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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단독] “새마을금고 준법감시인, 30명 모아 생일 파티”…비용 대납 의혹도
입력 2021.06.15 (15:30) 수정 2021.06.16 (10:26) 취재K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 30명 넘는 사람이 모여 생일 파티를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당시도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5명만 돼도 함께 음식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가, 왜, 방역수칙까지 어겨가며 생일파티를 했을까. 파티에 참석했다는 제보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제보자 A 씨가 받았다는 생일파티 초대 문자제보자 A 씨가 받았다는 생일파티 초대 문자

■새마을금고 준법감시인 조 모 상무 생일파티..초대 문자까지 돌려

파티에 참석한 제보자 A 씨는 지난 3월 15일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생일파티가 열린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생일파티의 주인공은 새마을금고 중앙회 준법지원부문 부문장인 조 모 상무였습니다.

문자에 '담당자'로 적혀있는 사람은 준법지원부문 직원이었는데, 문자에 적힌 간단한 식순에는 '생일선물 및 꽃다발 전달식'을 한다고도 적혀 있었습니다.

A 씨는 KBS 취재진을 만나 "7시쯤부터 개별적으로 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고, 서로 소개를 한 뒤에 건배사를 하고 선물 증정하는 시간도 가졌다."라며 "자연스럽게 앉아서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며 10시 정도까지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당시 음식점에서는 홀에 테이블 여러 개를 붙이고, 양쪽으로 소파를 길게 이어 자리를 마련했고, 한 테이블에 6명 정도가 앉아 총 30명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참석자 대부분 새마을금고 관련 업체 관계자…술값 등 대납 의혹도

30명이 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A 씨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중앙회 직원은 별로 없었고, 손해사정사 대표, 대출모집법인 대표, 건설사 대표, 전산장비 업체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새마을금고와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을(乙)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A 씨는 "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업무를 위탁하거나, 발주하거나, 물품을 구매하고, 대출을 해주는 등의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다고 보여지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새마을금고 현직 직원은 "중앙회 직원들은 보통 업무 외적인 일로 관계사 사람을 만나는 일을 꺼린다."라며 "관계사 사람을 모아서 생일파티를 열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비용 대납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제보자 A 씨는 "술값을 조 상무가 계산하지 않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이 내줬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생일을 맞아 사람을 부른 건 조 상무였지만, 돈을 낸 건 다른 사람이었단 얘깁니다.

KBS 취재진을 만나 생일파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조 모 상무KBS 취재진을 만나 생일파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조 모 상무

■조 상무 "많은 사람들이 잠깐 왔다 갔다"..."오래된 지인 모임"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찾아가 조 상무를 직접 만나 해명을 들었습니다.

조 상무는 "지인들끼리 모여서 케이크 하나 자르고 했는데, 잠깐 왔다 갔던 사람까지 총 15명 정도였다."라며 "많은 사람이 잠깐 들렀다 가서 계속 자리에 앉아 있었던 건 7~8명뿐이었고, 그마저도 테이블을 분리해 앉았다"고 말했습니다.

생일파티 자체는 인정하지만, 제보자 A 씨의 주장처럼 30명 넘게 붙어 앉아 있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술자리가 있었던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관계사 사람들이 많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직원은 별로 없었고, 20~30년 된 동생들, 후배들이 있었던 지인 모임이었다"라며 "관계사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1~2명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인이 술값을 대신 계산해준 것에 대해서는 "술값을 계산해준 지인이 따로 일행을 데리고 와 룸에서 따로 술을 마셨다."라며 "나중에 따로 그를 만나 우리가 먹었다고 생각한 금액인 80만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3명이었다던 새마을금고 중앙회 직원 알고 보니 6명..해명은 '오락가락'

생일파티에 참석했었다는 제보자의 주장과 생일파티 주인공인 조 상무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인데, 조 상무의 해명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첫 해명에서 생일파티에 참석한 새마을금고 직원이 본인 포함 3명뿐이었다고 했지만, 다음날 취재진이 다른 직원들도 참석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자 3명이 더 있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도 생일파티에 왔다 간 총 인원은 15명 정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참석자가 3명에서 6명으로 늘었지만, 생일파티 총 참석자는 그대로 15명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술값을 내준 지인에 대해서도 생일파티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와 조 상무의 말이 엇갈렸습니다.

조 상무는 KBS 취재진에게 술값을 내준 지인이자 건설사 대표인 김 모 씨가 8시 30분 넘어 뒤늦게 다른 일행을 데리고 와서 룸에 들어가 따로 술을 마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정도 시간이 됐을 때는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진이 확인한 또 다른 생일파티 참석자는 술값을 내준 김 모 씨가 본인과 비슷한 시간인 7시 전후로 생일파티 장소에 도착했다고 했습니다. 조 상무의 주장과는 다른 설명입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내부통제규정 시행세칙 중 임직원 행동강령 25조, 29조 등을 통해 임직원이 직무관련자에게 경조사를 통지해서는 안 되고, 직무관련자와의 불필요한 사적 접촉은 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내부통제규정을 직원들이 잘 지키는지 감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준법감시인입니다.

조 상무는 직원들이 내부통제규정을 잘 지키는지 점검해야 하는 자리에서 스스로 내부통제규정을 어기는 행동을 한 셈입니다.

