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외딴 부산광복기념관…독립운동가 추모 ‘열악’

입력 2021.06.23 (07:54) 수정 2021.06.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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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웅을 기리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정작, 부산에 있는 광복기념관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헌화조차 할 수 없는 열악한 부산광복기념관 실태를, 먼저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보수산의 중턱, 민주공원 안에 있는 부산광복기념관입니다.

숭고한 민족정신과 부산의 광복·독립투쟁 역사를 알리고자 지난 1999년 6월에 지어졌습니다.

기념관 2층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등 부산지역 독립운동가 451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위패봉안소 안은 불과 30㎡, 겨우 컨테이너 하나 정도의 공간입니다.

해마다 3.1절과 8·15 광복절 때 열리는 추모행사도 내부가 너무 좁아 치르지 못할 정돕니다.

행사는커녕, 독립운동가 유족마저 이 추모공간 안에서는 헌화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김광호/김정태 애국지사 유족/손자 : "(행사 때) 유족 100명만 오셨다고 해도 할 수 없이 10번을 나눠서 추모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릴 수 없으니까 저 뒤 바깥에서 그냥 같이 묵념하고 가고…. 가슴이 안타깝죠."]

전시 유물의 규모와 상태도 아쉽습니다.

공간은 좁고, 보안까지 취약하다 보니 굳이 숨겨준 보물을 기증하려는 후손들도 없습니다.

기증 유물이 없다 보니 사실상, 부산의 독립운동사 연구도 멈췄습니다.

[김경수/광복회 부산시지부 사무국장/애국지사 유족 : "후손 개개인이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유물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단지, 환경이 이렇다 보니까 쉽게 내놓지 않는 것뿐입니다. 제대로 갖춰져 있고, 제대로 기념관이 형식을 갖추면 기꺼이 다 내놓죠."]

좁고 외딴 산비탈에 20년 넘게 열악하게 운영 중인 부산광복기념관.

시민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이동훈/자료조사: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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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고 외딴 부산광복기념관…독립운동가 추모 ‘열악’
    • 입력 2021-06-23 07:54:57
    • 수정2021-06-23 08:50:22
    뉴스광장(부산)
[앵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웅을 기리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정작, 부산에 있는 광복기념관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헌화조차 할 수 없는 열악한 부산광복기념관 실태를, 먼저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보수산의 중턱, 민주공원 안에 있는 부산광복기념관입니다.

숭고한 민족정신과 부산의 광복·독립투쟁 역사를 알리고자 지난 1999년 6월에 지어졌습니다.

기념관 2층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등 부산지역 독립운동가 451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위패봉안소 안은 불과 30㎡, 겨우 컨테이너 하나 정도의 공간입니다.

해마다 3.1절과 8·15 광복절 때 열리는 추모행사도 내부가 너무 좁아 치르지 못할 정돕니다.

행사는커녕, 독립운동가 유족마저 이 추모공간 안에서는 헌화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김광호/김정태 애국지사 유족/손자 : "(행사 때) 유족 100명만 오셨다고 해도 할 수 없이 10번을 나눠서 추모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릴 수 없으니까 저 뒤 바깥에서 그냥 같이 묵념하고 가고…. 가슴이 안타깝죠."]

전시 유물의 규모와 상태도 아쉽습니다.

공간은 좁고, 보안까지 취약하다 보니 굳이 숨겨준 보물을 기증하려는 후손들도 없습니다.

기증 유물이 없다 보니 사실상, 부산의 독립운동사 연구도 멈췄습니다.

[김경수/광복회 부산시지부 사무국장/애국지사 유족 : "후손 개개인이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유물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단지, 환경이 이렇다 보니까 쉽게 내놓지 않는 것뿐입니다. 제대로 갖춰져 있고, 제대로 기념관이 형식을 갖추면 기꺼이 다 내놓죠."]

좁고 외딴 산비탈에 20년 넘게 열악하게 운영 중인 부산광복기념관.

시민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이동훈/자료조사: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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