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만 있던 집에서 화재 발생…친모 징역형 집행유예

보호자 없이 초등학생 형제만 있던 집에서 불이 나 동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친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와 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1살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보호관찰 대상자로서 직업훈련 등을 받을 것과 가족 부양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것 등 특별준수사항도 부과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9월 14일 오전 3시 53분쯤부터 7시간 50분 동안 당시 9살이던 아들 B군과 8살 C군 형제를 두고 지인의 집에 방문하기 위해 집을 비우는 등 아이들을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일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B군이 가스레인지로 휴지와 햄버거 봉지에 불을 붙이다가 발생한 화재로 형제는 중화상을 입었으며 동생 C군은 치료를 받던 중 한 달여 만에 숨졌습니다.

A씨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8월 28일에서 9월 14일까지 11차례 형제를 집에 남겨둔 채 장시간 외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군은 2018년 7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아 약물을 복용해왔으며, 가스레인지 불로 행주를 태워 싱크대에 버리는 불장난을 한 적이 있어 보호가 필요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친모 A씨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가정방문과 대면상담 등 사례관리를 받아왔고, 지난해 8월에는 인천가정법원에서 보호처분 결정과 피해 아동 보호명령 등을 받았으면서도 형제를 계속해 방임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A씨가 이틀에 하루꼴로 피해자들만 주거지에 남겨둔 채로 장시간 외출을 반복했다"며 "보호자로서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건강과 위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수년간 피해자들을 혼자 양육하면서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며 "학교 의뢰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자녀 동반 교육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는 등 피해자들 양육과 교육을 위하여 노력해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