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준석이네’ 개시…‘비빔밥 맛집’으로 소문날까

입력 2021.06.14 (16:35) 수정 2021.06.14 (16: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MZ 세대를 당의 간판 얼굴로, 확 젊어진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일정은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가 과거 통상적으로 해오던 것과 닮은 듯 닮지 않은 듯합니다.

현충원 참배를 가긴 갔는데, 서울 동작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니라 대전에 있는 현충원입니다. 그 이유를 이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있겠지만 전직 대통령이나 위인전에 나올 만한 분들에 대한 어떤 추모가 중심이 됐습니다. 대전현충원은 서해교전과 천안함 때 희생된 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전직 대통령과 같이 널리 이름이 알려진 분들뿐 아니라, 20살 남짓한 나이에 꽃피지 못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제 또래의 용사들까지 기리고 추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


■ 30대 대표 출현에…"너도 나도 당황"

이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선출되고 "30대 당 대표 출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서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국회와 당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한가지 예로 든 게 의전 방식입니다. 이 대표는 어제(13일)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를 타고 국회에 첫 출근했습니다.

수행 인원도 없이, 홀로 등에 가방을 멘 모습이었습니다. 당에서 제공하는 검은색 차량을 타고 출근하던 어르신(?) 대표들과 달라, 당에서도 적잖이 당황한 것 같습니다.


이를 두고 한 중진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따릉이 사진 한 장으로 민주당이 지금 머리 깨나 아플 것이다, 자전거야 정치인들 많이 타지만 누가 타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잖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대표는 따릉이를 탄 것이 이렇게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국회 내 8개 대여소의 따릉이가 부족할 정도로 보좌진과 국회 직원들의 이용빈도가 높은데, 역설적으로 정치인 한 사람이 타는 모습이 처음 주목받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당 대표에게 제공되는 각종 편의 중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정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14일) 첫 최고위원회 회의 공개 발언에서는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따릉이를 예로 들며 젊은 세대에게는 이미 친숙하지만, 주류 정치인들에게 외면받았던 논제들을 적극적으로 선정하고 다루겠다고도 했습니다.


■ 개성 강한 '고명' 일색…첫 회의부터 불만 표출?

이준석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비빔밥을 이야기했습니다. 다채로운 고명들이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진 비빔밥 같은 당을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오늘 첫 최고위 회의가 열린 회의실에 걸린 백드롭 문구도 이를 반영한 듯 '공존의 힘으로, 새로운 내일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최고위원들 면면을 보면 강성보수색이 짙어 당 대표가 이견을 조율해가며 끌고 가기에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선 당일 KBS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무서울 게 없어 보이던 이 대표는 웃으면서 "사실 좀 두렵다"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등과 인터뷰에서도 이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표는 " 배현진, 김용태 최고위원은 비슷한 연령대인 데다 그동안 사적 소통을 많이 해와서 불화가 없을 거로 판단한다, 또 조수진 의원은 언론인 출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판적 시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개혁 추진에)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고 나면 결국 김재원·정미경 최고위원과 어떻게 합을 맞추느냐, 이게 바로 이 대표가 고민 중인 지점으로 보입니다.

실제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 회의에서,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아무런 역할을 못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앞으로 최고위 위상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 써달라"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습니다.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인선과 관련해 사전에 하마평이 나온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걸로 보입니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분간 큰 불협화음이 있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무엇보다 변화의 바람을 거슬렀다가 맞게 될 역풍을 무시하지 못할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한 의원은 "강성 최고위원이라 할지라도 대선을 앞두고 노선투쟁을 벌이는 게 의미가 없단 계산을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습니다. 당장은 이 대표와 뜻이 다르다 해도 새 지도부 체제가 안정화될 때까지, 공존의 모양새를 취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 비빔밥 위에 얹을 달걀은 언제 '톡'!

"마지막에 올리는 달걀은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올려놓아야 한다." 이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한 비빔밥론에 나오는 말입니다. 마지막 고명이 될 달걀, 그게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볼 때 마지막에 얹어질 고명은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게 누가 됐든 접근을 신중하게 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뜻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자의든 타의든 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당에 합류할지, 한다면 언제 할지 아직 구체적인 얘기가 없습니다.

이 대표도 어제 윤 전 총장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덕담만 나눴을 뿐 '8월 버스 정시출발론'은 꺼내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앞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만나더라도 자신이 먼저 그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계속 보도되면 아직까지 출마 결심을 못 한 인사들이 위축감을 느끼거나 오해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있습니다. 홍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응당 풀어야 할 문제를 풀지 않으면 도리어 나중에 화를 입는다)이라는 말을 명심하시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푼다는 자세로 이 난국을 돌파하시기 바란다. 쇼타임은 끝났다. 이제 이 대표의 역량을 볼 차례다."

세대를 통합하고, 개성 강한 지도부를 잘 이끌면서, 당 밖의 인사들을 적정한 시점에 버스에 태우고 이 모든 사람이 '공존'이란 이름으로 잘 화합하게 하는 일.

