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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팀장] 사고 뒤 아무도 없었다…도주에 블랙박스까지 조작
입력 2021.06.16 (19:29) 수정 2021.06.16 (19:54) 뉴스7(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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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는 사건팀장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오늘은 어떤 사건 들고 나오셨나요?

[기자]

네, 동승자를 태우고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한 30대 남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으니 덜컥 겁이 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이 남성, 사고를 내자마자 동승자들과 함께 그대로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과속한 사실을 숨기려고 운전한 차량 블랙박스까지 조작을 했습니다.

오늘은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인 남성과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앵커]

차를 몰다 사고를 냈다면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옮기고 또 2차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수습을 하는 게 먼저일 텐데, 자세한 사건 경위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사고가 난 건 지난 2018년 5월 밤 10시쯤이었습니다.

대학 교직원이던 37살 김 모 씨는 아산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차에는 동료 직원과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원생을 태웠습니다.

그리고 편도 2차로에서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달리다가 중앙선을 넘어 차량 조수석 앞부분으로 가로등과 가로수를 연달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함께 탄 대학원생은 전치 5주의 골절상을 입었고요.

동료 직원은 치아가 손상되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부상 정도를 봐도 아시겠지만 꽤 큰 사고였고요,

파손된 차량 파편이 도로에 어지럽게 뿌려졌습니다.

가로수도 도로 위로 쓰러져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김 씨 일행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견인차 기사에게 뒤처리를 부탁하고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앵커]

교직원 신분인 김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이 들통날까 봐 겁이 났던 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사고 당시 동료 직원은 코피를 흘리는 정도의 상태였고 대학원생은 특별한 외상이 없었습니다.

김 씨는 이들을 데리고 택시를 탄 뒤 병원이 아닌 대학원생의 자취방으로 이동했고 여기에서 1시간 정도 머물다가 동승자들의 상처가 부어오르는 등 심상치 않자 그제야 함께 병원으로 갔습니다.

동승자였던 대학원생도 이후 법정 진술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알려져 논문이 통과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운전했던 김 씨는 처벌이 두려워서, 동승자는 논문이 통과되지 않을까 봐 사고를 은폐했다는 건데….

차량 블랙박스까지 조작했다는 건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네, 술을 마시고 과속까지 하다 사고를 낸 김 씨는 과속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고 사흘 뒤 지인을 찾아갔습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 조작을 부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해당 블랙박스에는 속도계가 반사돼서 운전석 앞 유리에 비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이 부분을 삭제해 편집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김 씨 지인은 부탁대로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했고 김 씨는 조작한 영상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앵커]

이런 일을 꾸민 김 씨,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기자]

네, 검찰은 김 씨를 도주치상과 사고 후 미조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했는데 1심 법원은 도주치상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동승자들이 사고 당시 정신을 잃거나 특별한 외상을 입지 않았고 김 씨와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는 이유였습니다.

1심 법원은 사고 후 미조치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했고 김 씨는 항소했습니다.

사고 수습을 하지 않았던 건 동승자들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또 편집한 블랙박스 영상은 사본이고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과속한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유죄로 판단된 다른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최근 항소심 판결이 나왔죠?

김 씨 주장이 받아들여 졌나요?

[기자]

'혹 떼려다 혹 붙였다'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항소심은 오히려 1심에서 무죄로 인정한 도주치상 혐의 대신에 도주차량 혐의에 포함돼 있던 치상죄를 적용했습니다.

김 씨가 음주운전을 숨기려고 동승자들을 구호한다는 변명 아래 사고현장을 이탈했다고 본 겁니다.

사고 당시 동승자들이 스스로 병원에 가기 어려운 상태도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함께 탔던 대학원생은 법정에서 김 씨가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을까 봐 겁이 났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사고 후 미조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고요.

