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장 선대위원장 관련 업체도 공사 ‘싹쓸이’

입력 2021.06.22 (19:15) 수정 2021.06.2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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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 30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보는 연중기획, 김일권 양산시장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한 특혜 의혹 연속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일권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선대위원장의 아들이 임원으로 있는 냉난방기 시공 업체도 올해 양산시가 발주한 관련 계약을 거의 싹쓸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는 8월 개장을 앞둔 양산시 생태학습관입니다.

지난달 3천백만 원 규모의 냉·난방기 설치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냉·난방기 공급부터 설치를 맡은 곳은 불과 지난해 2월 만들어진 신생업체 A입니다.

등기부등본상 이 업체의 사내 이사는 30대 B씨, 그리고 B씨 아버지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일권 양산시장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김일권 시장 전 선대위원장/음성변조 : "(KBS에서 왔는데요) 가시오. 에어컨 나는 관계없어요. 설명 듣기 싫으니까 가시오. 가라고요. (김일권 시장님….) 저는 몰라요, 그런 사람, 캠프에 없었어요. (선대 본부장 하셨던데….) 안 했어요. (저희가 캠프에 계신 사진까지 확인했는데, 어떤 관계세요?) 관계 없어요. 선거철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래저래 갈 수도 있죠."]

올해 들어 양산시가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사들인 냉·난방기 관련 계약을 살펴봤습니다.

양산시는 지난해까지는 삼성과 LG 등 국내 5개 회사 냉·난방기를 고루 사들였지만, 올해는 유독 삼성 제품만 구입했습니다.

공교롭게도 A업체는 삼성에어컨 설치 전문업체, 해당 냉·난방기 설치와 시공 12건 가운데 10건을 가져갔습니다.

전체 계약 금액의 97.8% 규모로 사실상 '싹쓸이' 했습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특정 업체에 대해서 (계약을) 몰아줬는 지는 결국, 계약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경쟁 입찰처럼 신경을 써서 (계약) 했다면, 당연히 특정 업체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 테지요."]

업계 관계자들은 냉난방기 구매 과정에서 양산시가 설치 공사를 진행할 업체를 임의로 고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통상 관공서는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물품을 사들이기 전, 설치 업체로부터 냉·난방기 설계 내역서를 받는데, 관공서가 이 내역서와 동일하게 물품을 구매하고자 하면, 애초 이를 설계한 업체가 시공을 맡는다는 겁니다.

[○○에어컨 설치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설계를 하고 (구매) 내역서가 들어갔다, 이러면 저희 쪽으로 시공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요. 예를 들어, 삼성이 됐다고 하면, 설계랑 구매 내역 작업을 어느 업체가 했느냐, 이걸 기준으로 …."]

이 때문에 업계에선 양산시가 A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상표의 냉·난방기를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어컨 설치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번년도 들어서 한 업체에 일방적으로 몰아주니까, (다들) '이건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관공서들이 100% 한 업체에 몰아주지 않거든요. 나눠주거든요. 너무 대놓고 한 업체에만 몰아주니까…."]

이에 대해 양산시는 특정 상표의 냉·난방기만 구매하는 것은 아니라며, 1년 단위로 적절히 분배해서 냉난방기를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설치업체 선정은 해당 냉·난방기 제조 회사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양산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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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산시장 선대위원장 관련 업체도 공사 ‘싹쓸이’
    • 입력 2021-06-22 19:15:12
    • 수정2021-06-22 20:16:10
    뉴스7(창원)
[앵커]

지방자치 30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보는 연중기획, 김일권 양산시장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한 특혜 의혹 연속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일권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선대위원장의 아들이 임원으로 있는 냉난방기 시공 업체도 올해 양산시가 발주한 관련 계약을 거의 싹쓸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는 8월 개장을 앞둔 양산시 생태학습관입니다.

지난달 3천백만 원 규모의 냉·난방기 설치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냉·난방기 공급부터 설치를 맡은 곳은 불과 지난해 2월 만들어진 신생업체 A입니다.

등기부등본상 이 업체의 사내 이사는 30대 B씨, 그리고 B씨 아버지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일권 양산시장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김일권 시장 전 선대위원장/음성변조 : "(KBS에서 왔는데요) 가시오. 에어컨 나는 관계없어요. 설명 듣기 싫으니까 가시오. 가라고요. (김일권 시장님….) 저는 몰라요, 그런 사람, 캠프에 없었어요. (선대 본부장 하셨던데….) 안 했어요. (저희가 캠프에 계신 사진까지 확인했는데, 어떤 관계세요?) 관계 없어요. 선거철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래저래 갈 수도 있죠."]

올해 들어 양산시가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사들인 냉·난방기 관련 계약을 살펴봤습니다.

양산시는 지난해까지는 삼성과 LG 등 국내 5개 회사 냉·난방기를 고루 사들였지만, 올해는 유독 삼성 제품만 구입했습니다.

공교롭게도 A업체는 삼성에어컨 설치 전문업체, 해당 냉·난방기 설치와 시공 12건 가운데 10건을 가져갔습니다.

전체 계약 금액의 97.8% 규모로 사실상 '싹쓸이' 했습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특정 업체에 대해서 (계약을) 몰아줬는 지는 결국, 계약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경쟁 입찰처럼 신경을 써서 (계약) 했다면, 당연히 특정 업체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 테지요."]

업계 관계자들은 냉난방기 구매 과정에서 양산시가 설치 공사를 진행할 업체를 임의로 고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통상 관공서는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물품을 사들이기 전, 설치 업체로부터 냉·난방기 설계 내역서를 받는데, 관공서가 이 내역서와 동일하게 물품을 구매하고자 하면, 애초 이를 설계한 업체가 시공을 맡는다는 겁니다.

[○○에어컨 설치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설계를 하고 (구매) 내역서가 들어갔다, 이러면 저희 쪽으로 시공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요. 예를 들어, 삼성이 됐다고 하면, 설계랑 구매 내역 작업을 어느 업체가 했느냐, 이걸 기준으로 …."]

이 때문에 업계에선 양산시가 A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상표의 냉·난방기를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어컨 설치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번년도 들어서 한 업체에 일방적으로 몰아주니까, (다들) '이건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관공서들이 100% 한 업체에 몰아주지 않거든요. 나눠주거든요. 너무 대놓고 한 업체에만 몰아주니까…."]

이에 대해 양산시는 특정 상표의 냉·난방기만 구매하는 것은 아니라며, 1년 단위로 적절히 분배해서 냉난방기를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설치업체 선정은 해당 냉·난방기 제조 회사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양산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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