■취재 시작되자 사의 표명, 중앙회는 퇴직 처리.."사실관계 확인 중"

취재가 시작된 뒤 조 상무는 사의를 표명했고,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조 상무를 의원면직 처리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했고, 퇴직처리 됐다."라며 "방역수칙 위반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4주간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도 조 상무 생일파티 건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제보/단독] “새마을금고 준법감시인, 30명 모아 생일 파티”…비용 대납 의혹도
    • 입력 2021-06-15 15:30:00
    • 수정2021-06-16 10:26:21
    취재K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 30명 넘는 사람이 모여 생일 파티를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당시도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5명만 돼도 함께 음식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가, 왜, 방역수칙까지 어겨가며 생일파티를 했을까. 파티에 참석했다는 제보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제보자 A 씨가 받았다는 생일파티 초대 문자제보자 A 씨가 받았다는 생일파티 초대 문자

■새마을금고 준법감시인 조 모 상무 생일파티..초대 문자까지 돌려

파티에 참석한 제보자 A 씨는 지난 3월 15일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생일파티가 열린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생일파티의 주인공은 새마을금고 중앙회 준법지원부문 부문장인 조 모 상무였습니다.

문자에 '담당자'로 적혀있는 사람은 준법지원부문 직원이었는데, 문자에 적힌 간단한 식순에는 '생일선물 및 꽃다발 전달식'을 한다고도 적혀 있었습니다.

A 씨는 KBS 취재진을 만나 "7시쯤부터 개별적으로 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고, 서로 소개를 한 뒤에 건배사를 하고 선물 증정하는 시간도 가졌다."라며 "자연스럽게 앉아서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며 10시 정도까지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당시 음식점에서는 홀에 테이블 여러 개를 붙이고, 양쪽으로 소파를 길게 이어 자리를 마련했고, 한 테이블에 6명 정도가 앉아 총 30명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참석자 대부분 새마을금고 관련 업체 관계자…술값 등 대납 의혹도

30명이 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A 씨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중앙회 직원은 별로 없었고, 손해사정사 대표, 대출모집법인 대표, 건설사 대표, 전산장비 업체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새마을금고와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을(乙)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A 씨는 "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업무를 위탁하거나, 발주하거나, 물품을 구매하고, 대출을 해주는 등의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다고 보여지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새마을금고 현직 직원은 "중앙회 직원들은 보통 업무 외적인 일로 관계사 사람을 만나는 일을 꺼린다."라며 "관계사 사람을 모아서 생일파티를 열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비용 대납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제보자 A 씨는 "술값을 조 상무가 계산하지 않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이 내줬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생일을 맞아 사람을 부른 건 조 상무였지만, 돈을 낸 건 다른 사람이었단 얘깁니다.

KBS 취재진을 만나 생일파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조 모 상무KBS 취재진을 만나 생일파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조 모 상무

■조 상무 "많은 사람들이 잠깐 왔다 갔다"..."오래된 지인 모임"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찾아가 조 상무를 직접 만나 해명을 들었습니다.

조 상무는 "지인들끼리 모여서 케이크 하나 자르고 했는데, 잠깐 왔다 갔던 사람까지 총 15명 정도였다."라며 "많은 사람이 잠깐 들렀다 가서 계속 자리에 앉아 있었던 건 7~8명뿐이었고, 그마저도 테이블을 분리해 앉았다"고 말했습니다.

생일파티 자체는 인정하지만, 제보자 A 씨의 주장처럼 30명 넘게 붙어 앉아 있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술자리가 있었던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관계사 사람들이 많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직원은 별로 없었고, 20~30년 된 동생들, 후배들이 있었던 지인 모임이었다"라며 "관계사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1~2명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인이 술값을 대신 계산해준 것에 대해서는 "술값을 계산해준 지인이 따로 일행을 데리고 와 룸에서 따로 술을 마셨다."라며 "나중에 따로 그를 만나 우리가 먹었다고 생각한 금액인 80만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3명이었다던 새마을금고 중앙회 직원 알고 보니 6명..해명은 '오락가락'

생일파티에 참석했었다는 제보자의 주장과 생일파티 주인공인 조 상무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인데, 조 상무의 해명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첫 해명에서 생일파티에 참석한 새마을금고 직원이 본인 포함 3명뿐이었다고 했지만, 다음날 취재진이 다른 직원들도 참석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자 3명이 더 있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도 생일파티에 왔다 간 총 인원은 15명 정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참석자가 3명에서 6명으로 늘었지만, 생일파티 총 참석자는 그대로 15명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술값을 내준 지인에 대해서도 생일파티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와 조 상무의 말이 엇갈렸습니다.

조 상무는 KBS 취재진에게 술값을 내준 지인이자 건설사 대표인 김 모 씨가 8시 30분 넘어 뒤늦게 다른 일행을 데리고 와서 룸에 들어가 따로 술을 마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정도 시간이 됐을 때는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진이 확인한 또 다른 생일파티 참석자는 술값을 내준 김 모 씨가 본인과 비슷한 시간인 7시 전후로 생일파티 장소에 도착했다고 했습니다. 조 상무의 주장과는 다른 설명입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내부통제규정 시행세칙 중 임직원 행동강령 25조, 29조 등을 통해 임직원이 직무관련자에게 경조사를 통지해서는 안 되고, 직무관련자와의 불필요한 사적 접촉은 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내부통제규정을 직원들이 잘 지키는지 감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준법감시인입니다.

조 상무는 직원들이 내부통제규정을 잘 지키는지 점검해야 하는 자리에서 스스로 내부통제규정을 어기는 행동을 한 셈입니다.

■취재 시작되자 사의 표명, 중앙회는 퇴직 처리.."사실관계 확인 중"

취재가 시작된 뒤 조 상무는 사의를 표명했고,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조 상무를 의원면직 처리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했고, 퇴직처리 됐다."라며 "방역수칙 위반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4주간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도 조 상무 생일파티 건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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