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美 워싱턴 주 “백신 맞고 공짜 대마초 받아가세요”

입력 2021.06.13 (09:01) 수정 2021.06.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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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팔리는 의료용 대마초(마리화나) [출처 =CNN 화면 캡처]미국에서 팔리는 의료용 대마초(마리화나) [출처 =CNN 화면 캡처]

■ 코로나 백신 경품으로 등장한 대마초

대마초(마리화나)는 우리나라에서 마약으로 분류돼 흡연 시 엄한 처벌을 받지만, 미국에는 대마초를 합법화한 주들이 많습니다. 최근 대마초를 합법화한 뉴욕과 뉴저지, 버지니아 등을 포함해 미국 50개 주 가운데 17개 주가 대마초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수확보와 일자리 창출 명목입니다. 대마초를 허용한 주에선 흡연은 물론이고 재배해서 판매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규모에 제한이 있습니다. 뉴멕시코의 경우 개인은 57g까지 대마초를 소유할 수 있고(뉴욕주는 85g입니다.) 재배 규모도 개인 6그루, 가구는 12그루까지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마초를 허용한 주 가운데 미 서부해안 최북단에 있는 워싱턴 주가 백신을 맞으면 대마초를 경품으로 주겠다고 한 겁니다.

美 워싱턴 주가 백신 접종 경품으로 내건 기호용 대마초 [출처 =CNN 화면 캡처]美 워싱턴 주가 백신 접종 경품으로 내건 기호용 대마초 [출처 =CNN 화면 캡처]

■ 백신 접종 가능 ‘드럭스토어’ 모집

대마초 경품은 백신을 맞은 21살 이상 성인에만 주어집니다. 양도 많지 않아 담배처럼 미리 말아놓은 대마초 딱 1개비만 줍니다. 백신 접종 증명서를 들고 가면 주는 게 아닙니다. 증명서를 위조하거나 여러 군데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마초 판매 가게 이른바 드럭스토어에서 백신을 맞고 현장에서 받아가도록 했습니다. 우리로 치면 담배 가게에서 백신 맞고 무료 담배 받아가는 겁니다.

그래서 워싱턴주 주류 및 대마초 감독 기구는 백신 접종이 가능한 ‘드럭 스토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격이 까다롭습니다. 자체적으로 백신 접종 공간을 만들고 실제로 주사를 놓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이번주부터 신청을 받고 있는데 현재 딱 세 군데 드럭스토어가 신청했다고 합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드럭 스토어. 이 업소는 최근 대마초 경품 제공 백신 접종소로 신청했습니다. [출처 =CNN 화면 캡처]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드럭 스토어. 이 업소는 최근 대마초 경품 제공 백신 접종소로 신청했습니다. [출처 =CNN 화면 캡처]

■ 대마초부터 11억 원 상당의 백신 복권까지

그런데 대마초 경품 제공 백신 접종소로 신청한 시애틀의 한 드럭스토어 직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정작 문제는 접종 공간을 만들고 주사 놓을 사람 구하는게 아니라 백신을 맞을 사람들이 없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주는 11일 현재 백신 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인구의 58.1%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은 주민들 비율은 68.4%입니다. 현재 미국 평균은 1번 이상 백신 접종의 경우 61.6% 접종 완료는 50.7%입니다. 워싱턴주의 접종률은 미국 평균보다 높지만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는 80%~90%의 접종률까지는 한참 모자랍니다. 이 때문에 대마초라도 제공해 백신 접종을 높여보려는 겁니다.

대마초를 경품으로 내건 주는 워싱턴 주만이 아닙니다. 애리조나주도 최근 백신 접종 성인에게 대마초를 경품으로 내걸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백신 접종을 독려 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짜 맥주 등 사소한 것부터 메이저리그나 NBA 입장권, 전액 장학금에 이어 100만 달러 , 우리 돈 약 11억 2천만 원 상당의 백신 복권을 경품으로 내건 주도 있습니다.

현지 시간 11일 콜로라도 주에선 두 아이의 엄마가 100만 달러 백신 복권에 당첨됐습니다. [출처 =CNN 화면 캡처]현지 시간 11일 콜로라도 주에선 두 아이의 엄마가 100만 달러 백신 복권에 당첨됐습니다. [출처 =CNN 화면 캡처]

■ 美 시애틀 시 ‘집단 면역’ 선언

워싱턴주의 도시 시애틀은 6월 9일 집단 면역 달성을 선언했습니다. 시애틀은 12세 이상 주민 가운데 1번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은 78%에 달합니다.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비율은 70%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힙니다.

