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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에 피해 사실 없어 가해자 무죄”…軍 성인지 감수성 실태는?
입력 2021.06.16 (21:36) 수정 2021.06.16 (22:04)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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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하 여군에게 '물 속으로 들어오라며 팔목과 어깨를 잡고, 자신에게 업히라며 팔을 잡았다'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한 육군 소령의 공소사실입니다.

1심 군사법원은 유죄로 봤지만 고등군사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성별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런 접촉을 추행이라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성추행이 맞다며 유죄 취지로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군사법원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성인지 감수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인데, 그동안 군 성추행 범죄에 대해 군의 수사와 재판 절차는 공정하고 엄격했는지, 신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에도 군사법원 성추행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양손으로 부하 여군 손을 잡고 손등을 10초가량 문지른 해군 소령 사건.

군사법원 1·2심은 성적 자유를 침해할 정도는 아니라며 죄가 없다고 했는데, 대법원은 명백히 추행행위라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구체적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된 겁니다.

이런 관점으로 군사법원의 과거 성범죄 판결들을 살펴보면, 선뜻 납득이 어려운 무죄 판결도 있습니다.

2014년 같은 부대 20대 여군을 상대로 10여 차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으며 귓속말을 한 육군 소령.

또 다른 날은 노래방에서 허리를 감싸 안고 아랫배와 엉덩이도 만졌다는 게 피해자 진술입니다.

장기 심사를 앞둔 피해자에게 평정을 잘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군사법원 1심에선 징역 2년이 나왔다 2심은 무죄로 뒤집혔는데, 무죄 이유 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수첩에 추행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고, 당시 노래방 흥겨운 장면들이 담긴 사진 등을 종합했을 때 성추행은 아니"라는 겁니다.

[김정민/변호사/군 법무관 출신 : "대법원도 계속해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써 가면서 하급심 판단들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데, 판시만 놓고 봤을 때 피해자가 납득을 하겠습니까?"]

아예 기소조차 안 된 사건들도 있습니다.

2017년 군 부대 여자 샤워장 창문 너머로 촬영을 하다 여군이 비명을 지르자 도주한 모 중령.

수사 과정에서 과거 지하철역 불법촬영을 했다고 자백하기도 했는데, 군검찰은 불기소 처리하며 명확한 이유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같은 부대 여군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는 등 5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은 모 중령도 피해자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됐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경진
  • “수첩에 피해 사실 없어 가해자 무죄”…軍 성인지 감수성 실태는?
    • 입력 2021-06-16 21:36:34
    • 수정2021-06-16 22:04:04
    뉴스 9
[앵커]

부하 여군에게 '물 속으로 들어오라며 팔목과 어깨를 잡고, 자신에게 업히라며 팔을 잡았다'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한 육군 소령의 공소사실입니다.

1심 군사법원은 유죄로 봤지만 고등군사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성별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런 접촉을 추행이라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성추행이 맞다며 유죄 취지로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군사법원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성인지 감수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인데, 그동안 군 성추행 범죄에 대해 군의 수사와 재판 절차는 공정하고 엄격했는지, 신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에도 군사법원 성추행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양손으로 부하 여군 손을 잡고 손등을 10초가량 문지른 해군 소령 사건.

군사법원 1·2심은 성적 자유를 침해할 정도는 아니라며 죄가 없다고 했는데, 대법원은 명백히 추행행위라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구체적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된 겁니다.

이런 관점으로 군사법원의 과거 성범죄 판결들을 살펴보면, 선뜻 납득이 어려운 무죄 판결도 있습니다.

2014년 같은 부대 20대 여군을 상대로 10여 차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으며 귓속말을 한 육군 소령.

또 다른 날은 노래방에서 허리를 감싸 안고 아랫배와 엉덩이도 만졌다는 게 피해자 진술입니다.

장기 심사를 앞둔 피해자에게 평정을 잘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군사법원 1심에선 징역 2년이 나왔다 2심은 무죄로 뒤집혔는데, 무죄 이유 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수첩에 추행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고, 당시 노래방 흥겨운 장면들이 담긴 사진 등을 종합했을 때 성추행은 아니"라는 겁니다.

[김정민/변호사/군 법무관 출신 : "대법원도 계속해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써 가면서 하급심 판단들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데, 판시만 놓고 봤을 때 피해자가 납득을 하겠습니까?"]

아예 기소조차 안 된 사건들도 있습니다.

2017년 군 부대 여자 샤워장 창문 너머로 촬영을 하다 여군이 비명을 지르자 도주한 모 중령.

수사 과정에서 과거 지하철역 불법촬영을 했다고 자백하기도 했는데, 군검찰은 불기소 처리하며 명확한 이유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같은 부대 여군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는 등 5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은 모 중령도 피해자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됐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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