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美 전기차 업체 경영진 ‘수상한’ 지분 매각

입력 2021.06.23 (08:01) 수정 2021.06.23 (11: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EV (전기 자동차)픽업트럭이 뜬다'
코트라(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美 디트로이트무역관 보고서 중에서

이른바 '픽업트럭'으로 불리는 차량 모델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꽤 인기 있는 차종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차량 판매와 생산이 급감했던 지난해에도 픽업트럭 차종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때문에 EV '픽업트럭'을 생산하겠다는 야심을 밝힌 '로즈타운 모터스'는 항상 주목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 경영진들이 자금난을 호소하며 폐업 위기라고 밝히기 전에 자신들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자금난 발표 이전에 경영진의 '수상한' 지분 매각

전기트럭 스타트업인 미국의 로즈타운 모터스 (아래 사진) 경영진들이 올해 초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1일 로즈타운 모터스가 감독기관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5명의 경영진이 지난 2월 초 사흘간 800만 달러(우리 돈 약 90억 원) 상당의 지분을 현금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가는 2월 초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 이때문에 폐업위기에 앞서 경영진이 자신들의 지분을 서둘러 매각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분을 판 뒤인 지난 3월 중순 로즈타운 모터스는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는 분기 보고서를 냈습니다.

또한 이른바 '공매도' 전문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3월 보고서에서 전기 트럭 생산이 조만간 가능하다는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장과는 달리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혀 주가에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로즈타운 모터스의 경영진은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앞두고, 주가가 내려가기 전 대거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 회사 지분 '누가, 얼마나' 매각?…이사회 ,"문제 없다"

테슬라 출신으로 2019년에 로즈타운 모터스에 합류한 리치 슈미트 회장은 보유 주식 39%를 460만 달러(약 52억1천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슈미트 회장 측은 WSJ에 자신의 지분 매각 결정은 개인적으로 투자한 칠면조 농장 사업 때문에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또 전기 트럭의 추진 장치 개발 담당 임원인 추안 보는 보유 주식 99.3%를 현금화해 250만 달러(약 28억3천만 원)를 챙긴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로즈타운 모터스 이사회는 경영진의 지분 매도에 문제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사 이사회가 최근 특별 위원회까지 조직해 임원들의 지분 매각 문제를 검토했지만, 회사의 실적이나 전망과 무관한 매각이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로즈타운 모터스측의 설명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영 사정을 정확하게 아는 핵심 경영진이 특정한 시기에 대거 지분을 정리한 것이 수상하다는 주장입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회계학 전공인 대니얼 테일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잘 봐줘도 로즈타운 모터스가 임원 보유 주식의 거래에 대해 내부 통제가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로즈 타운은 어떤 회사?

로즈타운은 2019년 제너럴모터스(GM) 일부 공장을 인수해 전기 픽업트럭 '인듀어런스' 생산을 추진했던 곳입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도 우회 상장했습니다. 나스닥 상장사의 문제라는 점에서 현지 언론들은 '전기차 버블(거품)' 까지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계속 성장할 것만 같던 이 회사는 '인듀어런스' 등에 대한 일부 발표의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기저기서 공격을 받게 됩니다.

로즈타운은 1회 충전으로 250마일(약 402㎞) 주행이 가능한 '인듀어런스' (아래 사진)의 사전 주문량이 10만 대를 기록했고 오는 9월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는데, 핵심 내용들이 허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로즈타운이 ‘인듀어런스’ 개발을 위한 자본을 조달하려고 사전 예약주문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또 로즈타운은 9월 이 트럭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화재 사고 등이 발생한 것을 보면 트럭 생산까지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해 또 다른 전기차 생산업체인 ‘니콜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회사.

