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원유매장량 1위에도 소가 밭가는 나라…‘베네수엘라’에는 무슨 일이?

입력 2021.06.18 (19:12) 수정 2021.06.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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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베네수엘라 최저임금 7백만 볼리바르, 미화 2.5달러에 불과. 달걀 한 판도 못 사
-원유 매장량 1위 베네수엘라, 기름 없어 농부가 소로 밭 가는 상황.
-석유 시설 유지 보수 안되고 원유 생산 기술자들 생활고에 나라 떠나.
-마두로, 원유가격 하락에도 차베스 시절 무상 복지 계속 가동하면서 국가 재정 바닥
-미 정부의 마두로 정부 자산 동결,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도 금지도 한 몫.
-바이든 정부 들어 미 베네수엘라 정책 다시 들여다봐. 러시아 영향력 확대 등 우려 때문.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코너명 : 사사건건 플러스 3
■ 방송시간 : 6월 18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이재환 KBS 기자


https://youtu.be/Rwz_-D0JigQ

◎박찬형 금요일마다 지구촌 소식을 쉽게 풀어서 알려드리는 지구톡 시간입니다. 이재환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환 안녕하십니까?

◎박찬형 오늘 어느 나라 뉴스 준비해 오셨죠?

▼이재환 한 산유국 얘기인데요. 일단 유가 얘기부터 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유가가 많이 올랐어요. 배럴당 72달러 정도, 전문가들은 1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하는데요. 이유는 수요 증가겠죠.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들이 좋겠다 싶은데, 세계 원유 매장량 1위 국가가 있습니다. 이 국가가 아직도 경제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남미의 베네수엘라입니다. 영상 보시고 설명 이어가겠습니다.

세계 원유매장량 1위 OPEC 창립국

그. 러. 나 연료난으로 트랙터 대신 ‘소’

돈이 휴짓조각이 돼버린 초인플레이션 상황

<녹취>에두아르도 루고/카라카스 시민 (지난 3월)
은행에서는 딱 40만 볼리바르만 인출 가능합니다. 고작 버스표 두 장 살 돈입니다. 지폐를 더 많이 찍어내고 있고 회사는 도산하는 꼴이 황당합니다.

코로나 19까지 겹쳐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기도

◎박찬형 실제로 베네수엘라 가보셨죠?

▼이재환 그렇습니다.

◎박찬형 어떻습니까, 상황이?

▼이재환 네 차례 출장 취재를 갔다 왔는데요. 특히 생활고에 나라를 떠나는 국민들의 모습도 봤고요. 도심의 쓰레기를 뒤지는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당시 인터뷰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이거는 이제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접경 지대입니다.

시몬 볼리바르 국경 다리

<녹취>레네치노스/의사 / 베네수엘라 이주민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고, 전기도 없습니다. 저는 전문적인 의사입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버는 수입은 비참한 수준입니다.

<녹취>올란도/베네수엘라 국경 인근 주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국경을 왕래합니다. 베네수엘라에는 너무 비싸게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찬형 경제난이 심하다 보니까 저런 상황으로 지금 가고 있는 겁니까?

▼이재환 그렇습니다. 방금 보신 영상은 말씀드렸듯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접경인데요. 베네수엘라에서 탈출하는 국민들의 통로가 되는 쿠쿠타라는 지역입니다. 최근에 지난달 노동절이었죠? 베네수엘라가 한 차례 또 최저임금, 한 달 최저임금을 또 인상했어요. 무려 300%를 인상했습니다. 300%를 인상해서 약 700만 볼리바르가 됐는데요. 액수가 굉장히 커 보여요. 하지만 미화로 따지면 2.5달러에 불과합니다. 우리 한화로는 3,000원도 안 되죠. 최저임금 인상은 흔히 1년에 5~6차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놀랄 일은 아닙니다. 실제 그러면 이 700만 볼리바르를 갖고 구매력을 평가해 보면 이 돈으로 쇠고기 1kg도 못 삽니다. 또 달걀 30개가 들어 있는 한 판도 못 사요. 제가 2년 전에 취재 당시에는 달걀, 최저임금으로 달걀 두 판을 살 수 있었는데 그동안에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물가 상승을 따라잡기 위해서 최저임금을 계속 올리지만, 감당이 되고 있지 않는 겁니다. 2018년에는 베네수엘라 야당 의원들이 물가 인상률을 130만%, 130만% 올랐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찬형 이게 외신을 통해서 여러 차례 저희가 접하기도 했었는데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에는 원유를 많이 가지고 있잖아요?

