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대선후보도 대변인도 ‘토론의 힘’으로”

입력 2021.06.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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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호'의 돛을 올린 국민의힘이 오늘(15일) 당 대변인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기 위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당의 입 역할을 할 대변인과 상근 부대변인을 모두 토론 배틀로 선발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섭니다.

우선 동영상 심사와 압박면접으로 지원자 중 16명을 추리고, 그 다음부터 토론 배틀을 붙이겠다는 건데요.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18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보수와 진보로 입장이 나뉘지 않는 토론 주제를 고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상금도 걸고 심사위원 점수와 ARS 투표로 당락을 정해, 일종의 국민 오디션 형태로 선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최종 후보자 4명에겐 점수별로 1·2등은 대변인, 3·4등에겐 상근 부대변인 자리가 돌아갑니다.

■ 대변인 공개 선발은 이미 오래된 구상…차이점은?

공개 오디션으로 당 대변인을 뽑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6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도 추천이나 서류 심사가 아닌 공개 면접을 통해 청년 부대변인 14명을 선발했고요. 더불어민주당도 청년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겠다며 그해 7월 청년 부대변인직을 만들고 공개 오디션을 열었습니다.

다만 차이점은, 이번 오디션이 당 대표 출마 선언문에서부터 '토론의 힘'을 강조한 이준석 신임 대표의 기획력을 판가름할 첫 시험대가 될 거라는 점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출마를 선언하며 "평소에 밥조차 같이 먹기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이 한팀이 되어 토론하는 과정에서 국민은 대선주자를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명의 대선주자를 주제별로 두 명씩 엮어 2:2 팀 토론배틀을 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선 경선은 흥행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만만한 포부도 덧붙였는데요.

2019년 8월,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최종 면접 (출처 : 더불어민주당 Youtube 채널 ‘델리민주’)2019년 8월,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최종 면접 (출처 : 더불어민주당 Youtube 채널 ‘델리민주’)

하지만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유력 대선 주자나 유명 정치인이 아니라면, 국민들의 주목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생소한 인물들이 카메라 앞에서 아무리 열띤 논쟁을 벌이더라도 이를 끝까지 지켜볼 국민들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청년대변인 최종면접 영상의 조회 수는 2년간 누적 8천여 회에 그칩니다.

■ 낮은 주목도·과욕 우려…이준석 대표 첫 시험대?

토론 과정에서 이목을 끌려는 욕심이나 '재기발랄'함이 지나쳐,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의 사례처럼 물의를 빚을 우려도 있습니다.

당시 중앙청년위는 SNS에 젊은 층이 즐겨 쓰는 말투로 지도부를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2년 전부터 곧 경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 등의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자살을 희화하고 정치 언어 품격을 추락시켰다는 비판 속에 국민의힘은 결국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2명을 면직 처분하고, 1명은 대변인직 내정을 취소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 배틀에 '나는 국대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내가 바로 '민의힘 변인'이라는 뜻입니다. 다음 달 4일 선발될 새 대변인단은 과연 바람대로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경쟁'을 통한 '공정'을 화두로 내세운 36살 야당 대표의 구상이 첫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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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대선후보도 대변인도 ‘토론의 힘’으로”
    • 입력 2021-06-15 17:01:38
    여심야심

'이준석호'의 돛을 올린 국민의힘이 오늘(15일) 당 대변인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기 위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당의 입 역할을 할 대변인과 상근 부대변인을 모두 토론 배틀로 선발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섭니다.

우선 동영상 심사와 압박면접으로 지원자 중 16명을 추리고, 그 다음부터 토론 배틀을 붙이겠다는 건데요.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18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보수와 진보로 입장이 나뉘지 않는 토론 주제를 고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상금도 걸고 심사위원 점수와 ARS 투표로 당락을 정해, 일종의 국민 오디션 형태로 선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최종 후보자 4명에겐 점수별로 1·2등은 대변인, 3·4등에겐 상근 부대변인 자리가 돌아갑니다.

■ 대변인 공개 선발은 이미 오래된 구상…차이점은?

공개 오디션으로 당 대변인을 뽑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6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도 추천이나 서류 심사가 아닌 공개 면접을 통해 청년 부대변인 14명을 선발했고요. 더불어민주당도 청년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겠다며 그해 7월 청년 부대변인직을 만들고 공개 오디션을 열었습니다.

다만 차이점은, 이번 오디션이 당 대표 출마 선언문에서부터 '토론의 힘'을 강조한 이준석 신임 대표의 기획력을 판가름할 첫 시험대가 될 거라는 점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출마를 선언하며 "평소에 밥조차 같이 먹기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이 한팀이 되어 토론하는 과정에서 국민은 대선주자를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명의 대선주자를 주제별로 두 명씩 엮어 2:2 팀 토론배틀을 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선 경선은 흥행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만만한 포부도 덧붙였는데요.

2019년 8월,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최종 면접 (출처 : 더불어민주당 Youtube 채널 ‘델리민주’)
하지만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유력 대선 주자나 유명 정치인이 아니라면, 국민들의 주목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생소한 인물들이 카메라 앞에서 아무리 열띤 논쟁을 벌이더라도 이를 끝까지 지켜볼 국민들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청년대변인 최종면접 영상의 조회 수는 2년간 누적 8천여 회에 그칩니다.

■ 낮은 주목도·과욕 우려…이준석 대표 첫 시험대?

토론 과정에서 이목을 끌려는 욕심이나 '재기발랄'함이 지나쳐,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의 사례처럼 물의를 빚을 우려도 있습니다.

당시 중앙청년위는 SNS에 젊은 층이 즐겨 쓰는 말투로 지도부를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2년 전부터 곧 경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 등의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자살을 희화하고 정치 언어 품격을 추락시켰다는 비판 속에 국민의힘은 결국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2명을 면직 처분하고, 1명은 대변인직 내정을 취소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 배틀에 '나는 국대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내가 바로 '민의힘 변인'이라는 뜻입니다. 다음 달 4일 선발될 새 대변인단은 과연 바람대로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경쟁'을 통한 '공정'을 화두로 내세운 36살 야당 대표의 구상이 첫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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