로즈타운측은 진실 규명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조직한 뒤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내용을 대부분 부인하며 맞섰지만, 이번에 지분 매각 관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위기 맞은 美 전기차 업체 경영진 ‘수상한’ 지분 매각
    • 입력 2021-06-23 08:01:33
    • 수정2021-06-23 11:18:53
    취재K

'미국, EV (전기 자동차)픽업트럭이 뜬다'
코트라(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美 디트로이트무역관 보고서 중에서

이른바 '픽업트럭'으로 불리는 차량 모델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꽤 인기 있는 차종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차량 판매와 생산이 급감했던 지난해에도 픽업트럭 차종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때문에 EV '픽업트럭'을 생산하겠다는 야심을 밝힌 '로즈타운 모터스'는 항상 주목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 경영진들이 자금난을 호소하며 폐업 위기라고 밝히기 전에 자신들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자금난 발표 이전에 경영진의 '수상한' 지분 매각

전기트럭 스타트업인 미국의 로즈타운 모터스 (아래 사진) 경영진들이 올해 초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1일 로즈타운 모터스가 감독기관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5명의 경영진이 지난 2월 초 사흘간 800만 달러(우리 돈 약 90억 원) 상당의 지분을 현금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가는 2월 초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 이때문에 폐업위기에 앞서 경영진이 자신들의 지분을 서둘러 매각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분을 판 뒤인 지난 3월 중순 로즈타운 모터스는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는 분기 보고서를 냈습니다.

또한 이른바 '공매도' 전문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3월 보고서에서 전기 트럭 생산이 조만간 가능하다는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장과는 달리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혀 주가에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로즈타운 모터스의 경영진은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앞두고, 주가가 내려가기 전 대거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 회사 지분 '누가, 얼마나' 매각?…이사회 ,"문제 없다"

테슬라 출신으로 2019년에 로즈타운 모터스에 합류한 리치 슈미트 회장은 보유 주식 39%를 460만 달러(약 52억1천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슈미트 회장 측은 WSJ에 자신의 지분 매각 결정은 개인적으로 투자한 칠면조 농장 사업 때문에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또 전기 트럭의 추진 장치 개발 담당 임원인 추안 보는 보유 주식 99.3%를 현금화해 250만 달러(약 28억3천만 원)를 챙긴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로즈타운 모터스 이사회는 경영진의 지분 매도에 문제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사 이사회가 최근 특별 위원회까지 조직해 임원들의 지분 매각 문제를 검토했지만, 회사의 실적이나 전망과 무관한 매각이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로즈타운 모터스측의 설명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영 사정을 정확하게 아는 핵심 경영진이 특정한 시기에 대거 지분을 정리한 것이 수상하다는 주장입니다.

출처=연합뉴스
회계학 전공인 대니얼 테일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잘 봐줘도 로즈타운 모터스가 임원 보유 주식의 거래에 대해 내부 통제가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로즈 타운은 어떤 회사?

로즈타운은 2019년 제너럴모터스(GM) 일부 공장을 인수해 전기 픽업트럭 '인듀어런스' 생산을 추진했던 곳입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도 우회 상장했습니다. 나스닥 상장사의 문제라는 점에서 현지 언론들은 '전기차 버블(거품)' 까지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출처=연합뉴스
계속 성장할 것만 같던 이 회사는 '인듀어런스' 등에 대한 일부 발표의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기저기서 공격을 받게 됩니다.

로즈타운은 1회 충전으로 250마일(약 402㎞) 주행이 가능한 '인듀어런스' (아래 사진)의 사전 주문량이 10만 대를 기록했고 오는 9월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는데, 핵심 내용들이 허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로즈타운이 ‘인듀어런스’ 개발을 위한 자본을 조달하려고 사전 예약주문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또 로즈타운은 9월 이 트럭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화재 사고 등이 발생한 것을 보면 트럭 생산까지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출처=연합뉴스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해 또 다른 전기차 생산업체인 ‘니콜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회사.

로즈타운측은 진실 규명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조직한 뒤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내용을 대부분 부인하며 맞섰지만, 이번에 지분 매각 관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