▼이재환 그렇습니다.

◎박찬형 원유를 많이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 상황까지 간 거예요?

▼이재환 그렇습니다. 아까 영상 보셨듯이 소 울음소리가 나왔어요. 밭 가는 데 그 농부, 한 농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인데요. 이게 뭐냐 하면, 트랙터는 서 있고, 방금도 나옵니다. 트랙터는 서 있고 트랙터 대신에 소를 이용해서 쟁기로 밭을 가는 장면입니다.

◎박찬형 지금 나오네요.

▼이재환 왜냐? 기름이 없기 때문이죠. 기름 나는 나라에 기름이 없는 거예요. 문제는 이렇게 밭가는 데 트랙터가 5시간이면 하는 일을 소는 약 3일~4일 걸린다고 해요. 문제는 그러면 기름이 없는 게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주유소마다에는 기름 넣기 위한 차량 행렬, 지금 보시겠지만 이건 흔한 풍경이 됐어요. 2017년부터 기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건데요. 하루 한때 300만배럴 정도를 생산했었어요, 베네수엘라가. 지금은 50만 배럴로 확 줄었습니다. 전기도 부족하고 물도 부족하고 기름까지 부족하니까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거죠. 이렇다 보니까 동맹국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박찬형 원유 매장량 세계 1위라고 하는데, 기름이 부족한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이 왔어요.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겁니까?

▼이재환 크게 봐서 두 가지인데요. 일단 석유회사는 국유화가 됐습니다. 차베스 정부 시절에. 국유화가 됐는데 그러면 정부가 투자를 해서 그 석유 시설을 계속 유지 보수를 했어야 되는데, 유지 보수가 안 된 겁니다. 투자가 안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낙후됐고, 심지어 이제 마라카이보 호수 등 세 곳에서 원유가 생산됐는데 최근에 원유가 유출되면서 호수가 오염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어요. 그래서 그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굉장히 지금 호소하고 있죠. 우리도 못 사는데 지금 이 원유 나는 나라에서 원유가 우리 물고기까지 죽일 수 없다고 한탄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원유 생산 고급 기술자들이 생활고를 못 이겨서, 월급을 제때 못 받으니까요, 나라를 떠난 겁니다. 멕시코로 가고 미국으로 간 겁니다. 결국, 지금 원유 가격이 상승했는데, 그런 혜택을 못 받는 거죠. 외화를 벌어들이지 못하는 형국에 이르렀습니다.

◎박찬형 이런 상황으로 온 것에 대해서 국내 정치권에, 특히 이제 국민의힘에 있는 김기현 원내대표 같은 경우에는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인 포퓰리즘 이다, 라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 그 주장 맞습니까?

▼이재환 글쎄요, 일단 이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에서 아르헨티나와 함께 굉장한 부국이었죠. 오일머니도 남미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냈고요. 현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하기 직전에 차베스 대통령을 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베스는 고유가 시절에 21세기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전면적인 복지 정책을 폈죠. 돈이 많은 시절인 만큼 화면에서 나옵니다만, 돈이 많은 시절인 만큼 빈민과 원주민에 대해서 소외 계층에 전면적인 부상 복지를 시행했습니다. 차베스의 정책은 상당히 인기가 높았죠. 이후 차베스가 2013년에 암으로 숨지게 됩니다. 그 이후에 뒤를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는 거죠. 문제는 마두로 대통령이 차베스가 시행했던 무상 복지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가동시키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2014년부터 원유 가격이 배럴당 절반으로 하락하지 않습니까? 국가 수입원의 제1수입원이 원유인데, 원유를 팔아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원유 가격이 절반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씀씀이는 계속 이루어졌던 거죠. 이렇다 보니까 국가 재정이 바닥나는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여기에서 마두로는 어떤 실정을 저지르게 되냐 하면요, 그 뒤에 화폐를 계속해서 찍어내게 돼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초인플레이션이 생기게 되는 거죠. 물가는 어마어마하게 높아지는 겁니다. 반면에 마두로 정권은 아니다,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해서,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해서 석유 사업에 대한 돈줄을 틀어막았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실제로 미국 석유 기업들이 제재 이후에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산업을 중단시키기도 하지 않았나요?

