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얼마나 쓸까요? 세금 더 거둘까요?” 국민에게 묻습니다

입력 2021.06.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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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같으면서도 내 돈 같지 않은 돈이 있습니다. 나랏돈입니다. 내가 열심히 벌어서 낸 세금이 포함되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나랏돈의 쓰임은 정부, 정확히는 기획재정부에서 초안을 잡고, 국회를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지금은 내년도 나라 살림의 초안을 잡는 작업이 한창인데, 기재부가 국민 의견을 듣겠다고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돈이지만, 내 마음을 한 번 들어주겠다는 시도입니다. 사상 처음 하는 조사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국가채무, 재정 건전성, 국세 수입 등 나랏돈에 대한 이슈가 끊이질 않고 국민적 관심도 많다 보니 준비한 모양입니다.


■'내년도 본예산 총지출 증가율 수준' 등 물어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www.mybudget.go.kr)에 가서 설문에 직접 참여해봤습니다. 첫 질문부터 묵직합니다.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얼마가 적당할지 답해야 합니다.

올해 본예산 총지출은 558조 원입니다. 증가율이 7%면 579조 원입니다. 세 번째 보기인 8~10% 수준을 고르면 내년도 총지출이 600조 원을 넘는다는 얘깁니다.

2번부터 5번까지는 차례로 일자리, 복지, 한국판 뉴딜, 벤처·창업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세부 항목에 나랏돈을 더 써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6번은 부처 간 협업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분야에 대한 질문입니다. 평소 자신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던 사회 문제를 염두에 두고 답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재정 건전성 질문 보기엔 '증세' 언급도

7~9번 질문은 다시 까다로운 내용입니다. 최근 증가한 국가채무에 대한 생각을 묻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기준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한국 48.7%, 미국 127.1%, 일본 256.2%, 독일 68.9%, 선진국 평균은 120.1%라는 추가 설명이 있습니다.

이 내용은 증세로도 이어집니다. 9번에서 재정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핵심적 조치를 묻는데, 4번째 보기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증세와 이를 통한 수입 증대가 필요하다' 입니다.

10~11번에서는 재정준칙, 마지막 질문인 12번에서는 재정 분권 추진방안에 관해 묻는데, 사전 지식 없이는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봐야 생각을 정리해 제대로 답할 수 있습니다.


■"설문 공개 여부·활용 방안 아직 안 정해"

12번까지 답을 했는데, 최근에 가장 뜨거운 이슈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은 없습니다. 국민들이 가장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은 분야일텐데 말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거지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설문이 다소 어렵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재부도 알고 있습니다. 내용이 좀 어려웠다고 하자 기재부 관계자는 "그래서 지금 아직 (설문 조사 결과)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답을 했을지 알 수 없어서 그러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네"라며 "처음 시도해 보는 거라 어떤 식의 결과가 나올지 저희도 예상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설문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국민 생각을 알고 싶다면 설문조사보다는 표본을 정해서 하는 여론조사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서 이것도 물어봤더니, 국민 누구나 들어와서 조사에 응할 수 있게 설문조사 형식으로 했다고 기재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국민의 생각을 듣겠다는 게 기재부의 취지니까 많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www.mybudget.go.kr)에서 할 수 있고, 15분이면 충분합니다.

참여 전에 관련 기사도 찾아본다면, 이 참에 나랏돈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볼 기회도 될 것 같습니다. 설문은 6월 30일까지고, 설문 맨 마지막에 나오는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1만 원 상당의 편의점 상품권도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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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랏돈 얼마나 쓸까요? 세금 더 거둘까요?” 국민에게 묻습니다
    • 입력 2021-06-13 07:04:07
    취재K

내 돈 같으면서도 내 돈 같지 않은 돈이 있습니다. 나랏돈입니다. 내가 열심히 벌어서 낸 세금이 포함되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나랏돈의 쓰임은 정부, 정확히는 기획재정부에서 초안을 잡고, 국회를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지금은 내년도 나라 살림의 초안을 잡는 작업이 한창인데, 기재부가 국민 의견을 듣겠다고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돈이지만, 내 마음을 한 번 들어주겠다는 시도입니다. 사상 처음 하는 조사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국가채무, 재정 건전성, 국세 수입 등 나랏돈에 대한 이슈가 끊이질 않고 국민적 관심도 많다 보니 준비한 모양입니다.


■'내년도 본예산 총지출 증가율 수준' 등 물어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www.mybudget.go.kr)에 가서 설문에 직접 참여해봤습니다. 첫 질문부터 묵직합니다.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얼마가 적당할지 답해야 합니다.

올해 본예산 총지출은 558조 원입니다. 증가율이 7%면 579조 원입니다. 세 번째 보기인 8~10% 수준을 고르면 내년도 총지출이 600조 원을 넘는다는 얘깁니다.

2번부터 5번까지는 차례로 일자리, 복지, 한국판 뉴딜, 벤처·창업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세부 항목에 나랏돈을 더 써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6번은 부처 간 협업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분야에 대한 질문입니다. 평소 자신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던 사회 문제를 염두에 두고 답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재정 건전성 질문 보기엔 '증세' 언급도

7~9번 질문은 다시 까다로운 내용입니다. 최근 증가한 국가채무에 대한 생각을 묻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기준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한국 48.7%, 미국 127.1%, 일본 256.2%, 독일 68.9%, 선진국 평균은 120.1%라는 추가 설명이 있습니다.

이 내용은 증세로도 이어집니다. 9번에서 재정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핵심적 조치를 묻는데, 4번째 보기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증세와 이를 통한 수입 증대가 필요하다' 입니다.

10~11번에서는 재정준칙, 마지막 질문인 12번에서는 재정 분권 추진방안에 관해 묻는데, 사전 지식 없이는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봐야 생각을 정리해 제대로 답할 수 있습니다.


■"설문 공개 여부·활용 방안 아직 안 정해"

12번까지 답을 했는데, 최근에 가장 뜨거운 이슈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은 없습니다. 국민들이 가장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은 분야일텐데 말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거지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설문이 다소 어렵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재부도 알고 있습니다. 내용이 좀 어려웠다고 하자 기재부 관계자는 "그래서 지금 아직 (설문 조사 결과)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답을 했을지 알 수 없어서 그러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네"라며 "처음 시도해 보는 거라 어떤 식의 결과가 나올지 저희도 예상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설문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국민 생각을 알고 싶다면 설문조사보다는 표본을 정해서 하는 여론조사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서 이것도 물어봤더니, 국민 누구나 들어와서 조사에 응할 수 있게 설문조사 형식으로 했다고 기재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국민의 생각을 듣겠다는 게 기재부의 취지니까 많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www.mybudget.go.kr)에서 할 수 있고, 15분이면 충분합니다.

참여 전에 관련 기사도 찾아본다면, 이 참에 나랏돈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볼 기회도 될 것 같습니다. 설문은 6월 30일까지고, 설문 맨 마지막에 나오는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1만 원 상당의 편의점 상품권도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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