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 사도 될까?

입력 2021.06.14 (19:11) 수정 2021.06.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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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중국인이 청와대를 샀다, 해운대 땅값이 120배 올랐다, 이효리가 거주한 제주 애월읍 땅을 2만 원에 살 수 있다,

이게 다 무슨 얘기일까요?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리지만, 이게 다 가능한 공간이 있습니다.

최근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상부동산 이야깁니다.

지금 나오는 화면이 실제 가상부동산의 모습인데요.

지구를 그대로 본 뜬 가상의 땅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등장했습니다.

초기 시장이긴 하지만, '어스2', '디센트럴랜드'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대표 주자인 '어스2'는 전세계 모든 지역의 지도를 가상공간에 만들어서 10제곱미터 단위로 타일을 쪼개서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얼마정도 할까요?

모든 땅값은 처음에는 0.1달러에서 시작했는데, 그 안에서 거래가 이뤄지면서 땅값이 오르고 있고, 많이 팔리는 지역은 기본적인 단가가 상승 중입니다.

대구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범어동 일대를 한번 살펴보죠.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주요 토지들은 대부분 팔렸는데요,

현재 한 타일당 가격이 28.7달러,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3만2천 원쯤 됩니다.

초기 땅값에 비해 3백배 넘게 올랐습니다.

아직까지는 지역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타일당 평균 3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경우 타일당 6만 6천 원 정도에, 두바이는 만 3천 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 가상부동산에만 한국 사람들이 73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미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구매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실제 부동산도 아닌데, 왜 가상 공간의 땅에 열광하는 걸까요?

가상부동산을 사들인 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선교/가상부동산 투자자 : "코로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간에서 만나고 하는 것들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공간 혹은 디지털 공간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초월돼있어요. 그러한 가치는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보고 있고 대기업들이나 해외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도 이러한 잠재적인 가치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이 투자자는 한국과 북한, 프랑스 땅 등을 지난 3월 초부터 5백만 원 어치 정도 샀고, 현재는 가격이 70~80%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인선교/가상부동산 투자자 :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그곳에서 표현할 수 있어요. 디지털 갤러리를 만들고 싶으면 만들 수 있고, 전시회를 할 수도 있고, 콘서트도 할 수 있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다양한 활동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죠."]

현실에서 살 수 없는 땅을 살 수 있다는 대리만족의 심리도 있지만, 일종의 메타버스, 가상세계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땅 밖에 없지만 앞으로 건물과 도시가 세워지면서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고, 이곳에서 또 다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뉴욕 타임스퀘어처럼 건물 외벽에 광고를 걸어 광고비를 받거나, 도로에 통행료를 물게하는 식이죠.

가상부동산에서 최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흥미로운 일들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경우 지난해 11월 한 중국인이 5백개가 넘는 타일을 사들이면서 선점했는데, 지금 가격이 3천5백만 원으로 올랐고요.

청와대 역시 한 중국인이 사들였는데, 현재 천6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한국인 구매자는 독도 앞바다에 '독도 러브 코리아'라는 문구에 맞춰 타일을 구매했는데, 일부 일본인 구매자가 이를 방해라도 하듯 타일을 사들인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가상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요 랜드마크가 있는 도심 지역들은 이미 대부분 거래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최화인/금융감독원 블록체인 자문위원 : "가상부동산의 전망 자체가 가상세계 전망과 연결돼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 체험 하고 싶지만 체험할 수 없는 경험들이 가상 세계에서 가능한데 가상부동산 구입 열풍 역시 현실에서 좌절돼있는 부동산 소유의 경험이 투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상 자산은 개인의 경험에 실감 기술을 접목시킨 이른바 '실감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가상세계에서 소통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경제적 요소들은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디지털공간, 가상공간이 익숙한 밀레니얼 Z세대, 'MZ 세대'에게는 익숙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리스크입니다.

이같은 가상부동산 플랫폼이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플랫폼이 생기면 기존 가상부동산 플랫폼에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건데요.

일반 가상화폐 거래소처럼 업체가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계속 나옵니다.

가상부동산에서 거래가 되더라도 실제 돈이 입금되기까지는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도 걸리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김상균/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가상부동산 투자를 보면 당장의 얼마의 영업 이익을 낼 수 있느냐 보다는 막연한 미래 가치를 위주로 투자를 하다보니까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현상이 발생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기대 수익률은 굉장히 높지만 이 수익률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위험 자산이라는 거죠.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몰입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가상화폐부터 가상부동산까지, 가상자산에 대한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기존 자산가치가 폭등한 상황에서 가상자산이 현실적인 신분 상승의 유일한 수단이다, 이런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죠.

