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원회의 ‘진행중’…하반기 과제·대외정책도 논의?

입력 2021.06.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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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지금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당 전원회의는 5년에 한번 꼴로 열리는 '당대회' 다음으로 중요한 정책결정기구인데요. 통상 1년에 한두 번 정도 열리는데, 올해는 벌써 세번째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 北 당 전원회의 2일차 진행…"하반기 과제 논의"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전원회의는 어제(16일) 2일차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17일) 새벽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2일 회의가 6월 16일에 계속됐다"며 "하반년도 투쟁 과업들을 편향 없이 성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토의를 위해 부문별 분과들을 조직하고 연구 및 협의회를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6일 진행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소규모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쪽에 앉아 대화하는 사람은 최측근이자 ‘2인자’로 꼽히는 조용원 당 비서다. 사진출처: 노동신문16일 진행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소규모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쪽에 앉아 대화하는 사람은 최측근이자 ‘2인자’로 꼽히는 조용원 당 비서다. 사진출처: 노동신문

부문별 분과는 금속·철도운수, 화학공업, 전기·석탄·기계공업, 건설 건재, 경공업, 농업, 비상방역,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투쟁, 당 사업으로 나누었는데,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각 연구·협의회를 지도했습니다.

연구·협의회에서는 "전원회의에 제기할 결정서 초안을 연구하고 과학성과 현실성이 담보된 대책안과 계획 숫자들을 확정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 김정은 위원장 소규모 회의 주재…리선권 외무상 '눈길'

북한은 어떤 협의회가 어떤 의제로 진행됐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는데요.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당 총비서)은 2일차 회의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들을 긴 테이블에 모아놓고 직접 소규모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소규모 회의 모습. 왼쪽 동그라미 속 인물이 리선권 외무상. 사진출처: 노동신문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소규모 회의 모습. 왼쪽 동그라미 속 인물이 리선권 외무상. 사진출처: 노동신문

김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 사진 속에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리선권 외무상인데요. 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선권 외무상이 참석한 것에 비춰 대미·대남정책 등 대외 현안들도 논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리선권 외무상은 당 정치국 위원으로,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등이 모인 이 회의에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인물이기도 해서 그가 참석했다는 사실 만으로 대외 현안을 논의했을 거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리병철·조용원·김덕훈 등 분과 협의회 주재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주재했다는 연구·협의회 중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재한 회의도 눈에 띕니다.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주재한 분과 협의회 모습. 사진출처: 노동신문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주재한 분과 협의회 모습. 사진출처: 노동신문

이 회의 사진을 보면 리병철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그리고 최동명 전 과학교육부장이 헤드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방청석에는 리선권 외무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뒷모습도 보입니다.

북한이 군이나 국방사업 관련 분과 협의회를 열었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협의회를 주재한 인물의 면면을 볼 때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 최동명 전 과학교육부장이 회의 주재자 중 한 명이었다는 점 등을 볼 때 비상방역과 관련된 협의회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북한 매체는 금속, 철도운수, 화학공업, 전기, 석탄, 기계공업, 건설건재, 경공업, 농업, 비상방역,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투쟁, 당사업 등 분과로 나뉘어 연구 및 협의회가 진행했다고 밝혔는데요.

보도된 사진을 보면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등 주요 인물들이 각각 다양한 협의회를 주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 토의 장면도 부각…'하반기 성과' 독려·다짐하는 듯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당이 실질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틀째 회의를 보도한 사진들 중 회의 주재자 뿐 아니라 참석자들이 활발하게 토의하는 장면을 여러 장 실은 것도 이런 면면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분과별 협의회 참석자들이 토의하는 모습. 사진출처: 노동신문분과별 협의회 참석자들이 토의하는 모습. 사진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의 첫날 지난해 태풍 피해와 식량난을 직접 언급하고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주문하는 등 지난해 제재와 코로나, 수해 등 이른바 '3중고'로 악화된 경제와 민생 문제에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세분화해 나눈 분과별 협의회를 개최하고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직접 지도하는 형식을 취해 '하반기에는 확실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일차 회의에서 3개 의정에 대한 보고, 토론, 결정의 순서를 거쳤음에도 다시 구체적으로 세부 연구 분과를 조직해 토론하는 것이 다소 이례적"이라며 "2일차 회의에서 좀 더 세분화하여 집중적으로 토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만큼 이 세부 13개 분야의 사업 관철이 현재 북한이 처한 '사활적 문제'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길게는 나흘간 진행…굵직한 결정들 나왔던 역대 전원회의

