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얼굴에 침뱉는’ 코카콜라 치우기 챌린지? 속타는 공식 스폰서

입력 2021.06.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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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0 대회에 참가 중인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공식 기자회견을 앞두고 코카콜라를 치우고 있다유로 2020 대회에 참가 중인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공식 기자회견을 앞두고 코카콜라를 치우고 있다

유럽인들의 축구 축제 '유로 2020'이, 축구가 아닌 '코카콜라'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기자회견장에 놓인 코카콜라 병을 치우며 시작된 일명 코카콜라 치우기 챌린지.

평소 몸 관리를 철저하기로 소문난 호날두는 코카콜라를 집어 들며 "(콜라 대신)물을 마시자"고 말한 뒤 콜라병을 기자회견장에서 치워버렸다.

호날두는  코카콜라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호날두는 코카콜라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호날두의 ‘콜라 패싱’ 이후 코카콜라의 주가가 급락했다.(사진 : 마르카 제공)호날두의 ‘콜라 패싱’ 이후 코카콜라의 주가가 급락했다.(사진 : 마르카 제공)

호날두의 이 작은 날갯짓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호날두의 돌발 행동 이후 코카콜라의 주가는 56.10달러에서 55.22달러로 떨어졌고, 시장 가치는 무려 40억 달러(4조 5천억 원)가량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날엔 이슬람 신자인 프랑스의 포그바가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역시 공식 후원사 중 하나인 하이네켄의 무알콜 맥주를 테이블 위에서 내려놓기도 했다.

■ 광고 효과는커녕 주가 하락만…스폰서들은 울상

유로2020 대회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12개 회사.유로2020 대회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12개 회사.

이 같은 슈퍼스타들의 연이은 후원 음료 패싱에 정작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해 유로 대회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후원 업체들은 속이 타고 있다.

실제 지난 유로2016의 경우 유럽축구연맹 UEFA가 당시 10개의 공식 스폰서로부터 받은 후원금액은 무려 4억 8,300만 유로(약 6,200억 원)에 이른다. 공식 스폰서가 12개로 늘어난 이번 유로 2020의 경우 후원금은 이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후원금은 참가비, 상금, 선수 보너스 등의 명목으로 유로에 참가하는 24개 국가의 축구 연맹에 배분되고, 630명에 달하는 각국 선수들도 스폰서들의 후원금을 통해 수당을 받는다.

실제 지난 대회 우승팀 포르투갈은 유로2016에서만 2,550만 유로(약 326억 원)를 벌어들이며 돈방석에 앉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로 대회에 선수들을 보낸 전 세계 수많은 클럽도 차출 대가를 UEFA로부터 받게 되는데 이 역시 스폰서의 후원금으로부터 나온다.

이처럼 유로 대회의 원활한 운영과 진행을 위해 전 세계 스폰서들은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투자하고 있는데,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으로 스폰서의 가치와 지위를 추락시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이번 유로에서 벌어지고 있다.

코카콜라 패싱이 점점 유행처럼 번지자, UEFA는 24개 팀 선수단에 기자회견장에서 공식 스폰서 음료를 치우는 행동을 멈출 것을 요청했다. 벌금 가능성도 언급했다.

유로 2020의 디렉터인 마틴 칼렌은 브리핑을 통해 "스폰서의 수익이 이번 토너먼트 대회와 유럽 축구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각국 축구협회를 통해 벌금을 내릴 수도 있다"며 징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제일기획 출신으로 올림픽 등에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주호 한국PR협회 회장도 스폰서를 무시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기업 입장에서 투자할 명분을 잃게 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스포츠 이벤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자신들의 재원을 투입하는 건데, 이렇게 선수들이 계약의 전제조건을 무시하고 부정한다면 기업 입장에선 계속해서 스포츠 이벤트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비즈니스 구조를 무시하는 이러한 선수들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스폰서 패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안드리 야르몰렌코는 기자회견장에서 책상에 놓인 코카콜라와 하이네켄 맥주병을 가까이 끌어다 놓으며 유쾌한 말을 던졌다.

