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네트워크] 3시간이면 뚝딱…온라인서 판치는 ‘위조 증명서’

입력 2021.06.15 (19:22) 수정 2021.09.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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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인터넷에서 졸업장부터 성적증명서부터 각종 증명서 위변조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KBS는 그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가짜 증명서 제작을 시도해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밝혀낸 불법 행위자와 업체의 이름은 있는 그대로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KBS 춘천총국 이청초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입니다.

재학증명서를 위조하는 모습인데요.

이런 일이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걸까요?

취재진이 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험을 해봤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졸업증명서 위조'라는 글자를 쓰자마자, 졸업장은 물론이고, 토익시험성적표까지 위조해준다는 광고가 수백 개씩 뜹니다.

무작위로 5곳을 골랐습니다.

졸업증명서 위조는 한 장에 40만 원이었고, 품이 조금 더 드는 성적증명서 위조는 조금 더 비쌌습니다.

[증명서 위조업체 : "졸업증명서는 40이고요. 성적증명서 55인데요. 두 가지 하시면 80에 해드려요. 포토샵을 이용해서 하죠."]

이 가운데 2곳에 실제 제작을 맡겨봤습니다.

졸업증명서는 3시간만에 완성본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성적증명서 위조의 경우엔 견본을 받기까지만 만 하루가 걸렸습니다.

제작을 서둘러 달라고 하자, 갑자기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100만 원을 더 요구합니다.

그리고, 잔금을 주지 않자, 이 업체는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결국, 이렇게 해서, 취재진은 견본을 포함해 위조된 증명서 5장을 확보했습니다.

화면에 졸업증명서 두 장이 떠 있는데요.

왼쪽과 오른쪽, 어떤 게 진짤까요?

대학 로고도, 총장 직인도, 심지어 위조 여부를 가리기 위한 문서확인번호까지 다 들어가 있습니다.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면 이름과 생년월일의 위치 정돕니다.

이 가운데 진짜는 오른쪽입니다.

진본을 알고 보면 구분은 가능한 수준인 겁니다.

하지만, 견본만 확보한 성적증명서의 경우엔 훨씬 더 정교합니다.

왼쪽이 가짜, 오른쪽인 진짭니다.

'위조'라는 글씨만 없다면, 어떤 게 진짠지 구분이 안됩니다.

심지어, 기본 비용에 100만 원만 더 주면, 진위를 식별하는 문서확인번호까지 만들어주겠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결국, 발급 기관에 직접 조회해 봐야 진위를 알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일부 기업이나 학원에선 증빙서류에 대한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직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업 인사담당자/음성변조 : "저희가 위조냐 아니냐에 대한 것 자체를 그 학번이나 학위번호나 이런 걸 통해서 보고 있지는 않고요."]

[교육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도장까지 다 찍혀있는 거라서 따로 저희가 그외에 그 분의 학력에 대해서 더 조사를 하거나 이런 건 없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선 젊은 여성 한 명이 외국 유명 대학의 졸업장을 위조해 대학원을 다니다가 7달 만에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직원/음성변조 : "졸업증명서를 위조를 해서 제출했기 때문에 저희가 확인을 못했고, 담당 직원이 확인을 했는데 조금 실수가 있었죠."]

또다른 문제는 이런 불법 행위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2019년의 경우, 문서 위변조범 검거율은 85%.

특히, 아예 범죄조직을 소탕한 건 0.6%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처벌도 미약합니다.

[박찬성/변호사 : "벌금형이나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은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는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종이나 전자파일 대신, 공인인증서처럼 증명서를 통합 검증할 수 있는 공적검증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그래픽:이미경·한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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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네트워크] 3시간이면 뚝딱…온라인서 판치는 ‘위조 증명서’
    • 입력 2021-06-15 19:22:59
    • 수정2021-09-03 15:30:21
    뉴스7(제주)
[앵커]

요즘 인터넷에서 졸업장부터 성적증명서부터 각종 증명서 위변조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KBS는 그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가짜 증명서 제작을 시도해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밝혀낸 불법 행위자와 업체의 이름은 있는 그대로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KBS 춘천총국 이청초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입니다.

재학증명서를 위조하는 모습인데요.

이런 일이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걸까요?

취재진이 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험을 해봤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졸업증명서 위조'라는 글자를 쓰자마자, 졸업장은 물론이고, 토익시험성적표까지 위조해준다는 광고가 수백 개씩 뜹니다.

무작위로 5곳을 골랐습니다.

졸업증명서 위조는 한 장에 40만 원이었고, 품이 조금 더 드는 성적증명서 위조는 조금 더 비쌌습니다.

[증명서 위조업체 : "졸업증명서는 40이고요. 성적증명서 55인데요. 두 가지 하시면 80에 해드려요. 포토샵을 이용해서 하죠."]

이 가운데 2곳에 실제 제작을 맡겨봤습니다.

졸업증명서는 3시간만에 완성본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성적증명서 위조의 경우엔 견본을 받기까지만 만 하루가 걸렸습니다.

제작을 서둘러 달라고 하자, 갑자기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100만 원을 더 요구합니다.

그리고, 잔금을 주지 않자, 이 업체는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결국, 이렇게 해서, 취재진은 견본을 포함해 위조된 증명서 5장을 확보했습니다.

화면에 졸업증명서 두 장이 떠 있는데요.

왼쪽과 오른쪽, 어떤 게 진짤까요?

대학 로고도, 총장 직인도, 심지어 위조 여부를 가리기 위한 문서확인번호까지 다 들어가 있습니다.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면 이름과 생년월일의 위치 정돕니다.

이 가운데 진짜는 오른쪽입니다.

진본을 알고 보면 구분은 가능한 수준인 겁니다.

하지만, 견본만 확보한 성적증명서의 경우엔 훨씬 더 정교합니다.

왼쪽이 가짜, 오른쪽인 진짭니다.

'위조'라는 글씨만 없다면, 어떤 게 진짠지 구분이 안됩니다.

심지어, 기본 비용에 100만 원만 더 주면, 진위를 식별하는 문서확인번호까지 만들어주겠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결국, 발급 기관에 직접 조회해 봐야 진위를 알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일부 기업이나 학원에선 증빙서류에 대한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직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업 인사담당자/음성변조 : "저희가 위조냐 아니냐에 대한 것 자체를 그 학번이나 학위번호나 이런 걸 통해서 보고 있지는 않고요."]

[교육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도장까지 다 찍혀있는 거라서 따로 저희가 그외에 그 분의 학력에 대해서 더 조사를 하거나 이런 건 없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선 젊은 여성 한 명이 외국 유명 대학의 졸업장을 위조해 대학원을 다니다가 7달 만에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직원/음성변조 : "졸업증명서를 위조를 해서 제출했기 때문에 저희가 확인을 못했고, 담당 직원이 확인을 했는데 조금 실수가 있었죠."]

또다른 문제는 이런 불법 행위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2019년의 경우, 문서 위변조범 검거율은 85%.

특히, 아예 범죄조직을 소탕한 건 0.6%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처벌도 미약합니다.

[박찬성/변호사 : "벌금형이나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은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는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종이나 전자파일 대신, 공인인증서처럼 증명서를 통합 검증할 수 있는 공적검증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그래픽:이미경·한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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