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화재위험 경고, 화재대피공간 물품으로 가득 차”

입력 2021.06.1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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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7일) 새벽에 발생한 경기도 이천 쿠팡덕평물류센터 화재가 30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노조가 평소에도 화재 위험요인을 지적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쿠팡 노조는 또, 휴대전화 반입이 금지돼 있어 최초 화재 신고가 10분 정도 늦었고, 화재대피공간이 택배 물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노조 "화재위험 큰 전기장치, 현장에서 계속 지적"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 물류센터지회(노조)는 오늘(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라며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먼저 노조는 "화재 위험이 큰 전기장치에 대한 문제는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계속 지적해왔던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작업장은 늘 먼지가 심각하게 쌓여 있어 누전 및 합선 시 화재 발생의 위험이 매우 크고, 수많은 전기 장치가 매일 쉴새 없이 돌아가면서 전선들이 뒤엉켜있는 상황에서 화재 위험은 있다고 경고해 왔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 2층에 있는 물품 진열대의 선반 상부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평소에도 정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노조 "스프링클러 지연 작동"…소방당국 "아직 확인 안 돼, 추후 수사해야"

노조는 이외에도 현장에서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는 다른 문제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꺼둔 스프링클러는 지연 작동됐다. 평소 화재 경고방송 오작동이 많아 현장 노동자들은 당일 안내된 경고방송도 오작동일 것으로 생각했다는 현장의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화재 선착대가 왔을 때 스프링클러가 터졌다는 증언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오작동 문제로 일시 보류시켜두는 경우도 간혹 있다. 쿠팡 센터에서도 그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추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휴대전화 반입 금지로 최초 신고 10분 늦어져"

노조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을 인용해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정도 먼저 화재를 발견한 단기 사원이 있었지만, 휴대전화기가 없어서 신고를 못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 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쿠팡은 보안을 이유로 직원들이 물류센터에 들어갈 때 휴대전화를 반납하도록 해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그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소방당국이 화재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어제 새벽 5시 36분이며, 당시 물류센터에 있던 248명은 모두 긴급히 대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노조는 또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불에 타기 쉬운 물품들로 가득 쌓여있고, 폐쇄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라며 "물건을 쌓아두기 위해 설치한 복층구조나, 화재대피 공간까지 물품으로 늘 가득 차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물류센터의 특성상 물건이 많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에 불이 난 물류센터의 대피공간이 물품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입니다.

■ "하루를 다녀도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 만들어야"

노조는 쿠팡 측에 ▲ 연 최소 2회 이상 물류센터 전 직원 화재대응 훈련 시행 ▲ 재난안전 대비 인원 증원 ▲ 전체 물류센터 안전 점검 등의 대책을 우선 시행 등을 촉구했습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화재 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쿠팡은 일부 배송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화재와 관련한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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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에도 화재위험 경고, 화재대피공간 물품으로 가득 차”
    • 입력 2021-06-18 12:50:19
    취재K

어제(17일) 새벽에 발생한 경기도 이천 쿠팡덕평물류센터 화재가 30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노조가 평소에도 화재 위험요인을 지적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쿠팡 노조는 또, 휴대전화 반입이 금지돼 있어 최초 화재 신고가 10분 정도 늦었고, 화재대피공간이 택배 물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노조 "화재위험 큰 전기장치, 현장에서 계속 지적"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 물류센터지회(노조)는 오늘(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라며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먼저 노조는 "화재 위험이 큰 전기장치에 대한 문제는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계속 지적해왔던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작업장은 늘 먼지가 심각하게 쌓여 있어 누전 및 합선 시 화재 발생의 위험이 매우 크고, 수많은 전기 장치가 매일 쉴새 없이 돌아가면서 전선들이 뒤엉켜있는 상황에서 화재 위험은 있다고 경고해 왔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 2층에 있는 물품 진열대의 선반 상부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평소에도 정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노조 "스프링클러 지연 작동"…소방당국 "아직 확인 안 돼, 추후 수사해야"

노조는 이외에도 현장에서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는 다른 문제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꺼둔 스프링클러는 지연 작동됐다. 평소 화재 경고방송 오작동이 많아 현장 노동자들은 당일 안내된 경고방송도 오작동일 것으로 생각했다는 현장의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화재 선착대가 왔을 때 스프링클러가 터졌다는 증언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오작동 문제로 일시 보류시켜두는 경우도 간혹 있다. 쿠팡 센터에서도 그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추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휴대전화 반입 금지로 최초 신고 10분 늦어져"

노조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을 인용해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정도 먼저 화재를 발견한 단기 사원이 있었지만, 휴대전화기가 없어서 신고를 못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 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쿠팡은 보안을 이유로 직원들이 물류센터에 들어갈 때 휴대전화를 반납하도록 해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그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소방당국이 화재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어제 새벽 5시 36분이며, 당시 물류센터에 있던 248명은 모두 긴급히 대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노조는 또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불에 타기 쉬운 물품들로 가득 쌓여있고, 폐쇄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라며 "물건을 쌓아두기 위해 설치한 복층구조나, 화재대피 공간까지 물품으로 늘 가득 차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물류센터의 특성상 물건이 많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에 불이 난 물류센터의 대피공간이 물품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입니다.

■ "하루를 다녀도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 만들어야"

노조는 쿠팡 측에 ▲ 연 최소 2회 이상 물류센터 전 직원 화재대응 훈련 시행 ▲ 재난안전 대비 인원 증원 ▲ 전체 물류센터 안전 점검 등의 대책을 우선 시행 등을 촉구했습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화재 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쿠팡은 일부 배송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화재와 관련한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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