미국 내 세 번째 대도시인 시카고는 6월 11일 코로나 19 관련 규제를 해제하고 경제를 전면 재개했습니다. 기업체를 비롯해 모든 업소는 물론 대형 공연 이벤트나 놀이공원에서는 수용 인원 제한이 없어집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도 해제됩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앴지만 연방 정부 지침에 따라 대중교통과 의료시설 학교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6월 15일 코로나 관련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예고한 상탭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주가 이런 상황은 아닙니다.

백신 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주민 가운데 1회 이상 접종자 비율 [미국 시간 11일 현재/출처:CDC]백신 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주민 가운데 1회 이상 접종자 비율 [미국 시간 11일 현재/출처:CDC]

■ 맞을 만큼 맞았나?...백신 접종 둔화하는 미국

위 그래픽에서 짙은 색깔로 칠해진 주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곳입니다. 북동부의 버몬트 주의 경우 12세 이상 접종 대상자 가운데 1번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이 무려 81.4%로 미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그 아래 매사추세츠 주는 77.9% , 동부 해안의 가장 북쪽에 있는 메인주는 73.4%에 달합니다.

반면 색깔이 가장 옅은 곳은 접종률이 50% 아래인 곳으로 10개 주나 됩니다. 주로 남동부 지역에 몰려있는데 아칸소가 47.5% 루이지애나주가 43.4% 엘라배마는 42.8% 테네시 46.7% 조지아 48.8% 사우스 캐롤라이나 48.7% 웨스트버지니아는 48%에 불과합니다. 특히 미시시피주는 41.2%로 가장 접종이 저조합니다. 북서부 지역엔 아이다호주가 45.8% 그 옆에 와이오밍주가 44.7%로 집계됐습니다.

■“ 7월 4일까지 성인의 70% 백신 접종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립 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의 70%가 최소한 1번 이상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목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속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픽을 보더라도 현재 70%를 넘긴 주는 몇개 안됩니다.

비영리단체 카이저 가족재단이 5월 말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맞았거나 가능한 한 빨리 맞겠다고 답한 미국인은 66%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는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거나 당장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지난 2월 미 국방부와 미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미 전역에 35개의 대규모 백신 접종소를 긴급 설치하고 수천 명의 군 병력을 지원해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현재 대형 접종소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고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도 오는 사람이 없어 순차적으로 폐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현재 8곳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3곳이 더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70% 접종 목표 달성을 위해서 대마초나 100만 달러 현금보다 더 획기적이고 자극적인 경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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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美 워싱턴 주 “백신 맞고 공짜 대마초 받아가세요”
    • 입력 2021-06-13 09:01:54
    • 수정2021-06-13 17:38:33
    특파원 리포트
미국에서 팔리는 의료용 대마초(마리화나) [출처 =CNN 화면 캡처]
■ 코로나 백신 경품으로 등장한 대마초

대마초(마리화나)는 우리나라에서 마약으로 분류돼 흡연 시 엄한 처벌을 받지만, 미국에는 대마초를 합법화한 주들이 많습니다. 최근 대마초를 합법화한 뉴욕과 뉴저지, 버지니아 등을 포함해 미국 50개 주 가운데 17개 주가 대마초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수확보와 일자리 창출 명목입니다. 대마초를 허용한 주에선 흡연은 물론이고 재배해서 판매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규모에 제한이 있습니다. 뉴멕시코의 경우 개인은 57g까지 대마초를 소유할 수 있고(뉴욕주는 85g입니다.) 재배 규모도 개인 6그루, 가구는 12그루까지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마초를 허용한 주 가운데 미 서부해안 최북단에 있는 워싱턴 주가 백신을 맞으면 대마초를 경품으로 주겠다고 한 겁니다.

美 워싱턴 주가 백신 접종 경품으로 내건 기호용 대마초 [출처 =CNN 화면 캡처]
■ 백신 접종 가능 ‘드럭스토어’ 모집

대마초 경품은 백신을 맞은 21살 이상 성인에만 주어집니다. 양도 많지 않아 담배처럼 미리 말아놓은 대마초 딱 1개비만 줍니다. 백신 접종 증명서를 들고 가면 주는 게 아닙니다. 증명서를 위조하거나 여러 군데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마초 판매 가게 이른바 드럭스토어에서 백신을 맞고 현장에서 받아가도록 했습니다. 우리로 치면 담배 가게에서 백신 맞고 무료 담배 받아가는 겁니다.

