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3천원으로 접종 인증?…‘백신접종 배지’ 판매 논란
입력 2021.06.17 (07:00) 수정 2021.06.17 (07:49) 취재K
▶‘백신 접종 인증 배지’ 3천원~5천원 온라인 판매
▶‘예방접종 완료’ 등 문구 쓰여…백신 종류별 다른 디자인까지
▶‘접종 증명’ 아니지만 ‘접종해야 받는다’ 로 인식…마스크 미착용 등 악용 우려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백신 접종자에게 '백신 접종 인증 배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도 이 배지를 달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3천 원~5천 원이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입에는 아무 제한이 없습니다.

심지어 백신 종류별로 디자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인증 배지는 접종을 증명하는 용도로 쓸 수 없습니다. 정부는 '접종을 서둘러 하라'는 독려의 차원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접종을 받아야 배지를 줍니다. 배지를 달고 있으면 '접종을 했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부 지자체 등에서 나눠주고 있는 것과 유사한 디자인의 배지도 있습니다. 한 판매 사이트에는 "공식적인 인증 수단이 아니며 병원이나 상점 같은 접객을 해야 하는 곳에서 예방 접종 사실을 알리고 방문객에게 안심을 주기 위해서"라고 상품의 목적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접종 안 받은 사람이 배지 달고 공공장소에 마스크 안 쓰고 다니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업체 측은 "접종받지 않은 사람이 해당 배지를 구매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제 고객층은 간호사나 요양병원같이 환자를 마주쳐야 할 일이 많은 작업군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고 답했습니다.


■ '예방접종 완료' 문구…일상 속 혼란 위험

하지만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배지들을 살펴보면 '예방 접종 완료', 'I GOT MY COVID-19 VACCINE!' 등의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일부 업체의 배지는 질병관리청의 디자인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합니다.

몇몇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체 제작한 배지를 사용하고 있고, 지자체나 사설 기관들은 별도 배지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것도 '공인된' 배지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7월부터는 1차 접종만 완료해도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접종 완료자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도 제외됩니다. 배지가 법적인 강제성이나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시중에서 파는 '인증 배지'를 달고 음식점에 들어가 '인원제한'에서 제외되는 등 악용의 소지는 남아있습니다.

"국민께 드리는 훈장"이라는 배지가 자칫 '방역의 구멍'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종이·전자 증명서, 접종증명스티커만 입증 "…위조하면 최대 징역 10년

백신 접종 증명은 '종이·전자 증명서, 접종 증명 스티커'만 가능합니다.

현재 보건 당국은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질병관리청 COOV’란 앱을 이용해 접종 전자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앱을 깔고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거친 뒤 발급받기를 누르면 QR코드가 담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가장 많이 한 고령층의 경우 '전자 증명서'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70, 80대 이상은 자녀 명의의 휴대폰을 쓰고 있는 경우도 많아 발급이 더 힘듭니다.

접종기관에서 종이 증명서도 내주지만 갖고 다니기가 힘들고 잃어버리기도 쉽습니다. 이것마저 재발급받으려면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등에서 본인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결국 방역당국은 이달 말부터 고령층을 위해 '접종 인증 스티커'를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신분증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발급해주는데 이름과 생년월일과 접종 회차, 접종 일자 등이 기재됩니다.

접종 독려 '기념품' 차원인 배지와 달리 '증명 효력'을 갖는 스티커는 '공문서'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스티커를 위조해 판매하면 공문서 위·변조,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가 적용돼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사적 모임 제한 예외 같은 이른바 '백신 인센티브'가 늘면서, '접종자 사칭'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배지를 판매하는 건 별다른 법적 처벌 등의 근거는 없습니다. 어떻게 이용할 지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선의지에 기대야 합니다.

