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꼬레아누스 장관’

입력 2021.06.14 (19:22) 수정 2021.06.1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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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키워드로 풀어보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한보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의 키워드 뭔가요?

[기자]

'꼬레아누스' '장관' 입니다.

꼬레아누스, 라틴어로 '한국인'이라는 뜻인데요.

천주교 대전교구 유흥식 대주교가 한국인 최초로 바티칸 교황청의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습니다.

[앵커]

한국인이 교황청 장관이 됐다, 대단한 일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기자]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시국은 국제법상 독립국의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즉, 쉽게 생각하면 '외국인이 다른 국가의 장관을 하는 격'인데요.

장관직을 맡게 된 성직자성은 500년 역사를 가진 교황청의 주요 부처로, 전 세계 사제들과 부제들의 모든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고 신학교 관할권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서깊고 영향력 있는 부처의 장관은 보통 이탈리아인이 해 왔는데,n 동양인이 장관으로 임명된 건 엄청난 파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행정안전부 장관을 외국인이 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얼마나 파격적인 일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복수국적 같은 문제는 없는 건가요?

[기자]

유 대주교는 대전교구에 적을 둔 채 장관직 임기 동안 바티칸으로 파견을 다녀오는 형태여서 '복수국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요.

장관이 된 이후 추기경으로 서임된다면 바티칸 시민권을 받게 되는데, 한국 정부가 추기경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복수국적을 인정해 와서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유흥식 대주교는 어떤 분인가요?

[기자]

1951년에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고요.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사제 서품도 이탈리아 현지에서 받았는데요.

덕분에 이탈리아어에 능통해서 이탈리아어를 모국어처럼 쓰는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 지역과도 인연이 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논산에서 태어나 논산 대건고를 졸업했구요.

이탈리아 유학 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거쳐 2005년 4월부터 지금까지 천주교 대전교구장을 맡고 있죠.

덕분에 지역의 천주교 신자들은 "동양인 최초의 바티칸 장관을 대전에서 배출해 뿌듯하고 영광스럽다"고 한껏 기대감을 나타나냈습니다.

유흥식 대주교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강대원 대전교구 신부는 "성실의 아이콘이고, 사제와 신자들과의 만남을 기뻐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유 대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7월, 브라질 세계청년대회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교황은 왼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한국 교회는 강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하죠.

2014년에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바티칸에서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성식이 열렸는데요.

전 세계 1,000명이 넘는 추기경과 주교가 로마에 와서 바쁜 와중에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은 단 둘이 4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한국 방문을 앞둔 교황의 각별한 배려이기도 했던 거죠.

면담 후엔 한복 입은 성모상을 선물로 드렸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을 "다애전"으로 발음하자 몇 차례나 이 "다애전" 발음을 고쳐줬다고 전해집니다.

그해 8월, 교황 방한 때 당시 유 주교가 당진 솔뫼성지 등을 직접 안내했고요.

올해 4월,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 교황이 성직자성 장관직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유흥식 대주교는 당시를 "망치로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멍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유 대주교는 어떻게 장관직을 수행하게 되나요?

[기자]

네 다음달 말, 로마로 떠나서 8월 초부터 장관직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유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 방문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전해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에 "기꺼이 승낙한다"고 답했는데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로 상황이 주춤해지긴 했지만 방북 의지는 여전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 대주교는 "교황님의 방북을 주선하는 역할이 맡겨진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유 대주교가 교황청과 한국, 북한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길, 그래서 한반도에 다시 한 번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뉴스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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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19:22:14
    • 수정2021-06-14 19: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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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키워드로 풀어보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한보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의 키워드 뭔가요?

[기자]

'꼬레아누스' '장관' 입니다.

꼬레아누스, 라틴어로 '한국인'이라는 뜻인데요.

천주교 대전교구 유흥식 대주교가 한국인 최초로 바티칸 교황청의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습니다.

[앵커]

한국인이 교황청 장관이 됐다, 대단한 일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기자]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시국은 국제법상 독립국의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즉, 쉽게 생각하면 '외국인이 다른 국가의 장관을 하는 격'인데요.

장관직을 맡게 된 성직자성은 500년 역사를 가진 교황청의 주요 부처로, 전 세계 사제들과 부제들의 모든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고 신학교 관할권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서깊고 영향력 있는 부처의 장관은 보통 이탈리아인이 해 왔는데,n 동양인이 장관으로 임명된 건 엄청난 파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행정안전부 장관을 외국인이 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얼마나 파격적인 일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복수국적 같은 문제는 없는 건가요?

[기자]

유 대주교는 대전교구에 적을 둔 채 장관직 임기 동안 바티칸으로 파견을 다녀오는 형태여서 '복수국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요.

장관이 된 이후 추기경으로 서임된다면 바티칸 시민권을 받게 되는데, 한국 정부가 추기경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복수국적을 인정해 와서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유흥식 대주교는 어떤 분인가요?

[기자]

1951년에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고요.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사제 서품도 이탈리아 현지에서 받았는데요.

덕분에 이탈리아어에 능통해서 이탈리아어를 모국어처럼 쓰는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 지역과도 인연이 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논산에서 태어나 논산 대건고를 졸업했구요.

이탈리아 유학 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거쳐 2005년 4월부터 지금까지 천주교 대전교구장을 맡고 있죠.

덕분에 지역의 천주교 신자들은 "동양인 최초의 바티칸 장관을 대전에서 배출해 뿌듯하고 영광스럽다"고 한껏 기대감을 나타나냈습니다.

유흥식 대주교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강대원 대전교구 신부는 "성실의 아이콘이고, 사제와 신자들과의 만남을 기뻐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유 대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7월, 브라질 세계청년대회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교황은 왼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한국 교회는 강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하죠.

2014년에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바티칸에서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성식이 열렸는데요.

전 세계 1,000명이 넘는 추기경과 주교가 로마에 와서 바쁜 와중에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은 단 둘이 4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한국 방문을 앞둔 교황의 각별한 배려이기도 했던 거죠.

면담 후엔 한복 입은 성모상을 선물로 드렸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을 "다애전"으로 발음하자 몇 차례나 이 "다애전" 발음을 고쳐줬다고 전해집니다.

그해 8월, 교황 방한 때 당시 유 주교가 당진 솔뫼성지 등을 직접 안내했고요.

올해 4월,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 교황이 성직자성 장관직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유흥식 대주교는 당시를 "망치로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멍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유 대주교는 어떻게 장관직을 수행하게 되나요?

[기자]

네 다음달 말, 로마로 떠나서 8월 초부터 장관직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유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 방문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전해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에 "기꺼이 승낙한다"고 답했는데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로 상황이 주춤해지긴 했지만 방북 의지는 여전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 대주교는 "교황님의 방북을 주선하는 역할이 맡겨진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유 대주교가 교황청과 한국, 북한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길, 그래서 한반도에 다시 한 번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뉴스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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