"호날두가 콜라를 치우는 걸 봤는데, 나는 콜라와 맥주를 내 앞에 놓고 싶습니다. 후원사분들,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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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얼굴에 침뱉는’ 코카콜라 치우기 챌린지? 속타는 공식 스폰서
    • 입력 2021-06-18 15:21:31
    취재K
유로 2020 대회에 참가 중인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공식 기자회견을 앞두고 코카콜라를 치우고 있다
유럽인들의 축구 축제 '유로 2020'이, 축구가 아닌 '코카콜라'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기자회견장에 놓인 코카콜라 병을 치우며 시작된 일명 코카콜라 치우기 챌린지.

평소 몸 관리를 철저하기로 소문난 호날두는 코카콜라를 집어 들며 "(콜라 대신)물을 마시자"고 말한 뒤 콜라병을 기자회견장에서 치워버렸다.

호날두는  코카콜라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호날두의 ‘콜라 패싱’ 이후 코카콜라의 주가가 급락했다.(사진 : 마르카 제공)
호날두의 이 작은 날갯짓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호날두의 돌발 행동 이후 코카콜라의 주가는 56.10달러에서 55.22달러로 떨어졌고, 시장 가치는 무려 40억 달러(4조 5천억 원)가량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날엔 이슬람 신자인 프랑스의 포그바가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역시 공식 후원사 중 하나인 하이네켄의 무알콜 맥주를 테이블 위에서 내려놓기도 했다.

■ 광고 효과는커녕 주가 하락만…스폰서들은 울상

유로2020 대회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12개 회사.
이 같은 슈퍼스타들의 연이은 후원 음료 패싱에 정작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해 유로 대회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후원 업체들은 속이 타고 있다.

실제 지난 유로2016의 경우 유럽축구연맹 UEFA가 당시 10개의 공식 스폰서로부터 받은 후원금액은 무려 4억 8,300만 유로(약 6,200억 원)에 이른다. 공식 스폰서가 12개로 늘어난 이번 유로 2020의 경우 후원금은 이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후원금은 참가비, 상금, 선수 보너스 등의 명목으로 유로에 참가하는 24개 국가의 축구 연맹에 배분되고, 630명에 달하는 각국 선수들도 스폰서들의 후원금을 통해 수당을 받는다.

실제 지난 대회 우승팀 포르투갈은 유로2016에서만 2,550만 유로(약 326억 원)를 벌어들이며 돈방석에 앉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로 대회에 선수들을 보낸 전 세계 수많은 클럽도 차출 대가를 UEFA로부터 받게 되는데 이 역시 스폰서의 후원금으로부터 나온다.

이처럼 유로 대회의 원활한 운영과 진행을 위해 전 세계 스폰서들은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투자하고 있는데,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으로 스폰서의 가치와 지위를 추락시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이번 유로에서 벌어지고 있다.

코카콜라 패싱이 점점 유행처럼 번지자, UEFA는 24개 팀 선수단에 기자회견장에서 공식 스폰서 음료를 치우는 행동을 멈출 것을 요청했다. 벌금 가능성도 언급했다.

유로 2020의 디렉터인 마틴 칼렌은 브리핑을 통해 "스폰서의 수익이 이번 토너먼트 대회와 유럽 축구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각국 축구협회를 통해 벌금을 내릴 수도 있다"며 징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제일기획 출신으로 올림픽 등에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주호 한국PR협회 회장도 스폰서를 무시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기업 입장에서 투자할 명분을 잃게 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스포츠 이벤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자신들의 재원을 투입하는 건데, 이렇게 선수들이 계약의 전제조건을 무시하고 부정한다면 기업 입장에선 계속해서 스포츠 이벤트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비즈니스 구조를 무시하는 이러한 선수들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스폰서 패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안드리 야르몰렌코는 기자회견장에서 책상에 놓인 코카콜라와 하이네켄 맥주병을 가까이 끌어다 놓으며 유쾌한 말을 던졌다.

"호날두가 콜라를 치우는 걸 봤는데, 나는 콜라와 맥주를 내 앞에 놓고 싶습니다. 후원사분들,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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