또 김 씨가 수사기관에 블랙박스 원본을 분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조작된 사본을 제출한 점, 사고 당시 과속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객관적 자료인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한 점을 이유로 증거인멸교사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1심보다 가중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 [사건팀장] 사고 뒤 아무도 없었다…도주에 블랙박스까지 조작
    • 입력 2021-06-16 19:29:45
    • 수정2021-06-16 19:54:08
    뉴스7(대전)
[앵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는 사건팀장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오늘은 어떤 사건 들고 나오셨나요?

[기자]

네, 동승자를 태우고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한 30대 남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으니 덜컥 겁이 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이 남성, 사고를 내자마자 동승자들과 함께 그대로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과속한 사실을 숨기려고 운전한 차량 블랙박스까지 조작을 했습니다.

오늘은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인 남성과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앵커]

차를 몰다 사고를 냈다면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옮기고 또 2차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수습을 하는 게 먼저일 텐데, 자세한 사건 경위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사고가 난 건 지난 2018년 5월 밤 10시쯤이었습니다.

대학 교직원이던 37살 김 모 씨는 아산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차에는 동료 직원과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원생을 태웠습니다.

그리고 편도 2차로에서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달리다가 중앙선을 넘어 차량 조수석 앞부분으로 가로등과 가로수를 연달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함께 탄 대학원생은 전치 5주의 골절상을 입었고요.

동료 직원은 치아가 손상되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부상 정도를 봐도 아시겠지만 꽤 큰 사고였고요,

파손된 차량 파편이 도로에 어지럽게 뿌려졌습니다.

가로수도 도로 위로 쓰러져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김 씨 일행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견인차 기사에게 뒤처리를 부탁하고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앵커]

교직원 신분인 김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이 들통날까 봐 겁이 났던 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사고 당시 동료 직원은 코피를 흘리는 정도의 상태였고 대학원생은 특별한 외상이 없었습니다.

김 씨는 이들을 데리고 택시를 탄 뒤 병원이 아닌 대학원생의 자취방으로 이동했고 여기에서 1시간 정도 머물다가 동승자들의 상처가 부어오르는 등 심상치 않자 그제야 함께 병원으로 갔습니다.

동승자였던 대학원생도 이후 법정 진술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알려져 논문이 통과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운전했던 김 씨는 처벌이 두려워서, 동승자는 논문이 통과되지 않을까 봐 사고를 은폐했다는 건데….

차량 블랙박스까지 조작했다는 건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네, 술을 마시고 과속까지 하다 사고를 낸 김 씨는 과속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고 사흘 뒤 지인을 찾아갔습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 조작을 부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해당 블랙박스에는 속도계가 반사돼서 운전석 앞 유리에 비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이 부분을 삭제해 편집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김 씨 지인은 부탁대로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했고 김 씨는 조작한 영상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앵커]

이런 일을 꾸민 김 씨,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기자]

네, 검찰은 김 씨를 도주치상과 사고 후 미조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했는데 1심 법원은 도주치상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동승자들이 사고 당시 정신을 잃거나 특별한 외상을 입지 않았고 김 씨와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는 이유였습니다.

1심 법원은 사고 후 미조치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했고 김 씨는 항소했습니다.

사고 수습을 하지 않았던 건 동승자들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또 편집한 블랙박스 영상은 사본이고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과속한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유죄로 판단된 다른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최근 항소심 판결이 나왔죠?

김 씨 주장이 받아들여 졌나요?

[기자]

'혹 떼려다 혹 붙였다'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항소심은 오히려 1심에서 무죄로 인정한 도주치상 혐의 대신에 도주차량 혐의에 포함돼 있던 치상죄를 적용했습니다.

김 씨가 음주운전을 숨기려고 동승자들을 구호한다는 변명 아래 사고현장을 이탈했다고 본 겁니다.

사고 당시 동승자들이 스스로 병원에 가기 어려운 상태도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함께 탔던 대학원생은 법정에서 김 씨가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을까 봐 겁이 났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사고 후 미조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고요.

또 김 씨가 수사기관에 블랙박스 원본을 분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조작된 사본을 제출한 점, 사고 당시 과속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객관적 자료인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한 점을 이유로 증거인멸교사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1심보다 가중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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