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재단이 ‘인사’ 하라며 ‘상품권’에 ‘팥빵’ 배송 요구”…“사실과 달라”

입력 2021.06.16 (14:29) 수정 2021.06.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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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 오전, 김민주 씨와 전국돌봄노조가 불교총지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오늘(16일) 오전, 김민주 씨와 전국돌봄노조가 불교총지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오늘(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불교 총지종 앞에선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 불교재단에서 근무했던 김민주 씨가 '직장 갑질'을 당했다며 피해 사례를 조목조목 밝혔는데요.

종교재단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김 씨가 기자회견까지 한 걸까요?

■ "'인사'하라며 백화점 상품권 요구"

김민주 씨는 지난해 7월부터 불교총지종 사회복지재단 소속의 키움센터에서 센터장으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근무를 시작한 지 두 달 뒤쯤, 추석을 앞두고 김 씨는 사회복지재단의 B 과장에게서 이상한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B 과장이 김 씨에게 '인사하는 것을 배우지 않았느냐'고 불쑥 물었다는 겁니다.

김 씨가 B 과장에게 어떻게 인사해야 하는지를 되묻자, B 과장은 재단 수탁 센터 중 하나인 모 어린이집 원장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집 원장에게 '인사'의 의미가 뭐냐고 물었더니 '신세계 상품권을 과장, 이사, 총무원장에게 준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김 씨는 신세계 상품권 70만 원어치를 구매한 뒤 봉투 3개에 나눠 담아 B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올해 설에도 같은 방식의 상납이 이뤄졌다."라며 "법인 인사 비용 명목으로 각 시설당 20만 원 정도씩을 모아 상품권, 화분, 과일을 구매해 B 과장에게 전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 "택배로 B 과장 누나에게 팥빵 보내라고 요구"

지난해 11월 25일엔 택배로 '빵 배송'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B 과장이 자신의 누나에게 팥빵을 보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김 씨는 "B 과장이 카톡으로 부산에 있는 자신의 누나에게 팥빵을 보내라고 주소까지 보냈다."라며 "B 과장의 누나를 알지도 못한다. 당황스러웠고 굉장히 모욕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톡을 받은 김 씨는 어쩔 수 없이 3만 5천 원 상당의 팥빵을 부산에 택배로 보냈습니다.

김 씨는 이뿐 아니라, 불교재단 측이 CCTV로 자신을 감시했고 이전 직장 등에 전화를 걸어 뒤를 캤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갑질 문제를 제기하자 '이것도 평가다', '곧 인사평가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김 씨는 채용 공고에 계약직이라는 명시도 없었는데 최근 재계약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불교총지종 "상품권, 받자마자 기부금 처리"

불교총지종은 '갑질 의혹'에 선을 그었습니다. 먼저, 상품권은 개인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기부금 형태로 받은 것이고, 받자마자 기부금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불교총지종 관계자는 "불교총지종에서 명절 때 수탁기관 센터장들에게 상품권 10만 원을 주는데, 이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로 센터장들이 모아서 (재단에 상품권을) 준 것이다."라며 "(김 센터장이 준 부분은) 입금 조치하기로 해 김 센터장에게 계좌 번호를 문의해둔 상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팥빵 부산 택배 배송 요구는, 김 씨가 B 과장에게 계속 (팥빵을) 보낸다고 하길래 그럴 거면 누나에게 보내라고 한 것이었다."라며 "관련해서 즉시 계좌로 입금 조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김 씨의 전 직장 등에 전화를 걸어 뒤를 캔 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의 문제 제기 때문에 재계약을 안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부인했습니다.

불교총지종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 공고에 정규직이라고 공고한 사실이 없다.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근로계약 기간은 1년이 타당하다."라며 김 씨에게 재계약을 하자고 대화를 요청해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건데요. 김민주 씨는 불교 재단의 향후 대응을 본 뒤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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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재단이 ‘인사’ 하라며 ‘상품권’에 ‘팥빵’ 배송 요구”…“사실과 달라”
    • 입력 2021-06-16 14:29:30
    • 수정2021-06-16 14:45:43
    취재K
오늘(16일) 오전, 김민주 씨와 전국돌봄노조가 불교총지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오늘(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불교 총지종 앞에선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 불교재단에서 근무했던 김민주 씨가 '직장 갑질'을 당했다며 피해 사례를 조목조목 밝혔는데요.

종교재단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김 씨가 기자회견까지 한 걸까요?

■ "'인사'하라며 백화점 상품권 요구"

김민주 씨는 지난해 7월부터 불교총지종 사회복지재단 소속의 키움센터에서 센터장으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근무를 시작한 지 두 달 뒤쯤, 추석을 앞두고 김 씨는 사회복지재단의 B 과장에게서 이상한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B 과장이 김 씨에게 '인사하는 것을 배우지 않았느냐'고 불쑥 물었다는 겁니다.

김 씨가 B 과장에게 어떻게 인사해야 하는지를 되묻자, B 과장은 재단 수탁 센터 중 하나인 모 어린이집 원장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집 원장에게 '인사'의 의미가 뭐냐고 물었더니 '신세계 상품권을 과장, 이사, 총무원장에게 준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김 씨는 신세계 상품권 70만 원어치를 구매한 뒤 봉투 3개에 나눠 담아 B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올해 설에도 같은 방식의 상납이 이뤄졌다."라며 "법인 인사 비용 명목으로 각 시설당 20만 원 정도씩을 모아 상품권, 화분, 과일을 구매해 B 과장에게 전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 "택배로 B 과장 누나에게 팥빵 보내라고 요구"

지난해 11월 25일엔 택배로 '빵 배송'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B 과장이 자신의 누나에게 팥빵을 보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김 씨는 "B 과장이 카톡으로 부산에 있는 자신의 누나에게 팥빵을 보내라고 주소까지 보냈다."라며 "B 과장의 누나를 알지도 못한다. 당황스러웠고 굉장히 모욕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톡을 받은 김 씨는 어쩔 수 없이 3만 5천 원 상당의 팥빵을 부산에 택배로 보냈습니다.

김 씨는 이뿐 아니라, 불교재단 측이 CCTV로 자신을 감시했고 이전 직장 등에 전화를 걸어 뒤를 캤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갑질 문제를 제기하자 '이것도 평가다', '곧 인사평가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김 씨는 채용 공고에 계약직이라는 명시도 없었는데 최근 재계약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불교총지종 "상품권, 받자마자 기부금 처리"

불교총지종은 '갑질 의혹'에 선을 그었습니다. 먼저, 상품권은 개인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기부금 형태로 받은 것이고, 받자마자 기부금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불교총지종 관계자는 "불교총지종에서 명절 때 수탁기관 센터장들에게 상품권 10만 원을 주는데, 이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로 센터장들이 모아서 (재단에 상품권을) 준 것이다."라며 "(김 센터장이 준 부분은) 입금 조치하기로 해 김 센터장에게 계좌 번호를 문의해둔 상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팥빵 부산 택배 배송 요구는, 김 씨가 B 과장에게 계속 (팥빵을) 보낸다고 하길래 그럴 거면 누나에게 보내라고 한 것이었다."라며 "관련해서 즉시 계좌로 입금 조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김 씨의 전 직장 등에 전화를 걸어 뒤를 캔 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의 문제 제기 때문에 재계약을 안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부인했습니다.

불교총지종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 공고에 정규직이라고 공고한 사실이 없다.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근로계약 기간은 1년이 타당하다."라며 김 씨에게 재계약을 하자고 대화를 요청해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건데요. 김민주 씨는 불교 재단의 향후 대응을 본 뒤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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