오늘 문을 연 '준석이네 비빔밥'이 맛집으로 소문날지가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여심야심] ‘준석이네’ 개시…‘비빔밥 맛집’으로 소문날까
    • 입력 2021-06-14 16:35:24
    • 수정2021-06-14 16:37:11
    여심야심

MZ 세대를 당의 간판 얼굴로, 확 젊어진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일정은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가 과거 통상적으로 해오던 것과 닮은 듯 닮지 않은 듯합니다.

현충원 참배를 가긴 갔는데, 서울 동작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니라 대전에 있는 현충원입니다. 그 이유를 이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있겠지만 전직 대통령이나 위인전에 나올 만한 분들에 대한 어떤 추모가 중심이 됐습니다. 대전현충원은 서해교전과 천안함 때 희생된 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전직 대통령과 같이 널리 이름이 알려진 분들뿐 아니라, 20살 남짓한 나이에 꽃피지 못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제 또래의 용사들까지 기리고 추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


■ 30대 대표 출현에…"너도 나도 당황"

이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선출되고 "30대 당 대표 출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서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국회와 당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한가지 예로 든 게 의전 방식입니다. 이 대표는 어제(13일)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를 타고 국회에 첫 출근했습니다.

수행 인원도 없이, 홀로 등에 가방을 멘 모습이었습니다. 당에서 제공하는 검은색 차량을 타고 출근하던 어르신(?) 대표들과 달라, 당에서도 적잖이 당황한 것 같습니다.


이를 두고 한 중진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따릉이 사진 한 장으로 민주당이 지금 머리 깨나 아플 것이다, 자전거야 정치인들 많이 타지만 누가 타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잖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대표는 따릉이를 탄 것이 이렇게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국회 내 8개 대여소의 따릉이가 부족할 정도로 보좌진과 국회 직원들의 이용빈도가 높은데, 역설적으로 정치인 한 사람이 타는 모습이 처음 주목받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당 대표에게 제공되는 각종 편의 중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정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14일) 첫 최고위원회 회의 공개 발언에서는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따릉이를 예로 들며 젊은 세대에게는 이미 친숙하지만, 주류 정치인들에게 외면받았던 논제들을 적극적으로 선정하고 다루겠다고도 했습니다.


■ 개성 강한 '고명' 일색…첫 회의부터 불만 표출?

이준석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비빔밥을 이야기했습니다. 다채로운 고명들이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진 비빔밥 같은 당을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오늘 첫 최고위 회의가 열린 회의실에 걸린 백드롭 문구도 이를 반영한 듯 '공존의 힘으로, 새로운 내일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최고위원들 면면을 보면 강성보수색이 짙어 당 대표가 이견을 조율해가며 끌고 가기에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선 당일 KBS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무서울 게 없어 보이던 이 대표는 웃으면서 "사실 좀 두렵다"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등과 인터뷰에서도 이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표는 " 배현진, 김용태 최고위원은 비슷한 연령대인 데다 그동안 사적 소통을 많이 해와서 불화가 없을 거로 판단한다, 또 조수진 의원은 언론인 출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판적 시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개혁 추진에)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고 나면 결국 김재원·정미경 최고위원과 어떻게 합을 맞추느냐, 이게 바로 이 대표가 고민 중인 지점으로 보입니다.

실제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 회의에서,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아무런 역할을 못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앞으로 최고위 위상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 써달라"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습니다.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인선과 관련해 사전에 하마평이 나온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걸로 보입니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분간 큰 불협화음이 있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무엇보다 변화의 바람을 거슬렀다가 맞게 될 역풍을 무시하지 못할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한 의원은 "강성 최고위원이라 할지라도 대선을 앞두고 노선투쟁을 벌이는 게 의미가 없단 계산을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습니다. 당장은 이 대표와 뜻이 다르다 해도 새 지도부 체제가 안정화될 때까지, 공존의 모양새를 취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 비빔밥 위에 얹을 달걀은 언제 '톡'!

"마지막에 올리는 달걀은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올려놓아야 한다." 이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한 비빔밥론에 나오는 말입니다. 마지막 고명이 될 달걀, 그게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볼 때 마지막에 얹어질 고명은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게 누가 됐든 접근을 신중하게 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뜻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자의든 타의든 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당에 합류할지, 한다면 언제 할지 아직 구체적인 얘기가 없습니다.

이 대표도 어제 윤 전 총장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덕담만 나눴을 뿐 '8월 버스 정시출발론'은 꺼내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앞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만나더라도 자신이 먼저 그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계속 보도되면 아직까지 출마 결심을 못 한 인사들이 위축감을 느끼거나 오해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있습니다. 홍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응당 풀어야 할 문제를 풀지 않으면 도리어 나중에 화를 입는다)이라는 말을 명심하시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푼다는 자세로 이 난국을 돌파하시기 바란다. 쇼타임은 끝났다. 이제 이 대표의 역량을 볼 차례다."

세대를 통합하고, 개성 강한 지도부를 잘 이끌면서, 당 밖의 인사들을 적정한 시점에 버스에 태우고 이 모든 사람이 '공존'이란 이름으로 잘 화합하게 하는 일.

오늘 문을 연 '준석이네 비빔밥'이 맛집으로 소문날지가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