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검사 통과시켜”…거부하자 폭행에 해고까지

입력 2021.06.23 (07:37) 수정 2021.06.23 (08: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차량 소유한 분들은 정기적으로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 하죠.

그런데 불법 개조를 했거나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는 차량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검사소가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이런 지시를 거부한 직원은 폭행에 해고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SUV 차량 한 대가 자동차 검사소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검사원들은 정작 엔진이 있는 보닛은 한 번도 열어보지 않습니다.

주요 검사 절차를 건너뛰는 이른바 '생략검사'로, 엄연히 불법입니다.

2018년부터 여기서 검사 책임자로 일한 임 모 씨는, 무조건 '적합' 판정을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저기 가면 다 합격 나오는 곳이야'라고 입소문을 퍼뜨리기 위함이고요. 고객의 입맛에 맞게 빨리빨리 검사하라는 것이죠."]

불법 개조 차량은 물론, 안전과 직결된 제동장치 불량 차량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제동력 자체가 안 나온대요. 이런 자동차들마저도 합격시키고 있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도로 위 무법자인 차량들이 도로를 활보하다가..."]

반면 부적합률이 너무 낮으면 관계기관의 단속을 받을 수 있어 정상 차량을 조작한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번호등이 안 들어왔었다, 타이어가 펑크가 하나도 나지 않았는데 타이어가 펑크났었다 등등 사유들을 만드는 것이죠."]

대표이사부터 이런 조작을 강요했다는 게 임 씨의 주장입니다.

지시를 거부하자,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자동차 검사소 관계자/음성변조 : "그래, 네 마음대로 해. 네 마음대로 해. 이 XX야! 네 마음대로 해."]

임 씨는 검사 책임자에서 검사원으로 강등된 뒤 해고까지 당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결정으로 지난해 말, 복직했습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검사를 통해서 안전을 확보해야 되는 게 우선인데요. 그로 인한 피해들은 고객이 스스로 이거를 입증하거나 밝히기가 매우 어렵고요."]

자동차 검사소 대표는 폭행과 폭언을 한 건 인정했지만, 불법 검사는 지난해 SUV 차량 검사 당시 딱 한 차례뿐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유지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무조건 검사 통과시켜”…거부하자 폭행에 해고까지
    • 입력 2021-06-23 07:37:36
    • 수정2021-06-23 08:00:54
    뉴스광장
[앵커]

차량 소유한 분들은 정기적으로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 하죠.

그런데 불법 개조를 했거나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는 차량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검사소가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이런 지시를 거부한 직원은 폭행에 해고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SUV 차량 한 대가 자동차 검사소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검사원들은 정작 엔진이 있는 보닛은 한 번도 열어보지 않습니다.

주요 검사 절차를 건너뛰는 이른바 '생략검사'로, 엄연히 불법입니다.

2018년부터 여기서 검사 책임자로 일한 임 모 씨는, 무조건 '적합' 판정을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저기 가면 다 합격 나오는 곳이야'라고 입소문을 퍼뜨리기 위함이고요. 고객의 입맛에 맞게 빨리빨리 검사하라는 것이죠."]

불법 개조 차량은 물론, 안전과 직결된 제동장치 불량 차량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제동력 자체가 안 나온대요. 이런 자동차들마저도 합격시키고 있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도로 위 무법자인 차량들이 도로를 활보하다가..."]

반면 부적합률이 너무 낮으면 관계기관의 단속을 받을 수 있어 정상 차량을 조작한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번호등이 안 들어왔었다, 타이어가 펑크가 하나도 나지 않았는데 타이어가 펑크났었다 등등 사유들을 만드는 것이죠."]

대표이사부터 이런 조작을 강요했다는 게 임 씨의 주장입니다.

지시를 거부하자,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자동차 검사소 관계자/음성변조 : "그래, 네 마음대로 해. 네 마음대로 해. 이 XX야! 네 마음대로 해."]

임 씨는 검사 책임자에서 검사원으로 강등된 뒤 해고까지 당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결정으로 지난해 말, 복직했습니다.

[임OO/자동차 검사소 검사원 : "검사를 통해서 안전을 확보해야 되는 게 우선인데요. 그로 인한 피해들은 고객이 스스로 이거를 입증하거나 밝히기가 매우 어렵고요."]

자동차 검사소 대표는 폭행과 폭언을 한 건 인정했지만, 불법 검사는 지난해 SUV 차량 검사 당시 딱 한 차례뿐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유지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