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백신’ 개발한 파키스탄…접종 안하면 휴대전화 ‘정지’

입력 2021.06.1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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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안 맞으면 휴대전화 사용을 막겠다"
(파키스탄의 일부 주(州)에서 공표한 내용)

파키스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두개 주(州)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사실상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들의 백신 접종이 부진하기 때문인데, 초기 중국서 도입한 백신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됨에 따라 자체 개발 백신 브랜드 '팍백(Pak Vac)' 띄우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 "백신 미접종자, 휴대폰 못 쓰고 공무원은 승진도 못할 것"

현지 시간 16일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언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시에드 나시르 후사인 샤 정보부 장관은 최근 "백신 미접종자의 휴대전화 심(SIM) 카드가 곧 막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도, 파키스탄의 경우 신분증 등을 제출하고 구매한 선불제(혹은 후불제) 심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심 카드 사용이 막히면 전화나 데이터 사용이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파키스탄 공무원 (출처=연합뉴스)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파키스탄 공무원 (출처=연합뉴스)

앞서 신드주의 경우는 공무원들의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백신을 맞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월급 삭감과 승진 기회 박탈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신드주와 함께 북부 펀자브주도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심 카드 사용 중단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두 지역 모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떤 절차를 거쳐 심 카드를 정지시킬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펀자브주와 신드주의 인구는 각각 1억1천만명과 4천800만명으로 두 주의 인구는 파키스탄 전체 인구 2억1천만명의 70%이상을 차지합니다.

■ 음모론에 의존하는 시민들 '접종' 꺼려…자체 브랜드 백신 '팍백' 홍보까지

파키스탄의 지방정부들이 나서 이같이 '초강수'를 둔 것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률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파키스탄 국민 상당수는 과거부터 각종 백신 접종에 대해 '미국의 음모'라며 깊은 거부감을 드러내왔습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소아마비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힙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불임을 유발한다'는 등의 거짓 정보와 황당한 소문들이 떠도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중국산 시노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후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당시 언론은 총리실의 발언을 인용해 "임란 칸 총리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자가 격리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로 인해 현지에선 중국 시노팜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이에따라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해서 자체적으로 만든 '팍백' (아래 사진)을 이달 초부터 파키스탄에서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게티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파키스탄 보건 당국은 중국의 우호적인 협력에도 불구하고 '개발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홍보도 대대적으로 했지만, 어느 정도 유통되는지에 대한 통계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게티 이미지출처=게티 이미지

이런 논란 속에서 파키스탄에서 지금까지 2차 접종까지 마친 국민의 숫자는 전체 인구의 1.4% 정도인 약 300만명에 불과한 상황.

휴대폰에 필수적인 심 카드 사용을 막겠다고 당국이 발표하자, 일부 지역에선 '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가 횡행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파키스탄 중심도시인 카라치에서는 최근 백신 접종 센터 인근에서 위조된 백신 증명서를 판매하던 이들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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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체 ‘백신’ 개발한 파키스탄…접종 안하면 휴대전화 ‘정지’
    • 입력 2021-06-17 06:04:15
    취재K

"백신을 안 맞으면 휴대전화 사용을 막겠다"
(파키스탄의 일부 주(州)에서 공표한 내용)

파키스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두개 주(州)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사실상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들의 백신 접종이 부진하기 때문인데, 초기 중국서 도입한 백신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됨에 따라 자체 개발 백신 브랜드 '팍백(Pak Vac)' 띄우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 "백신 미접종자, 휴대폰 못 쓰고 공무원은 승진도 못할 것"

현지 시간 16일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언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시에드 나시르 후사인 샤 정보부 장관은 최근 "백신 미접종자의 휴대전화 심(SIM) 카드가 곧 막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도, 파키스탄의 경우 신분증 등을 제출하고 구매한 선불제(혹은 후불제) 심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심 카드 사용이 막히면 전화나 데이터 사용이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파키스탄 공무원 (출처=연합뉴스)
앞서 신드주의 경우는 공무원들의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백신을 맞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월급 삭감과 승진 기회 박탈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신드주와 함께 북부 펀자브주도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심 카드 사용 중단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두 지역 모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떤 절차를 거쳐 심 카드를 정지시킬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펀자브주와 신드주의 인구는 각각 1억1천만명과 4천800만명으로 두 주의 인구는 파키스탄 전체 인구 2억1천만명의 70%이상을 차지합니다.

■ 음모론에 의존하는 시민들 '접종' 꺼려…자체 브랜드 백신 '팍백' 홍보까지

파키스탄의 지방정부들이 나서 이같이 '초강수'를 둔 것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률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파키스탄 국민 상당수는 과거부터 각종 백신 접종에 대해 '미국의 음모'라며 깊은 거부감을 드러내왔습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소아마비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힙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불임을 유발한다'는 등의 거짓 정보와 황당한 소문들이 떠도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중국산 시노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후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당시 언론은 총리실의 발언을 인용해 "임란 칸 총리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자가 격리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로 인해 현지에선 중국 시노팜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이에따라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해서 자체적으로 만든 '팍백' (아래 사진)을 이달 초부터 파키스탄에서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게티이미지
파키스탄 보건 당국은 중국의 우호적인 협력에도 불구하고 '개발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홍보도 대대적으로 했지만, 어느 정도 유통되는지에 대한 통계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게티 이미지
이런 논란 속에서 파키스탄에서 지금까지 2차 접종까지 마친 국민의 숫자는 전체 인구의 1.4% 정도인 약 300만명에 불과한 상황.

휴대폰에 필수적인 심 카드 사용을 막겠다고 당국이 발표하자, 일부 지역에선 '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가 횡행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파키스탄 중심도시인 카라치에서는 최근 백신 접종 센터 인근에서 위조된 백신 증명서를 판매하던 이들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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