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보상]① 보상가 142억짜리 어장…반 이상이 모래밭

입력 2021.06.14 (21:40) 수정 2021.06.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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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올해 초 삼척에서 한 발전소 건설 사업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이 부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 보도 이후, KBS에는 유사 사례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는 강릉의 5조 원대 발전소 건설 사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KBS는 두 달여에 걸쳐 이 문제를 취재했는데요.

그 결과를 오늘부터 연속보도합니다.

먼저, 첫 순서로 피해 보상가가 142억 원에 달한다는 한 어장의 실체를 공개합니다.

물 속 상황을 박성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릉의 해안가에서 발전소용 항만 건설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발전소 건설로 사라졌다는 한 어촌계의 양식어장, 면허번호 35호 어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어장은 육지에서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물 속에 들어가 봤습니다.

수심 20미터를 조금 더 지나고 나서야 바닥이 나타납니다.

암반지댑니다.

멍게는 곧잘 눈에 띄고, 가끔 해삼도 발견됩니다.

바다 쪽으로 200~300미터를 더 나아가자, 암반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거대한 모래밭이 나타납니다.

수심은 40미터를 훌쩍 넘깁니다.

햇빛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멍게나 해삼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따금 불가사리만 눈에 띕니다.

그런데, 이 어장에 대해 발전소 건설업체가 해당 어촌계에 준 피해 보상액은 142억 원이었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산하 연구소가 실시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산정됐습니다.

보상 대상 수산물은 멍게와 해삼, 전복 3가집니다.

연간 161톤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어장 전체를 암반지대로 본 결괍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해당 어장의 7개 지점을 골라 바닷속 상황을 확인한 결과, 암반보단 모래밭이 훨씬 많았습니다.

[잠수어업인/음성변조 : "(암반 비율이)30% 안될 수도 있지. 한 20~30%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지. 더 크지는 않아요."]

국립해양조사원도 이 지역의 암반 비율을 3분의 1 이하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멍게나 전복같은 부착생물은 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채성/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전문위원 : "그 세 종류들은 주로 암반 부근에서 살기 때문에 모래 쪽에는 거의 이동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보상가가 실제보다 3배 정도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해당 어촌계는 오히려 자신들이 받은 보상이 실제 피해액보다 많이 받은 게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해당 대학 연구팀도 자신들이 실제 바닷속을 조사한 결과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업피해 보상 연구팀/음성변조 : "정점(측정지점)을 무작위로 설정하기 때문에, 생물이 서식하는 지역하고 안하는 지역이 평균대가 계산이 되기 때문에 전체 어장을 나타낸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사업자는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보상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수중촬영:차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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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업보상]① 보상가 142억짜리 어장…반 이상이 모래밭
    • 입력 2021-06-14 21:40:55
    • 수정2021-06-14 21:56:06
    뉴스9(춘천)
[앵커]

KBS는 올해 초 삼척에서 한 발전소 건설 사업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이 부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 보도 이후, KBS에는 유사 사례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는 강릉의 5조 원대 발전소 건설 사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KBS는 두 달여에 걸쳐 이 문제를 취재했는데요.

그 결과를 오늘부터 연속보도합니다.

먼저, 첫 순서로 피해 보상가가 142억 원에 달한다는 한 어장의 실체를 공개합니다.

물 속 상황을 박성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릉의 해안가에서 발전소용 항만 건설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발전소 건설로 사라졌다는 한 어촌계의 양식어장, 면허번호 35호 어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어장은 육지에서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물 속에 들어가 봤습니다.

수심 20미터를 조금 더 지나고 나서야 바닥이 나타납니다.

암반지댑니다.

멍게는 곧잘 눈에 띄고, 가끔 해삼도 발견됩니다.

바다 쪽으로 200~300미터를 더 나아가자, 암반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거대한 모래밭이 나타납니다.

수심은 40미터를 훌쩍 넘깁니다.

햇빛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멍게나 해삼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따금 불가사리만 눈에 띕니다.

그런데, 이 어장에 대해 발전소 건설업체가 해당 어촌계에 준 피해 보상액은 142억 원이었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산하 연구소가 실시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산정됐습니다.

보상 대상 수산물은 멍게와 해삼, 전복 3가집니다.

연간 161톤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어장 전체를 암반지대로 본 결괍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해당 어장의 7개 지점을 골라 바닷속 상황을 확인한 결과, 암반보단 모래밭이 훨씬 많았습니다.

[잠수어업인/음성변조 : "(암반 비율이)30% 안될 수도 있지. 한 20~30%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지. 더 크지는 않아요."]

국립해양조사원도 이 지역의 암반 비율을 3분의 1 이하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멍게나 전복같은 부착생물은 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채성/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전문위원 : "그 세 종류들은 주로 암반 부근에서 살기 때문에 모래 쪽에는 거의 이동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보상가가 실제보다 3배 정도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해당 어촌계는 오히려 자신들이 받은 보상이 실제 피해액보다 많이 받은 게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해당 대학 연구팀도 자신들이 실제 바닷속을 조사한 결과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업피해 보상 연구팀/음성변조 : "정점(측정지점)을 무작위로 설정하기 때문에, 생물이 서식하는 지역하고 안하는 지역이 평균대가 계산이 되기 때문에 전체 어장을 나타낸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사업자는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보상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수중촬영:차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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