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9조…천문학적 액수 기부 이어 가는 베이조스 전 부인 ‘매켄지 스콧’

입력 2021.06.20 (07:08) 수정 2021.06.2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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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가 텅 빌 때까지 나누고 베풀겠다" 매켄지 스콧은 2019년 5월, 유명인들이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로 한 자선 캠페인 '기빙 플레지'에 동참하겠다며 이렇게 서약했습니다.

금고는 넉넉합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 배우자인 스콧은 이혼합의금으로 아마존 지분 4%를 받았습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그녀의 재산은 약 590억 달러(한화 약 6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콧은 정말 금고를 텅 비울 작정인지 '조' 단위의 통 큰 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280여 개 기관에 27억 4천만 달러(한화 약 3조 6백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재혼 후 남편과 함께한 첫 기부였습니다.

스콧의 기부가 액수만으로 주목받는 건 아닙니다. 과거 다른 자산가들의 기부와 방식도 다릅니다.

■ 필요한 곳에 '빨리빨리'…눈에 띄는 스콧의 기부 속도

스콧의 기부는 다른 자산가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집행되고 있습니다. CNN과 포브스는 이를 두고 "스콧의 기부 속도는 다른 억만장자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자선활동 비영리 전문 매체인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필랜트로피)와 타임 등에 따르면 스콧은 지난해 미국 전역 3백여 개 단체에 59억 달러(한화 약 6조 6천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인종 및 성 평등, 공중 보건, 환경 보호 등의 분야 110여 개 단체에 17억 달러(한화 약 1조 9천억 원)를, 같은 해 12월에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지원 등을 포함해 380여 개 단체에 42억 달러(한화 약 4조 7천억 원)를 내놓았습니다.

12월 기부 당시 스콧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다며 "자문팀에 더 빨리 자산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선 조사 기관 '캔디드'에 따르면 스콧의 기부금은 지난해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자선액의 20%에 해당하고 개인 기부금 총액의 75%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 스콧 기부금을 다른 단체에 또 기부…선순환 효과도 불러

스콧의 기부는 비영리단체들에게 선순환 효과를 불러 오고 있습니다. 필랜트로피는 "스콧의 기부금을 받은 많은 비영리단체가 다른 소규모 단체나 제휴 조직에 기부금 일부를 다시 기부한다"며 "기부가 원래 수혜자를 넘어 또 다른 수혜자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콧의 기부가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에 신뢰할 수 있는 자산으로 간주돼 비영리단체가 대출 기관에서 추가 자금을 빌릴 기회도 되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에 최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도 다른 자산가들과 차별화되는 점입니다. 스콧은 기부 수혜 단체에 사용 지출 데이터나 단체 수장의 보고 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필랜트로피는"자선 단체들은 스콧의 자선 담당자가 1년에 한 번 사용 내역 보고서와 갖고 있는 경우에 한해감사 재무제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며 "단체 운영자들은 최소한의 보고 요건이 스콧이 주는 선물의 특징만큼 자유롭다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콧은 지난 3월 미국의 한 사립학교 과학 교사인 댄 주엣과 재혼했습니다. 주엣도 기빙 플레지에 가입하며, 막대한 재산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기로 한 스콧의 약속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이뤄진 부부의 첫 기부. 스콧은 "전 세계가 들어야 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과소평가되는 곳을 골랐다"며 대학, 예술·교육기관, 어린이보호단체, 인종 및 성 평등 활동기관 등이 기부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수의 사람에게 막대한 부가 점점 더 집중되고 있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스템에 의해 가능했던 부를 나누어주기 위해 조사자 및 자선활동 조언가들과 팀을 이뤄 협력했다"고 말했습니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단 세 차례 기부만으로 무려 85억 달러(한화 약 9조 5천억 원)를 기부한 스콧. '기부 문화를 뒤흔든 진정한 파괴자', '기부 문화를 리모델링하는 자선 전문가'로 평가되는 스콧이 기존 자산가들의 기부 문화까지 변화시킬지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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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동안 9조…천문학적 액수 기부 이어 가는 베이조스 전 부인 ‘매켄지 스콧’
    • 입력 2021-06-20 07:08:42
    • 수정2021-06-20 07:18:51
    취재K

"금고가 텅 빌 때까지 나누고 베풀겠다" 매켄지 스콧은 2019년 5월, 유명인들이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로 한 자선 캠페인 '기빙 플레지'에 동참하겠다며 이렇게 서약했습니다.