그래서 워싱턴주 주류 및 대마초 감독 기구는 백신 접종이 가능한 ‘드럭 스토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격이 까다롭습니다. 자체적으로 백신 접종 공간을 만들고 실제로 주사를 놓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이번주부터 신청을 받고 있는데 현재 딱 세 군데 드럭스토어가 신청했다고 합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드럭 스토어. 이 업소는 최근 대마초 경품 제공 백신 접종소로 신청했습니다. [출처 =CNN 화면 캡처]
■ 대마초부터 11억 원 상당의 백신 복권까지

그런데 대마초 경품 제공 백신 접종소로 신청한 시애틀의 한 드럭스토어 직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정작 문제는 접종 공간을 만들고 주사 놓을 사람 구하는게 아니라 백신을 맞을 사람들이 없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주는 11일 현재 백신 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인구의 58.1%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은 주민들 비율은 68.4%입니다. 현재 미국 평균은 1번 이상 백신 접종의 경우 61.6% 접종 완료는 50.7%입니다. 워싱턴주의 접종률은 미국 평균보다 높지만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는 80%~90%의 접종률까지는 한참 모자랍니다. 이 때문에 대마초라도 제공해 백신 접종을 높여보려는 겁니다.

대마초를 경품으로 내건 주는 워싱턴 주만이 아닙니다. 애리조나주도 최근 백신 접종 성인에게 대마초를 경품으로 내걸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백신 접종을 독려 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짜 맥주 등 사소한 것부터 메이저리그나 NBA 입장권, 전액 장학금에 이어 100만 달러 , 우리 돈 약 11억 2천만 원 상당의 백신 복권을 경품으로 내건 주도 있습니다.

현지 시간 11일 콜로라도 주에선 두 아이의 엄마가 100만 달러 백신 복권에 당첨됐습니다. [출처 =CNN 화면 캡처]
■ 美 시애틀 시 ‘집단 면역’ 선언

워싱턴주의 도시 시애틀은 6월 9일 집단 면역 달성을 선언했습니다. 시애틀은 12세 이상 주민 가운데 1번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은 78%에 달합니다.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비율은 70%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힙니다.

미국 내 세 번째 대도시인 시카고는 6월 11일 코로나 19 관련 규제를 해제하고 경제를 전면 재개했습니다. 기업체를 비롯해 모든 업소는 물론 대형 공연 이벤트나 놀이공원에서는 수용 인원 제한이 없어집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도 해제됩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앴지만 연방 정부 지침에 따라 대중교통과 의료시설 학교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6월 15일 코로나 관련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예고한 상탭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주가 이런 상황은 아닙니다.

백신 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주민 가운데 1회 이상 접종자 비율 [미국 시간 11일 현재/출처:CDC]
■ 맞을 만큼 맞았나?...백신 접종 둔화하는 미국

위 그래픽에서 짙은 색깔로 칠해진 주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곳입니다. 북동부의 버몬트 주의 경우 12세 이상 접종 대상자 가운데 1번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이 무려 81.4%로 미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그 아래 매사추세츠 주는 77.9% , 동부 해안의 가장 북쪽에 있는 메인주는 73.4%에 달합니다.

반면 색깔이 가장 옅은 곳은 접종률이 50% 아래인 곳으로 10개 주나 됩니다. 주로 남동부 지역에 몰려있는데 아칸소가 47.5% 루이지애나주가 43.4% 엘라배마는 42.8% 테네시 46.7% 조지아 48.8% 사우스 캐롤라이나 48.7% 웨스트버지니아는 48%에 불과합니다. 특히 미시시피주는 41.2%로 가장 접종이 저조합니다. 북서부 지역엔 아이다호주가 45.8% 그 옆에 와이오밍주가 44.7%로 집계됐습니다.

■“ 7월 4일까지 성인의 70% 백신 접종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립 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의 70%가 최소한 1번 이상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목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속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픽을 보더라도 현재 70%를 넘긴 주는 몇개 안됩니다.

비영리단체 카이저 가족재단이 5월 말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맞았거나 가능한 한 빨리 맞겠다고 답한 미국인은 66%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는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거나 당장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지난 2월 미 국방부와 미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미 전역에 35개의 대규모 백신 접종소를 긴급 설치하고 수천 명의 군 병력을 지원해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현재 대형 접종소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고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도 오는 사람이 없어 순차적으로 폐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현재 8곳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3곳이 더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70% 접종 목표 달성을 위해서 대마초나 100만 달러 현금보다 더 획기적이고 자극적인 경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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