▼이재환 그렇습니다. 미국에 있는 마두로 정부의 금융도 틀어막았고요. 미국 내로 들어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도 수입을 금지 시켰죠.

◎박찬형 국민들 생활 궁금합니다. 이제 다른 나라로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그 행렬이,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까?

▼이재환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주했던 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베네수엘라 자기 고국이 낫겠다 해서 다시 돌아가는 상황도 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어요. 하지만 나라를 떠나는 엑소더스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UN이 5년간 나라를 떠난 국민들의 숫자를 560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요. 인근 콜롬비아로 140만 정도가 넘어갔고요. 그 남쪽으로 에콰도르, 페루, 칠레, 멀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떠났습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이제 문제는 지금의 이 상황이 사실 저런 외신 뉴스를 본 게 한두 해가 아닌 것 같은데, 개선의 여지가 있느냐, 지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을 했어요. 마두로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의지는 지금 있는 겁니까?

▼이재환 트럼프 대통령 시절이었죠, 전 대통령 시절에.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방장관과 손을 잡고 마두로 정권을 전복시키려 했다는 시도가 있었는데, 국방부 장관이 마지막에 틀었다는 거죠.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외신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했던 것처럼 마두로 정부를 거부하고 야권 지도자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여전히 지지하고 있어요. 변함은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내부적으로 베네수엘라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소통하는 데 있어서 틈이 벌어지니까 그 틈을 러시아가 비집고 들어왔다는 얘기죠. 러시아의 영향력이 남미의 영향력으로 확대된다, 이것을 미국이 가만히 둘 리가 없거든요?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미국 바로 밑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영향력을 제한시키고 싶겠죠. 또 한 가지는 베네수엘라의 인도적 위기가 미국의 제재 때문에,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국의 제재 때문에 일어난 거 아닌가, 그게 굉장히 큰 부담이에요. 실제로 마두로 정부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금지시키는, 미국 내로 금지시키는 그러한 강력한 조치가 베네수엘라 내부의 인도적 위기를 심화시켰다, 이런 비난의 목소리를 듣는 게 싫겠죠.


◎박찬형 지구톡, 오늘은 베네수엘라 관련 뉴스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재환 기자였고요. 저는 다음 주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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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원유매장량 1위에도 소가 밭가는 나라…‘베네수엘라’에는 무슨 일이?
    • 입력 2021-06-18 19:12:40
    • 수정2021-06-18 19:52:18
    국제
-베네수엘라 최저임금 7백만 볼리바르, 미화 2.5달러에 불과. 달걀 한 판도 못 사<br />-원유 매장량 1위 베네수엘라, 기름 없어 농부가 소로 밭 가는 상황.<br />-석유 시설 유지 보수 안되고 원유 생산 기술자들 생활고에 나라 떠나.<br />-마두로, 원유가격 하락에도 차베스 시절 무상 복지 계속 가동하면서 국가 재정 바닥<br />-미 정부의 마두로 정부 자산 동결,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도 금지도 한 몫.<br />-바이든 정부 들어 미 베네수엘라 정책 다시 들여다봐. 러시아 영향력 확대 등 우려 때문.<br />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코너명 : 사사건건 플러스 3
■ 방송시간 : 6월 18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이재환 KBS 기자


https://youtu.be/Rwz_-D0JigQ

◎박찬형 금요일마다 지구촌 소식을 쉽게 풀어서 알려드리는 지구톡 시간입니다. 이재환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환 안녕하십니까?

◎박찬형 오늘 어느 나라 뉴스 준비해 오셨죠?

▼이재환 한 산유국 얘기인데요. 일단 유가 얘기부터 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유가가 많이 올랐어요. 배럴당 72달러 정도, 전문가들은 1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하는데요. 이유는 수요 증가겠죠.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들이 좋겠다 싶은데, 세계 원유 매장량 1위 국가가 있습니다. 이 국가가 아직도 경제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남미의 베네수엘라입니다. 영상 보시고 설명 이어가겠습니다.

세계 원유매장량 1위 OPEC 창립국

그. 러. 나 연료난으로 트랙터 대신 ‘소’

돈이 휴짓조각이 돼버린 초인플레이션 상황

<녹취>에두아르도 루고/카라카스 시민 (지난 3월)
은행에서는 딱 40만 볼리바르만 인출 가능합니다. 고작 버스표 두 장 살 돈입니다. 지폐를 더 많이 찍어내고 있고 회사는 도산하는 꼴이 황당합니다.

