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70% “코로나19 백신접종 안 했다”…이상반응 우려·정보 부족

입력 2021.06.16 (11:24) 수정 2021.06.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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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주요 역사 노숙인 가운데 7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은 오늘(16일)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접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서울역과 용산역, 시청역 등 서울 시내 주요 공공역사에서 노숙인 1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0.3%(71명)가 1차 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대상자의 43.7%는 '접종 후 이상 반응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 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고, 33.8%는 '백신 예방 접종에 관한 정보가 부족해서'라고 답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결국 '거리'라는 극도로 열악한 거처 환경과 백신에 관한 정보 접근의 제약이 결과적으로 접종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한 조건'에 대한 질문에는 조사대상자의 절반가량인 46.5%는 '접종 후 상당 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꼽았습니다.

이어 '백신 접종과 관련한 상세한 안내와 정보 제공' 이 19.8%, '이상 반응 발생 시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13.9%로 나타났습니다.

홈리스행동은 "'접종 전 정보 접근'과 '접종 후 사후관리(예측 가능성)'의 문제는 거리 노숙인의 백신 접종률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노숙인 지원기관으로의 접근성을 낮추는 조치를 중단하고, 노숙인들에게 보건 전문가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접종 후 사후관리'가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백신 접종과 주거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상 반응 발생 시 곧바로 인근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홈리스행동은 거리 노숙인의 현실을 고려해 별도의 접종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며, 미국 CDC(질병예방통제센터) 지침을 참고해 이동식 접종, 다양한 홍보전략, 설명회 개최, 선불 전화카드나 휴대전화 제공 등 백신 접근성 보장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거리 노숙인 김대관 씨는 "TV 뉴스를 통해 들어보니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다거나, 접종하고 나서 다른 병과 관련해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 접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보통 사람들의 경우 접종한 다음 병원이나 보건소, 집에서 안전하게 쉴 수 있겠지만 거리 노숙인은 그렇게 못 한다"며 "접종에 대한 제 두려움을 해결해줄 정보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리 노숙인이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쉴 수 있는 곳도 마련해줬으면 한다"며 "그래야 우리도 안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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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인 70% “코로나19 백신접종 안 했다”…이상반응 우려·정보 부족
    • 입력 2021-06-16 11:24:11
    • 수정2021-06-16 14:31:37
    사회
서울 시내 주요 역사 노숙인 가운데 7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은 오늘(16일)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접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서울역과 용산역, 시청역 등 서울 시내 주요 공공역사에서 노숙인 1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0.3%(71명)가 1차 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대상자의 43.7%는 '접종 후 이상 반응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 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고, 33.8%는 '백신 예방 접종에 관한 정보가 부족해서'라고 답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결국 '거리'라는 극도로 열악한 거처 환경과 백신에 관한 정보 접근의 제약이 결과적으로 접종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한 조건'에 대한 질문에는 조사대상자의 절반가량인 46.5%는 '접종 후 상당 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꼽았습니다.

이어 '백신 접종과 관련한 상세한 안내와 정보 제공' 이 19.8%, '이상 반응 발생 시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13.9%로 나타났습니다.

홈리스행동은 "'접종 전 정보 접근'과 '접종 후 사후관리(예측 가능성)'의 문제는 거리 노숙인의 백신 접종률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노숙인 지원기관으로의 접근성을 낮추는 조치를 중단하고, 노숙인들에게 보건 전문가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접종 후 사후관리'가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백신 접종과 주거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상 반응 발생 시 곧바로 인근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홈리스행동은 거리 노숙인의 현실을 고려해 별도의 접종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며, 미국 CDC(질병예방통제센터) 지침을 참고해 이동식 접종, 다양한 홍보전략, 설명회 개최, 선불 전화카드나 휴대전화 제공 등 백신 접근성 보장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거리 노숙인 김대관 씨는 "TV 뉴스를 통해 들어보니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다거나, 접종하고 나서 다른 병과 관련해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 접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보통 사람들의 경우 접종한 다음 병원이나 보건소, 집에서 안전하게 쉴 수 있겠지만 거리 노숙인은 그렇게 못 한다"며 "접종에 대한 제 두려움을 해결해줄 정보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리 노숙인이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쉴 수 있는 곳도 마련해줬으면 한다"며 "그래야 우리도 안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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