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대담] 탈북민 방송인이 경험한 소년단 생활은?

입력 2021.06.12 (09:17) 수정 2021.06.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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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지금까지 북한의 조선소년단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그럼 여기서 탈북민 방송인 강나라 씨와 함께 소년단이 어떤 단체인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강나라씨 안녕하세요?

강나라씨는 배우, 리포터 유튜버까지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데 특히 유튜브는 구독자 수가 28만명을 넘었다고요?

어떤 주제를 주로 다루고 계세요?

[답변]

보통 제가 북한에서 살다가 남한으로 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북한에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에 앉아서 토크 식으로 풀기도 하고 다른 탈북민들을 초대해서 그분의 스토리를 들어보는 시간도 가지고 더 나아가서 저에 대한 삶을 보여드리는 거 같아요.

남한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런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하는데 많이들 좋아하시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앵커]

나라씨는 북한에 있을 때 조선 소년단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언제, 어떻게 해서 이런 소년단이란 단체에 가입하시게 된건가요?

[답변]

보통 북한에서는 만 7세, 9살이 되면 조선소년단에 가입하거든요.

누구보다 먼저 입단하려고 선서가 있어요.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려면 선서가 있는데 ‘나는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면서...’.

넥타이를 쥐고 외워야 해요.

한 달 동안, 한 달을 외워서 2월 16일에 입단을 했던 거죠, 남보다 먼저.

[앵커]

9살 때 소년단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 '나도 꼭 뽑히고 싶어' 하는 생각을 하셨었나요?

[답변]

좀 간절하죠.

하루라도 남보다 먼저 매고 싶은 간절함이 너무 커요, 빨간 넥타이를.

마을에 한 10명의 친구가 살아요.

그런데 나 혼자 넥타이를 맸어요.

그러면 엄청나게 자랑스러운 거예요. 어깨에 엄청 힘이 들어가는 거라서.

[앵커]

그런데 이 소년단 활동을 하시면서 좋았던 기억도 있을 거고, 친구들 앞에서 자랑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거고 또 힘들었던 기억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일단 좋았던 기억은 제가 조선소년단원이 되면서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 야영을 갈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고, 그리고 좀 힘들었던 점은 항상 뭐를 많이 내라고 해서, 눈뜨면 자꾸 내라고 하거든요, 학교에서.

소년단원이 되면 토끼풀 뜯으러도 가야 되고, 학교 부업지가 있는데 거기 가서 동원도 해야 되고, 그리고 꼬마 계획으로 이제 토끼 가죽 이런 거를 인민군대 아저씨들한테 보내야 하는 그런 것들 때문에 좀 부모님도, 저희들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앵커]

강나라 씨, 아까 화면에서도 나왔지만 조선소년단 활동 중에서 생활총화라는 게 있더라고요.

이게 좀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건지?

[답변]

단원이 되면 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그게 생활총화거든요.

9살이 되는 순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하는데 생활 총화를 자아비판을 먼저 해요.

내가 이번 주에는 뭘 잘못했다, 학교를 제대로 안 왔다, 이렇게 하고 누군가를 상호 비판을 해야 해요.

안 하면 안 돼요.

그래서 보통 이제 친구들끼리 하면 진짜로 하면 싸우고 힘들어지잖아요.

친구 관계가, 그래서 짜요, 친구들끼리.

내가 오늘 너 비판할 테니까 너 오늘 날 비판해라, 서로서로 비판하기 있잖아요.

[앵커]

어떻게 보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참 엄격하고 힘들 수도 있는 조직인데 그런데도 충성 경쟁을 한다는데요.

왜 그런걸까요?

[답변]

아무래도 저도 북한에 있을 때는 정말 충성심이 상당히 높았거든요.

아침마다 일찍 가서 동상이 있거든요.

동상 가서 7시면 빗자루로 바닥 쓸고, 학교 가면 초상화가 있는데 빨간 천으로 막 닦고 이럴 정도로 충성심이 정말 강한데 아무래도 7살부터는 저희가 주입식 교육이 들어오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의 충성심이 정말 높은 거고 이게 다 선배들도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다 룰인 거예요.