코로나 19까지 겹쳐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기도

◎박찬형 실제로 베네수엘라 가보셨죠?

▼이재환 그렇습니다.

◎박찬형 어떻습니까, 상황이?

▼이재환 네 차례 출장 취재를 갔다 왔는데요. 특히 생활고에 나라를 떠나는 국민들의 모습도 봤고요. 도심의 쓰레기를 뒤지는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당시 인터뷰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이거는 이제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접경 지대입니다.

시몬 볼리바르 국경 다리

<녹취>레네치노스/의사 / 베네수엘라 이주민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고, 전기도 없습니다. 저는 전문적인 의사입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버는 수입은 비참한 수준입니다.

<녹취>올란도/베네수엘라 국경 인근 주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국경을 왕래합니다. 베네수엘라에는 너무 비싸게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찬형 경제난이 심하다 보니까 저런 상황으로 지금 가고 있는 겁니까?

▼이재환 그렇습니다. 방금 보신 영상은 말씀드렸듯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접경인데요. 베네수엘라에서 탈출하는 국민들의 통로가 되는 쿠쿠타라는 지역입니다. 최근에 지난달 노동절이었죠? 베네수엘라가 한 차례 또 최저임금, 한 달 최저임금을 또 인상했어요. 무려 300%를 인상했습니다. 300%를 인상해서 약 700만 볼리바르가 됐는데요. 액수가 굉장히 커 보여요. 하지만 미화로 따지면 2.5달러에 불과합니다. 우리 한화로는 3,000원도 안 되죠. 최저임금 인상은 흔히 1년에 5~6차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놀랄 일은 아닙니다. 실제 그러면 이 700만 볼리바르를 갖고 구매력을 평가해 보면 이 돈으로 쇠고기 1kg도 못 삽니다. 또 달걀 30개가 들어 있는 한 판도 못 사요. 제가 2년 전에 취재 당시에는 달걀, 최저임금으로 달걀 두 판을 살 수 있었는데 그동안에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물가 상승을 따라잡기 위해서 최저임금을 계속 올리지만, 감당이 되고 있지 않는 겁니다. 2018년에는 베네수엘라 야당 의원들이 물가 인상률을 130만%, 130만% 올랐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찬형 이게 외신을 통해서 여러 차례 저희가 접하기도 했었는데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에는 원유를 많이 가지고 있잖아요?

▼이재환 그렇습니다.

◎박찬형 원유를 많이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 상황까지 간 거예요?

▼이재환 그렇습니다. 아까 영상 보셨듯이 소 울음소리가 나왔어요. 밭 가는 데 그 농부, 한 농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인데요. 이게 뭐냐 하면, 트랙터는 서 있고, 방금도 나옵니다. 트랙터는 서 있고 트랙터 대신에 소를 이용해서 쟁기로 밭을 가는 장면입니다.

◎박찬형 지금 나오네요.

▼이재환 왜냐? 기름이 없기 때문이죠. 기름 나는 나라에 기름이 없는 거예요. 문제는 이렇게 밭가는 데 트랙터가 5시간이면 하는 일을 소는 약 3일~4일 걸린다고 해요. 문제는 그러면 기름이 없는 게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주유소마다에는 기름 넣기 위한 차량 행렬, 지금 보시겠지만 이건 흔한 풍경이 됐어요. 2017년부터 기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건데요. 하루 한때 300만배럴 정도를 생산했었어요, 베네수엘라가. 지금은 50만 배럴로 확 줄었습니다. 전기도 부족하고 물도 부족하고 기름까지 부족하니까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거죠. 이렇다 보니까 동맹국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박찬형 원유 매장량 세계 1위라고 하는데, 기름이 부족한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이 왔어요.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겁니까?

▼이재환 크게 봐서 두 가지인데요. 일단 석유회사는 국유화가 됐습니다. 차베스 정부 시절에. 국유화가 됐는데 그러면 정부가 투자를 해서 그 석유 시설을 계속 유지 보수를 했어야 되는데, 유지 보수가 안 된 겁니다. 투자가 안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낙후됐고, 심지어 이제 마라카이보 호수 등 세 곳에서 원유가 생산됐는데 최근에 원유가 유출되면서 호수가 오염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어요. 그래서 그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굉장히 지금 호소하고 있죠. 우리도 못 사는데 지금 이 원유 나는 나라에서 원유가 우리 물고기까지 죽일 수 없다고 한탄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원유 생산 고급 기술자들이 생활고를 못 이겨서, 월급을 제때 못 받으니까요, 나라를 떠난 겁니다. 멕시코로 가고 미국으로 간 겁니다. 결국, 지금 원유 가격이 상승했는데, 그런 혜택을 못 받는 거죠. 외화를 벌어들이지 못하는 형국에 이르렀습니다.

