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미얀마 골키퍼 난민 신청…본인 의향 존중 대응”

입력 2021.06.17 (14:27) 수정 2021.06.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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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월드컵 예선전에서 공개적으로 군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를 한 뒤 난민 지위 신청 의향을 밝힌 미얀마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에 대해 “본인 의향을 존중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오늘(1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이 지난달부터 일본 내 체류를 희망하는 미얀마인을 대상으로 최장 1년 체류를 인정하는 긴급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가토 관방장관은 이어 “해당 축구 선수에 대해서도 본인의 의향 등을 토대로 적절한 대응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해 사실상 난민 지위 신청을 받아들일 뜻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미얀마 축구 대표팀 교체 골키퍼인 피 리앤 아웅(27)은 어젯밤 귀국 항공편이 출발할 예정이던 일본 간사이(關西) 공항에서 “자발적 의지로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겠다”면서 “일본에 남아 난민 지위를 신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리앤 아웅은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東京) 인근 지바(千葉)시에서 열린 일본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당시 국가가 연주될 때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접한 태국의 민주화 운동 당시 널리 퍼졌다가 군부 쿠데타 이후에는 미얀마에서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당시 그는 세 손가락에 영어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WE NEED JUSTICE)라고 적었고,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은 미얀마 현지 SNS를 통해 확산했습니다.

리앤 아웅은 이후 온라인 인터뷰에서 “군사정권 하에서는 귀국 즉시 구금돼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 두렵다”면서 “쿠데타 직후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가 다시 국가를 운영할 때 귀국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 참여하는 미얀마 대표팀 구성은 일본에 가기 전부터 차질을 빚었습니다.

대표팀 선수 중 일부가 쿠데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예선전에 불참을 결정해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나머지는 불참을 공개적으로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수영에서는 쿠데타 항의 표시로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인 윈 텟 우(26)는 지난 4월 말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미얀마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고통을 가하는 군사 정권과 연계된 미얀마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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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7 14:27:56
    • 수정2021-06-17 14:40:48
    국제
일본 정부가 월드컵 예선전에서 공개적으로 군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를 한 뒤 난민 지위 신청 의향을 밝힌 미얀마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에 대해 “본인 의향을 존중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오늘(1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이 지난달부터 일본 내 체류를 희망하는 미얀마인을 대상으로 최장 1년 체류를 인정하는 긴급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가토 관방장관은 이어 “해당 축구 선수에 대해서도 본인의 의향 등을 토대로 적절한 대응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해 사실상 난민 지위 신청을 받아들일 뜻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미얀마 축구 대표팀 교체 골키퍼인 피 리앤 아웅(27)은 어젯밤 귀국 항공편이 출발할 예정이던 일본 간사이(關西) 공항에서 “자발적 의지로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겠다”면서 “일본에 남아 난민 지위를 신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리앤 아웅은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東京) 인근 지바(千葉)시에서 열린 일본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당시 국가가 연주될 때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접한 태국의 민주화 운동 당시 널리 퍼졌다가 군부 쿠데타 이후에는 미얀마에서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당시 그는 세 손가락에 영어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WE NEED JUSTICE)라고 적었고,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은 미얀마 현지 SNS를 통해 확산했습니다.

리앤 아웅은 이후 온라인 인터뷰에서 “군사정권 하에서는 귀국 즉시 구금돼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 두렵다”면서 “쿠데타 직후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가 다시 국가를 운영할 때 귀국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 참여하는 미얀마 대표팀 구성은 일본에 가기 전부터 차질을 빚었습니다.

대표팀 선수 중 일부가 쿠데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예선전에 불참을 결정해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나머지는 불참을 공개적으로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수영에서는 쿠데타 항의 표시로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인 윈 텟 우(26)는 지난 4월 말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미얀마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고통을 가하는 군사 정권과 연계된 미얀마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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