북한에서 살아가면 이거는 당연한 거구나, 우리가 해야 되는 거구나, 이런 의무감으로 충성심도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이렇게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보면 아무래도 그 안에서 어느 정도는 규율도 있고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10대가 돼서 외부의 문화, 특히 대한민국의 드라마나 또 음악들을 접하게 되면서 마음의 동요가 많이들 온다고 하는데 어떠셨어요?

[답변]

동요가 많이 오죠.

제가 또 그 주인공이거든요.

왜냐면 저는 어릴 때부터 보면 안 되는데 이거를 몰래 본 거예요.

꽃보다 남자라든지 뭐 한국노래들, 이승철 씨, 노사연 씨 이런 분들 노래를 진짜 많이 듣고 자란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보다가 걸리는 경우에는 정말 엄중한 경우에는 어른들은 총살이에요. 그런데 소년단원들은 어린이잖아요.

근데 소년원이 있습니다, 북한에도.

그러다 보니 거기로 보내지다 되고, 엄중한 경우에는 그런데 거기 가기 전까지 좀 엄중하지 않을 때에는 부모님들 비판을 받고, 그다음에 학교 가서는 학교 비판 무대에 올라서서 비판을 받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죠.

마음대로 볼 수는 없으니까.

[앵커]

그렇게 하면서까지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보는 이유, 듣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답변]

저희가 아침을 먹으면 점심을 먹어야 하잖아요.

1회를 보면 2회가 궁금해요.

구준표가 오늘 금잔디랑 사귀는데 어? 헤어지지 않나? 이게 궁금한 거예요.

무조건 봐야 하는 마약 같은 존재거든요, 진짜.

[앵커]

어떻게 구해서 보게 되나요?

[답변]

보통 장마당에 가면 그 한국에선 시장이죠.

장마당에 가면 USB를 파는 이모님들이 계세요.

장마당 앞에 이모한테 가서 ‘이모 오늘 그 USB 새로 나왔던데 있습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따라오라고, 따가라면 가서 이제 몰래 구매를 하고 이게 다 밀수로 들어오거든요.

들어온 걸 저희는 몰래 구매를 하고 돌려 돌려 보는 거죠.

[앵커]

네. 지금까지 탈북민 방송인 강나라 씨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강나라 씨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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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대담] 탈북민 방송인이 경험한 소년단 생활은?
    • 입력 2021-06-12 09:17:50
    • 수정2021-06-26 09: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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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지금까지 북한의 조선소년단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그럼 여기서 탈북민 방송인 강나라 씨와 함께 소년단이 어떤 단체인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강나라씨 안녕하세요?

강나라씨는 배우, 리포터 유튜버까지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데 특히 유튜브는 구독자 수가 28만명을 넘었다고요?

어떤 주제를 주로 다루고 계세요?

[답변]

보통 제가 북한에서 살다가 남한으로 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북한에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에 앉아서 토크 식으로 풀기도 하고 다른 탈북민들을 초대해서 그분의 스토리를 들어보는 시간도 가지고 더 나아가서 저에 대한 삶을 보여드리는 거 같아요.

남한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런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하는데 많이들 좋아하시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앵커]

나라씨는 북한에 있을 때 조선 소년단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언제, 어떻게 해서 이런 소년단이란 단체에 가입하시게 된건가요?

[답변]

보통 북한에서는 만 7세, 9살이 되면 조선소년단에 가입하거든요.

누구보다 먼저 입단하려고 선서가 있어요.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려면 선서가 있는데 ‘나는 조선소년단에 입단하면서...’.

넥타이를 쥐고 외워야 해요.

한 달 동안, 한 달을 외워서 2월 16일에 입단을 했던 거죠, 남보다 먼저.

[앵커]

9살 때 소년단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 '나도 꼭 뽑히고 싶어' 하는 생각을 하셨었나요?

[답변]

좀 간절하죠.

하루라도 남보다 먼저 매고 싶은 간절함이 너무 커요, 빨간 넥타이를.

마을에 한 10명의 친구가 살아요.

그런데 나 혼자 넥타이를 맸어요.

그러면 엄청나게 자랑스러운 거예요. 어깨에 엄청 힘이 들어가는 거라서.

[앵커]

그런데 이 소년단 활동을 하시면서 좋았던 기억도 있을 거고, 친구들 앞에서 자랑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거고 또 힘들었던 기억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일단 좋았던 기억은 제가 조선소년단원이 되면서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 야영을 갈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고, 그리고 좀 힘들었던 점은 항상 뭐를 많이 내라고 해서, 눈뜨면 자꾸 내라고 하거든요, 학교에서.

