권 안팎에서 윗세대가 강조하는 경험과 경륜을 쌓아 봤습니다만 앞으로 쌓고 싶지 않은 경륜이,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경험이 참 많았습니다.

- 이준석 / 2018년 8월 9일, 바른미래당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 中

3년 전 이준석 대표가 한 말입니다. 이번 이 대표의 선출 과정에는 분명 '경험과 경륜이라는 단어로 정치를 찍어내리거나 기다리라고 말한' 사람들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30대 당 대표를 바라보는 불안한 눈빛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강조하는 공정과 능력이 지나친 '엘리트주의'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우려, 또 점점 더 첨예해지는 '세대·젠더 갈등'을 해결할 비전과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겁니다."

이 대표의 수락 연설, 마지막 대목입니다.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경험이 많았다'던 이 대표는 앞으로 어떤 경험들과 마주하게 될까요. 그가 가져 올 변화와 선택의 순간들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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