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연기 약장수’ 논쟁…“약 팔겠다” “부질 없는 논란”

입력 2021.06.16 (11:55) 수정 2021.06.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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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흥행을 위한 '대선 경선 연기론'을 '가짜 약 장수'라고 비판한 후 대선 주자 캠프 사이에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낙연 측 윤영찬 "약 팔아보겠다"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돕고 있는 윤영찬 의원은 오늘(16일) 민주당 의원 전원이 소속돼 있는 SNS 단체방 올린 입장문에서 "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의원들의 의견을 '가짜 약을 팔고 있다'고 한 것은 의원들의 건강한 토론 자체조차 봉쇄하겠다는 폐쇄적 인식"이라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의원은 다만 "이왕 이렇게 된 것, 어제 초선 모임에서 주장했던 내용으로 약을 팔아보겠다"며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의원님들께서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영찬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방식의 후보자 간 토론을 도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후보자들이 각각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현실에서 토론을 하고, 당원 투표와 실시간 시청자 투표를 합산해 탈락자를 가리는 방식 등을 제안했습니다.

해당 글에 오영환 의원과 허영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오영훈 의원도 오늘 민주당 송영길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과도한 표현"이라고 지적했고,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당의 수많은 동료와 당원 동지들을 인간 쓰레기 취급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충정을 무시하고 폄훼해도 되나"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 이재명 측 안민석 "경선 연기 논란, 부질 없어"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성공포럼 고문인 안민석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경선 연기 논란이 지금 민주당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매우 의문"이라며 "경선 연기 논란은 우리들만의 칙칙한 골방 이슈일 뿐 부질 없는 논란"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 의원은 "누구나 뻔히 알 듯 경선 연기 또는 연기 반대의 주장은 후보 간의 득실을 깔고 있다. 뒤쫓는 후보에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경선 연기가 경선 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대선 승리를 담보하는 조건도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대 대선 당시 후발주자였던 박원순, 안희정 후보가 경선 연기를 주장했고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후보는 경선 연기를 반대했던 과거 사례를 들었습니다.

안 의원은 또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상대 당보다 먼저 후보로 결정돼 대통령이 됐고, 문재인 후보는 홍준표 후보보다 사흘 일찍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영호남 교수·지식인' 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한 이들은 오늘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에 규정된 9월 경선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저버리는 건 구태의 정치"라며 원칙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회견문에는 모두 16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 이재명 "가짜 약장수가 묘기 부려" 박용진 "원칙대로 가자"

이재명 지사는 어제(15일) 지지 모임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행 당헌대로 오는 9월 당내 경선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지사는 특히 흥행을 위한 경선 연기론에 대해 "한때 가짜 약장수가 희귀한 묘기를 부리거나 평소 못 보던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둔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기가 있었다"며 "이제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며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지사 핵심 측근인 조정식 의원도 어제 페이스북에서 "이미 우리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원칙을 바꿔 후보를 낸) 후과를 톡톡히 겪었다"며 "일부의 당심으로 민심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필패의 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오늘(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때늦은 경선연기 이야기는 국민들 보시기에 그저 후보자들 사이의 유불리 논쟁에 불과하다"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해진 원칙대로 가자"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소위 대세론이 '안방 대세론'으로 확인된 시점에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새로운 인물,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역전극이 벌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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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6-16 16: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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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측 윤영찬 "약 팔아보겠다"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돕고 있는 윤영찬 의원은 오늘(16일) 민주당 의원 전원이 소속돼 있는 SNS 단체방 올린 입장문에서 "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의원들의 의견을 '가짜 약을 팔고 있다'고 한 것은 의원들의 건강한 토론 자체조차 봉쇄하겠다는 폐쇄적 인식"이라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의원은 다만 "이왕 이렇게 된 것, 어제 초선 모임에서 주장했던 내용으로 약을 팔아보겠다"며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의원님들께서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영찬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방식의 후보자 간 토론을 도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후보자들이 각각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현실에서 토론을 하고, 당원 투표와 실시간 시청자 투표를 합산해 탈락자를 가리는 방식 등을 제안했습니다.

해당 글에 오영환 의원과 허영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오영훈 의원도 오늘 민주당 송영길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과도한 표현"이라고 지적했고,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당의 수많은 동료와 당원 동지들을 인간 쓰레기 취급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충정을 무시하고 폄훼해도 되나"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 이재명 측 안민석 "경선 연기 논란, 부질 없어"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성공포럼 고문인 안민석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경선 연기 논란이 지금 민주당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매우 의문"이라며 "경선 연기 논란은 우리들만의 칙칙한 골방 이슈일 뿐 부질 없는 논란"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 의원은 "누구나 뻔히 알 듯 경선 연기 또는 연기 반대의 주장은 후보 간의 득실을 깔고 있다. 뒤쫓는 후보에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경선 연기가 경선 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대선 승리를 담보하는 조건도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대 대선 당시 후발주자였던 박원순, 안희정 후보가 경선 연기를 주장했고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후보는 경선 연기를 반대했던 과거 사례를 들었습니다.

안 의원은 또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상대 당보다 먼저 후보로 결정돼 대통령이 됐고, 문재인 후보는 홍준표 후보보다 사흘 일찍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영호남 교수·지식인' 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한 이들은 오늘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에 규정된 9월 경선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저버리는 건 구태의 정치"라며 원칙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회견문에는 모두 16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 이재명 "가짜 약장수가 묘기 부려" 박용진 "원칙대로 가자"

이재명 지사는 어제(15일) 지지 모임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행 당헌대로 오는 9월 당내 경선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지사는 특히 흥행을 위한 경선 연기론에 대해 "한때 가짜 약장수가 희귀한 묘기를 부리거나 평소 못 보던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둔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기가 있었다"며 "이제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며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지사 핵심 측근인 조정식 의원도 어제 페이스북에서 "이미 우리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원칙을 바꿔 후보를 낸) 후과를 톡톡히 겪었다"며 "일부의 당심으로 민심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필패의 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오늘(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때늦은 경선연기 이야기는 국민들 보시기에 그저 후보자들 사이의 유불리 논쟁에 불과하다"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해진 원칙대로 가자"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소위 대세론이 '안방 대세론'으로 확인된 시점에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새로운 인물,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역전극이 벌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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