북한매체들은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보도하고 있어 오늘(17일) 현재도 3일차 회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개최된 전원회의 사례들을 보면 대개 하루 진행됐지만, 2019년 12월 말 열렸던 전원회의와 지난 2월 전원회의는 나흘동안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당대회 다음으로 중요한 회의인 만큼 역대 전원회의에서는 굵직한 결정들도 종종 있어 왔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인 2013년 3월에는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했고,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전이던 2018년 4월에는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포하는 동시에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으로의 전환을 천명했습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한달여 뒤인 2019년 4월에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해 12월 말 나흘간 진행된 전원회의에서는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다루기로 결정된 6개 의제 가운데 주요 국가정책의 상반기 집행 점검과 대책, 농업 총집중, 비상방역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우선적으로 상세히 다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북한이 경제발전과 식량문제 등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6가지 의제 중에는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이 새 대북정책을 마련하고 곧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하는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북한 전원회의에서 특히 대남·대미 정책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고 공개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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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전원회의 ‘진행중’…하반기 과제·대외정책도 논의?
    • 입력 2021-06-17 17:14:03
    취재K
북한에서는 지금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당 전원회의는 5년에 한번 꼴로 열리는 '당대회' 다음으로 중요한 정책결정기구인데요. 통상 1년에 한두 번 정도 열리는데, 올해는 벌써 세번째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 北 당 전원회의 2일차 진행…"하반기 과제 논의"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전원회의는 어제(16일) 2일차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17일) 새벽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2일 회의가 6월 16일에 계속됐다"며 "하반년도 투쟁 과업들을 편향 없이 성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토의를 위해 부문별 분과들을 조직하고 연구 및 협의회를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6일 진행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소규모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쪽에 앉아 대화하는 사람은 최측근이자 ‘2인자’로 꼽히는 조용원 당 비서다. 사진출처: 노동신문
부문별 분과는 금속·철도운수, 화학공업, 전기·석탄·기계공업, 건설 건재, 경공업, 농업, 비상방역,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투쟁, 당 사업으로 나누었는데,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각 연구·협의회를 지도했습니다.

연구·협의회에서는 "전원회의에 제기할 결정서 초안을 연구하고 과학성과 현실성이 담보된 대책안과 계획 숫자들을 확정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 김정은 위원장 소규모 회의 주재…리선권 외무상 '눈길'

북한은 어떤 협의회가 어떤 의제로 진행됐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는데요.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당 총비서)은 2일차 회의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들을 긴 테이블에 모아놓고 직접 소규모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소규모 회의 모습. 왼쪽 동그라미 속 인물이 리선권 외무상. 사진출처: 노동신문
김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 사진 속에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리선권 외무상인데요. 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선권 외무상이 참석한 것에 비춰 대미·대남정책 등 대외 현안들도 논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리선권 외무상은 당 정치국 위원으로,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등이 모인 이 회의에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인물이기도 해서 그가 참석했다는 사실 만으로 대외 현안을 논의했을 거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리병철·조용원·김덕훈 등 분과 협의회 주재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주재했다는 연구·협의회 중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재한 회의도 눈에 띕니다.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주재한 분과 협의회 모습. 사진출처: 노동신문
이 회의 사진을 보면 리병철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그리고 최동명 전 과학교육부장이 헤드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방청석에는 리선권 외무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뒷모습도 보입니다.

북한이 군이나 국방사업 관련 분과 협의회를 열었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협의회를 주재한 인물의 면면을 볼 때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 최동명 전 과학교육부장이 회의 주재자 중 한 명이었다는 점 등을 볼 때 비상방역과 관련된 협의회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북한 매체는 금속, 철도운수, 화학공업, 전기, 석탄, 기계공업, 건설건재, 경공업, 농업, 비상방역,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투쟁, 당사업 등 분과로 나뉘어 연구 및 협의회가 진행했다고 밝혔는데요.

보도된 사진을 보면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등 주요 인물들이 각각 다양한 협의회를 주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 토의 장면도 부각…'하반기 성과' 독려·다짐하는 듯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당이 실질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틀째 회의를 보도한 사진들 중 회의 주재자 뿐 아니라 참석자들이 활발하게 토의하는 장면을 여러 장 실은 것도 이런 면면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분과별 협의회 참석자들이 토의하는 모습. 사진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의 첫날 지난해 태풍 피해와 식량난을 직접 언급하고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주문하는 등 지난해 제재와 코로나, 수해 등 이른바 '3중고'로 악화된 경제와 민생 문제에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세분화해 나눈 분과별 협의회를 개최하고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직접 지도하는 형식을 취해 '하반기에는 확실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일차 회의에서 3개 의정에 대한 보고, 토론, 결정의 순서를 거쳤음에도 다시 구체적으로 세부 연구 분과를 조직해 토론하는 것이 다소 이례적"이라며 "2일차 회의에서 좀 더 세분화하여 집중적으로 토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만큼 이 세부 13개 분야의 사업 관철이 현재 북한이 처한 '사활적 문제'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길게는 나흘간 진행…굵직한 결정들 나왔던 역대 전원회의

북한매체들은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보도하고 있어 오늘(17일) 현재도 3일차 회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개최된 전원회의 사례들을 보면 대개 하루 진행됐지만, 2019년 12월 말 열렸던 전원회의와 지난 2월 전원회의는 나흘동안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당대회 다음으로 중요한 회의인 만큼 역대 전원회의에서는 굵직한 결정들도 종종 있어 왔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인 2013년 3월에는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했고,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전이던 2018년 4월에는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포하는 동시에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으로의 전환을 천명했습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한달여 뒤인 2019년 4월에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해 12월 말 나흘간 진행된 전원회의에서는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다루기로 결정된 6개 의제 가운데 주요 국가정책의 상반기 집행 점검과 대책, 농업 총집중, 비상방역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우선적으로 상세히 다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북한이 경제발전과 식량문제 등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6가지 의제 중에는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이 새 대북정책을 마련하고 곧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하는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북한 전원회의에서 특히 대남·대미 정책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고 공개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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