금고는 넉넉합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 배우자인 스콧은 이혼합의금으로 아마존 지분 4%를 받았습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그녀의 재산은 약 590억 달러(한화 약 6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콧은 정말 금고를 텅 비울 작정인지 '조' 단위의 통 큰 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280여 개 기관에 27억 4천만 달러(한화 약 3조 6백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재혼 후 남편과 함께한 첫 기부였습니다.

스콧의 기부가 액수만으로 주목받는 건 아닙니다. 과거 다른 자산가들의 기부와 방식도 다릅니다.

■ 필요한 곳에 '빨리빨리'…눈에 띄는 스콧의 기부 속도

스콧의 기부는 다른 자산가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집행되고 있습니다. CNN과 포브스는 이를 두고 "스콧의 기부 속도는 다른 억만장자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자선활동 비영리 전문 매체인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필랜트로피)와 타임 등에 따르면 스콧은 지난해 미국 전역 3백여 개 단체에 59억 달러(한화 약 6조 6천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인종 및 성 평등, 공중 보건, 환경 보호 등의 분야 110여 개 단체에 17억 달러(한화 약 1조 9천억 원)를, 같은 해 12월에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지원 등을 포함해 380여 개 단체에 42억 달러(한화 약 4조 7천억 원)를 내놓았습니다.

12월 기부 당시 스콧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다며 "자문팀에 더 빨리 자산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선 조사 기관 '캔디드'에 따르면 스콧의 기부금은 지난해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자선액의 20%에 해당하고 개인 기부금 총액의 75%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 스콧 기부금을 다른 단체에 또 기부…선순환 효과도 불러

스콧의 기부는 비영리단체들에게 선순환 효과를 불러 오고 있습니다. 필랜트로피는 "스콧의 기부금을 받은 많은 비영리단체가 다른 소규모 단체나 제휴 조직에 기부금 일부를 다시 기부한다"며 "기부가 원래 수혜자를 넘어 또 다른 수혜자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콧의 기부가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에 신뢰할 수 있는 자산으로 간주돼 비영리단체가 대출 기관에서 추가 자금을 빌릴 기회도 되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에 최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도 다른 자산가들과 차별화되는 점입니다. 스콧은 기부 수혜 단체에 사용 지출 데이터나 단체 수장의 보고 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필랜트로피는"자선 단체들은 스콧의 자선 담당자가 1년에 한 번 사용 내역 보고서와 갖고 있는 경우에 한해감사 재무제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며 "단체 운영자들은 최소한의 보고 요건이 스콧이 주는 선물의 특징만큼 자유롭다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콧은 지난 3월 미국의 한 사립학교 과학 교사인 댄 주엣과 재혼했습니다. 주엣도 기빙 플레지에 가입하며, 막대한 재산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기로 한 스콧의 약속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이뤄진 부부의 첫 기부. 스콧은 "전 세계가 들어야 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과소평가되는 곳을 골랐다"며 대학, 예술·교육기관, 어린이보호단체, 인종 및 성 평등 활동기관 등이 기부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수의 사람에게 막대한 부가 점점 더 집중되고 있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스템에 의해 가능했던 부를 나누어주기 위해 조사자 및 자선활동 조언가들과 팀을 이뤄 협력했다"고 말했습니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단 세 차례 기부만으로 무려 85억 달러(한화 약 9조 5천억 원)를 기부한 스콧. '기부 문화를 뒤흔든 진정한 파괴자', '기부 문화를 리모델링하는 자선 전문가'로 평가되는 스콧이 기존 자산가들의 기부 문화까지 변화시킬지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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