소년단원이 되면 토끼풀 뜯으러도 가야 되고, 학교 부업지가 있는데 거기 가서 동원도 해야 되고, 그리고 꼬마 계획으로 이제 토끼 가죽 이런 거를 인민군대 아저씨들한테 보내야 하는 그런 것들 때문에 좀 부모님도, 저희들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앵커]

강나라 씨, 아까 화면에서도 나왔지만 조선소년단 활동 중에서 생활총화라는 게 있더라고요.

이게 좀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건지?

[답변]

단원이 되면 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그게 생활총화거든요.

9살이 되는 순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하는데 생활 총화를 자아비판을 먼저 해요.

내가 이번 주에는 뭘 잘못했다, 학교를 제대로 안 왔다, 이렇게 하고 누군가를 상호 비판을 해야 해요.

안 하면 안 돼요.

그래서 보통 이제 친구들끼리 하면 진짜로 하면 싸우고 힘들어지잖아요.

친구 관계가, 그래서 짜요, 친구들끼리.

내가 오늘 너 비판할 테니까 너 오늘 날 비판해라, 서로서로 비판하기 있잖아요.

[앵커]

어떻게 보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참 엄격하고 힘들 수도 있는 조직인데 그런데도 충성 경쟁을 한다는데요.

왜 그런걸까요?

[답변]

아무래도 저도 북한에 있을 때는 정말 충성심이 상당히 높았거든요.

아침마다 일찍 가서 동상이 있거든요.

동상 가서 7시면 빗자루로 바닥 쓸고, 학교 가면 초상화가 있는데 빨간 천으로 막 닦고 이럴 정도로 충성심이 정말 강한데 아무래도 7살부터는 저희가 주입식 교육이 들어오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의 충성심이 정말 높은 거고 이게 다 선배들도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다 룰인 거예요.

북한에서 살아가면 이거는 당연한 거구나, 우리가 해야 되는 거구나, 이런 의무감으로 충성심도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이렇게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보면 아무래도 그 안에서 어느 정도는 규율도 있고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10대가 돼서 외부의 문화, 특히 대한민국의 드라마나 또 음악들을 접하게 되면서 마음의 동요가 많이들 온다고 하는데 어떠셨어요?

[답변]

동요가 많이 오죠.

제가 또 그 주인공이거든요.

왜냐면 저는 어릴 때부터 보면 안 되는데 이거를 몰래 본 거예요.

꽃보다 남자라든지 뭐 한국노래들, 이승철 씨, 노사연 씨 이런 분들 노래를 진짜 많이 듣고 자란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보다가 걸리는 경우에는 정말 엄중한 경우에는 어른들은 총살이에요. 그런데 소년단원들은 어린이잖아요.

근데 소년원이 있습니다, 북한에도.

그러다 보니 거기로 보내지다 되고, 엄중한 경우에는 그런데 거기 가기 전까지 좀 엄중하지 않을 때에는 부모님들 비판을 받고, 그다음에 학교 가서는 학교 비판 무대에 올라서서 비판을 받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죠.

마음대로 볼 수는 없으니까.

[앵커]

그렇게 하면서까지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보는 이유, 듣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답변]

저희가 아침을 먹으면 점심을 먹어야 하잖아요.

1회를 보면 2회가 궁금해요.

구준표가 오늘 금잔디랑 사귀는데 어? 헤어지지 않나? 이게 궁금한 거예요.

무조건 봐야 하는 마약 같은 존재거든요, 진짜.

[앵커]

어떻게 구해서 보게 되나요?

[답변]

보통 장마당에 가면 그 한국에선 시장이죠.

장마당에 가면 USB를 파는 이모님들이 계세요.

장마당 앞에 이모한테 가서 ‘이모 오늘 그 USB 새로 나왔던데 있습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따라오라고, 따가라면 가서 이제 몰래 구매를 하고 이게 다 밀수로 들어오거든요.

들어온 걸 저희는 몰래 구매를 하고 돌려 돌려 보는 거죠.

[앵커]

네. 지금까지 탈북민 방송인 강나라 씨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강나라 씨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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