◎박찬형 이런 상황으로 온 것에 대해서 국내 정치권에, 특히 이제 국민의힘에 있는 김기현 원내대표 같은 경우에는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인 포퓰리즘 이다, 라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 그 주장 맞습니까?

▼이재환 글쎄요, 일단 이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에서 아르헨티나와 함께 굉장한 부국이었죠. 오일머니도 남미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냈고요. 현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하기 직전에 차베스 대통령을 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베스는 고유가 시절에 21세기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전면적인 복지 정책을 폈죠. 돈이 많은 시절인 만큼 화면에서 나옵니다만, 돈이 많은 시절인 만큼 빈민과 원주민에 대해서 소외 계층에 전면적인 부상 복지를 시행했습니다. 차베스의 정책은 상당히 인기가 높았죠. 이후 차베스가 2013년에 암으로 숨지게 됩니다. 그 이후에 뒤를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는 거죠. 문제는 마두로 대통령이 차베스가 시행했던 무상 복지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가동시키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2014년부터 원유 가격이 배럴당 절반으로 하락하지 않습니까? 국가 수입원의 제1수입원이 원유인데, 원유를 팔아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원유 가격이 절반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씀씀이는 계속 이루어졌던 거죠. 이렇다 보니까 국가 재정이 바닥나는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여기에서 마두로는 어떤 실정을 저지르게 되냐 하면요, 그 뒤에 화폐를 계속해서 찍어내게 돼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초인플레이션이 생기게 되는 거죠. 물가는 어마어마하게 높아지는 겁니다. 반면에 마두로 정권은 아니다,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해서,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해서 석유 사업에 대한 돈줄을 틀어막았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실제로 미국 석유 기업들이 제재 이후에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산업을 중단시키기도 하지 않았나요?

▼이재환 그렇습니다. 미국에 있는 마두로 정부의 금융도 틀어막았고요. 미국 내로 들어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도 수입을 금지 시켰죠.

◎박찬형 국민들 생활 궁금합니다. 이제 다른 나라로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그 행렬이,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까?

▼이재환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주했던 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베네수엘라 자기 고국이 낫겠다 해서 다시 돌아가는 상황도 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어요. 하지만 나라를 떠나는 엑소더스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UN이 5년간 나라를 떠난 국민들의 숫자를 560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요. 인근 콜롬비아로 140만 정도가 넘어갔고요. 그 남쪽으로 에콰도르, 페루, 칠레, 멀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떠났습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이제 문제는 지금의 이 상황이 사실 저런 외신 뉴스를 본 게 한두 해가 아닌 것 같은데, 개선의 여지가 있느냐, 지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을 했어요. 마두로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의지는 지금 있는 겁니까?

▼이재환 트럼프 대통령 시절이었죠, 전 대통령 시절에.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방장관과 손을 잡고 마두로 정권을 전복시키려 했다는 시도가 있었는데, 국방부 장관이 마지막에 틀었다는 거죠.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외신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했던 것처럼 마두로 정부를 거부하고 야권 지도자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여전히 지지하고 있어요. 변함은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내부적으로 베네수엘라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소통하는 데 있어서 틈이 벌어지니까 그 틈을 러시아가 비집고 들어왔다는 얘기죠. 러시아의 영향력이 남미의 영향력으로 확대된다, 이것을 미국이 가만히 둘 리가 없거든요?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미국 바로 밑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영향력을 제한시키고 싶겠죠. 또 한 가지는 베네수엘라의 인도적 위기가 미국의 제재 때문에,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국의 제재 때문에 일어난 거 아닌가, 그게 굉장히 큰 부담이에요. 실제로 마두로 정부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금지시키는, 미국 내로 금지시키는 그러한 강력한 조치가 베네수엘라 내부의 인도적 위기를 심화시켰다, 이런 비난의 목소리를 듣는 게 싫겠죠.


◎박찬형 지구톡, 오늘은 베네수엘라 관련 뉴스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재환 기자였고요. 저는 다음 주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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