정부는 우선 전자 출입 명부와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 QR코드를 하나로 통합해 접종자 확인을 쉽게 하는 등 시스템 개선과 접종 진행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 3천원으로 접종 인증?…‘백신접종 배지’ 판매 논란
    • 입력 2021-06-17 07:00:22
    • 수정2021-06-17 07:49:10
    취재K
<strong>▶‘백신 접종 인증 배지’ 3천원~5천원 온라인 판매<br />▶‘예방접종 완료’ 등 문구 쓰여…백신 종류별 다른 디자인까지<br />▶‘접종 증명’ 아니지만 ‘접종해야 받는다’ 로 인식…마스크 미착용 등 악용 우려</strong>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백신 접종자에게 '백신 접종 인증 배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도 이 배지를 달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3천 원~5천 원이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입에는 아무 제한이 없습니다.

심지어 백신 종류별로 디자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인증 배지는 접종을 증명하는 용도로 쓸 수 없습니다. 정부는 '접종을 서둘러 하라'는 독려의 차원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접종을 받아야 배지를 줍니다. 배지를 달고 있으면 '접종을 했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부 지자체 등에서 나눠주고 있는 것과 유사한 디자인의 배지도 있습니다. 한 판매 사이트에는 "공식적인 인증 수단이 아니며 병원이나 상점 같은 접객을 해야 하는 곳에서 예방 접종 사실을 알리고 방문객에게 안심을 주기 위해서"라고 상품의 목적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접종 안 받은 사람이 배지 달고 공공장소에 마스크 안 쓰고 다니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업체 측은 "접종받지 않은 사람이 해당 배지를 구매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제 고객층은 간호사나 요양병원같이 환자를 마주쳐야 할 일이 많은 작업군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고 답했습니다.


■ '예방접종 완료' 문구…일상 속 혼란 위험

하지만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배지들을 살펴보면 '예방 접종 완료', 'I GOT MY COVID-19 VACCINE!' 등의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일부 업체의 배지는 질병관리청의 디자인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합니다.

몇몇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체 제작한 배지를 사용하고 있고, 지자체나 사설 기관들은 별도 배지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것도 '공인된' 배지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7월부터는 1차 접종만 완료해도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접종 완료자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도 제외됩니다. 배지가 법적인 강제성이나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시중에서 파는 '인증 배지'를 달고 음식점에 들어가 '인원제한'에서 제외되는 등 악용의 소지는 남아있습니다.

"국민께 드리는 훈장"이라는 배지가 자칫 '방역의 구멍'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종이·전자 증명서, 접종증명스티커만 입증 "…위조하면 최대 징역 10년

백신 접종 증명은 '종이·전자 증명서, 접종 증명 스티커'만 가능합니다.

현재 보건 당국은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질병관리청 COOV’란 앱을 이용해 접종 전자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앱을 깔고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거친 뒤 발급받기를 누르면 QR코드가 담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가장 많이 한 고령층의 경우 '전자 증명서'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70, 80대 이상은 자녀 명의의 휴대폰을 쓰고 있는 경우도 많아 발급이 더 힘듭니다.

접종기관에서 종이 증명서도 내주지만 갖고 다니기가 힘들고 잃어버리기도 쉽습니다. 이것마저 재발급받으려면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등에서 본인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결국 방역당국은 이달 말부터 고령층을 위해 '접종 인증 스티커'를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신분증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발급해주는데 이름과 생년월일과 접종 회차, 접종 일자 등이 기재됩니다.

접종 독려 '기념품' 차원인 배지와 달리 '증명 효력'을 갖는 스티커는 '공문서'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스티커를 위조해 판매하면 공문서 위·변조,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가 적용돼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사적 모임 제한 예외 같은 이른바 '백신 인센티브'가 늘면서, '접종자 사칭'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배지를 판매하는 건 별다른 법적 처벌 등의 근거는 없습니다. 어떻게 이용할 지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선의지에 기대야 합니다.

정부는 우선 전자 출입 명부와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 QR코드를 하나로 통합해 접종자 확인을 쉽게 하는 등 시스템 개선과 접종 진행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