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대신 손품 ‘비대면 복덕방’…혁신? 갈등?

입력 2021.06.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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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국토부가 부동산플랫폼이나 SNS상에서 부동산 허위·과장 광고 779건을 적발했습니다. 이 가운데 허위 매물인 경우나 가격과 사진 등을 거짓으로 올린 경우 등 부당한 광고 금지를 위반한 게 304건이었습니다. 40% 가까이나 됩니다.

국내 1위 부동산 광고플랫폼이 허위매물을 없애겠다며 ‘비대면 복덕방’, ‘온택트 임장’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도에 기대는 물론 우려도 나오는데요.

부동산 중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아파트 매물 동·호수 공개…허위 매물 없어질까

해당 플랫폼은 우선 아파트 매물의 동·호수를 정확히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는 공인중개사들이 정확한 동·호수를 공개하지 않고 고층과 저층 등으로만 표기해서 매물 위치를 중요 정보로 독점하고 있었는데요.

위치를 정확히 공개하고 이용자가 3D로 해당 매물의 전망이나 일조량 등을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매물을 클릭하면 내부를 VR로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발품 팔아 일일이 직접 가던 것과 달리 이용자들이 손쉽게 매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단 겁니다.

사진 제공: 직방사진 제공: 직방

■ 중개업 진출?…플랫폼은 아니라지만 업계 반발 우려도

원룸과 오피스텔 정보 제공 앱으로 시작한 해당 플랫폼은 이제 아파트 중개로도 발을 넓히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비대면 중개를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매도자가 플랫폼을 통해 매물을 내놓겠다고 신청하면 회사가 제휴 공인중개사를 연결하게 됩니다.

이후 공인중개사가 직접 매물을 촬영해 올리기 때문에 허위 매물이 없어지고,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앱을 통한 광범위한 홍보 효과가 있을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플랫폼이 공인중개사로 구성된 ‘온택트 파트너스 중개법인’을 자회사로 설립한 데 대해 실제 중개업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직방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보증보험 책임 등을 포함해 공인중개사와 계약을 맺기 위해 중개법인을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중개 플랫폼의 이용료는 중개 수수료의 절반으로 결정됐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내는 중개수수료의 변동은 없지만,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공인중개사의 경우에는 몫이 반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존 개업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추후 파트너십 규모가 커지면 부동산 중개 시장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즉각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직방이 파트너십을 거론하지만 사실상 자회사를 통해 중개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골목상권에 해당하는 전국 대다수의 중개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협회는 추후 직방의 영업 행태를 관찰하고 회원들의 피해 사례들을 살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르면 7월 말부터 시작되는 ‘비대면 복덕방’이 혁신의 신호탄이 될지, 갈등의 씨앗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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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품 대신 손품 ‘비대면 복덕방’…혁신? 갈등?
    • 입력 2021-06-16 08:00:24
    취재K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국토부가 부동산플랫폼이나 SNS상에서 부동산 허위·과장 광고 779건을 적발했습니다. 이 가운데 허위 매물인 경우나 가격과 사진 등을 거짓으로 올린 경우 등 부당한 광고 금지를 위반한 게 304건이었습니다. 40% 가까이나 됩니다.

국내 1위 부동산 광고플랫폼이 허위매물을 없애겠다며 ‘비대면 복덕방’, ‘온택트 임장’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도에 기대는 물론 우려도 나오는데요.

부동산 중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아파트 매물 동·호수 공개…허위 매물 없어질까

해당 플랫폼은 우선 아파트 매물의 동·호수를 정확히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는 공인중개사들이 정확한 동·호수를 공개하지 않고 고층과 저층 등으로만 표기해서 매물 위치를 중요 정보로 독점하고 있었는데요.

위치를 정확히 공개하고 이용자가 3D로 해당 매물의 전망이나 일조량 등을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매물을 클릭하면 내부를 VR로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발품 팔아 일일이 직접 가던 것과 달리 이용자들이 손쉽게 매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단 겁니다.

사진 제공: 직방
■ 중개업 진출?…플랫폼은 아니라지만 업계 반발 우려도

원룸과 오피스텔 정보 제공 앱으로 시작한 해당 플랫폼은 이제 아파트 중개로도 발을 넓히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비대면 중개를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매도자가 플랫폼을 통해 매물을 내놓겠다고 신청하면 회사가 제휴 공인중개사를 연결하게 됩니다.

이후 공인중개사가 직접 매물을 촬영해 올리기 때문에 허위 매물이 없어지고,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앱을 통한 광범위한 홍보 효과가 있을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플랫폼이 공인중개사로 구성된 ‘온택트 파트너스 중개법인’을 자회사로 설립한 데 대해 실제 중개업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직방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보증보험 책임 등을 포함해 공인중개사와 계약을 맺기 위해 중개법인을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중개 플랫폼의 이용료는 중개 수수료의 절반으로 결정됐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내는 중개수수료의 변동은 없지만,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공인중개사의 경우에는 몫이 반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존 개업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추후 파트너십 규모가 커지면 부동산 중개 시장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즉각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직방이 파트너십을 거론하지만 사실상 자회사를 통해 중개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골목상권에 해당하는 전국 대다수의 중개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협회는 추후 직방의 영업 행태를 관찰하고 회원들의 피해 사례들을 살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르면 7월 말부터 시작되는 ‘비대면 복덕방’이 혁신의 신호탄이 될지, 갈등의 씨앗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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