과열된 가상자산 열풍 속에서 맹목적 투기가 아닌 합리적 투자를 위한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상원/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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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맥] 가상화폐 이어 가상부동산? 사도 될까?
    • 입력 2021-06-14 19:11:20
    • 수정2021-06-14 19:46:29
    뉴스7(대구)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중국인이 청와대를 샀다, 해운대 땅값이 120배 올랐다, 이효리가 거주한 제주 애월읍 땅을 2만 원에 살 수 있다,

이게 다 무슨 얘기일까요?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리지만, 이게 다 가능한 공간이 있습니다.

최근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상부동산 이야깁니다.

지금 나오는 화면이 실제 가상부동산의 모습인데요.

지구를 그대로 본 뜬 가상의 땅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등장했습니다.

초기 시장이긴 하지만, '어스2', '디센트럴랜드'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대표 주자인 '어스2'는 전세계 모든 지역의 지도를 가상공간에 만들어서 10제곱미터 단위로 타일을 쪼개서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얼마정도 할까요?

모든 땅값은 처음에는 0.1달러에서 시작했는데, 그 안에서 거래가 이뤄지면서 땅값이 오르고 있고, 많이 팔리는 지역은 기본적인 단가가 상승 중입니다.

대구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범어동 일대를 한번 살펴보죠.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주요 토지들은 대부분 팔렸는데요,

현재 한 타일당 가격이 28.7달러,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3만2천 원쯤 됩니다.

초기 땅값에 비해 3백배 넘게 올랐습니다.

아직까지는 지역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타일당 평균 3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경우 타일당 6만 6천 원 정도에, 두바이는 만 3천 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 가상부동산에만 한국 사람들이 73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미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구매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실제 부동산도 아닌데, 왜 가상 공간의 땅에 열광하는 걸까요?

가상부동산을 사들인 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선교/가상부동산 투자자 : "코로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간에서 만나고 하는 것들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공간 혹은 디지털 공간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초월돼있어요. 그러한 가치는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보고 있고 대기업들이나 해외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도 이러한 잠재적인 가치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이 투자자는 한국과 북한, 프랑스 땅 등을 지난 3월 초부터 5백만 원 어치 정도 샀고, 현재는 가격이 70~80%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인선교/가상부동산 투자자 :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그곳에서 표현할 수 있어요. 디지털 갤러리를 만들고 싶으면 만들 수 있고, 전시회를 할 수도 있고, 콘서트도 할 수 있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다양한 활동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죠."]

현실에서 살 수 없는 땅을 살 수 있다는 대리만족의 심리도 있지만, 일종의 메타버스, 가상세계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땅 밖에 없지만 앞으로 건물과 도시가 세워지면서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고, 이곳에서 또 다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뉴욕 타임스퀘어처럼 건물 외벽에 광고를 걸어 광고비를 받거나, 도로에 통행료를 물게하는 식이죠.

가상부동산에서 최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흥미로운 일들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경우 지난해 11월 한 중국인이 5백개가 넘는 타일을 사들이면서 선점했는데, 지금 가격이 3천5백만 원으로 올랐고요.

청와대 역시 한 중국인이 사들였는데, 현재 천6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한국인 구매자는 독도 앞바다에 '독도 러브 코리아'라는 문구에 맞춰 타일을 구매했는데, 일부 일본인 구매자가 이를 방해라도 하듯 타일을 사들인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가상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요 랜드마크가 있는 도심 지역들은 이미 대부분 거래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최화인/금융감독원 블록체인 자문위원 : "가상부동산의 전망 자체가 가상세계 전망과 연결돼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 체험 하고 싶지만 체험할 수 없는 경험들이 가상 세계에서 가능한데 가상부동산 구입 열풍 역시 현실에서 좌절돼있는 부동산 소유의 경험이 투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상 자산은 개인의 경험에 실감 기술을 접목시킨 이른바 '실감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가상세계에서 소통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경제적 요소들은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디지털공간, 가상공간이 익숙한 밀레니얼 Z세대, 'MZ 세대'에게는 익숙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리스크입니다.

이같은 가상부동산 플랫폼이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플랫폼이 생기면 기존 가상부동산 플랫폼에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건데요.

일반 가상화폐 거래소처럼 업체가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계속 나옵니다.

가상부동산에서 거래가 되더라도 실제 돈이 입금되기까지는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도 걸리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김상균/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가상부동산 투자를 보면 당장의 얼마의 영업 이익을 낼 수 있느냐 보다는 막연한 미래 가치를 위주로 투자를 하다보니까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현상이 발생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기대 수익률은 굉장히 높지만 이 수익률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위험 자산이라는 거죠.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몰입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가상화폐부터 가상부동산까지, 가상자산에 대한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기존 자산가치가 폭등한 상황에서 가상자산이 현실적인 신분 상승의 유일한 수단이다, 이런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죠.

과열된 가상자산 열풍 속에서 맹목적 투기가 아닌 합리적 투자를 위한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상원/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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