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지켰다지만…화재 대비 보완 필요

입력 2021.06.23 (21:20) 수정 2021.06.2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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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짚어보겠습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한 층의 높이가 10미터에 달하고, 전체 면적이 축구장 15개 수준인 초대형 건물입니다.

그런데 방화 설비를 세심하게 갖추는 대신 오히려 갖가지 예외 규정을 적용받았습니다.

법은 지켰다는데 왜 사고에 취약해진건지 김민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천 쿠팡 물류센터는 2016년에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1층은 컨베이어 벨트와 포장화 설비 등이 설치됐고, 2층 이상과 나머지 지하 층은 창고와 사무실입니다.

건물 도면을 보면 방화 셔터나 콘크리트 벽체로 된 '방화 구획'이 일정 면적마다 있어야 하는데 도면에는 뻥 뚫려 있습니다.

지상의 3개 층을 보니 법정 기준의 최고 18배에 이르는 면적이 하나의 공간으로 터져 있는 경우가 발견됩니다.

물건의 보관과 운반에 필요한 대형기기를 바닥에 고정해서 설치한 경우 방화구획 면적을 적용받지 않는 예외규정 때문입니다.

[이정훈/화재감식학회 소방기술사 : "법이 허용하는 만큼 방화구획을 완화시킬 때 그에 따른 화재하중을 검토해서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이라든지 성능위주설계라든지 이런 부분을 충분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프링클러는 불꽃의 열기를 직접 받아야 물이 분사되는데 한 층의 높이가 10미터나 돼 화재가 상당히 진행되지 않으면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창고의 층고를 높이는 추세인데 스프링클러 설치에 층고와 관련된 기준은 없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창고의 다양한 공간들에 맞게끔 층고가 높다거나 혹은 가연물의 양이 많은 경우에 적정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소방설비의 설치, 이런 기술들의 적용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상수도 대신 지하수를 사용하다 보니 전기가 끊기거나 많은 물이 필요할 경우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심관보/이천시 상수도사업소장 : "쿠팡은 수도가 공급이 안 된 것이 맞고요. 지하수 네 공(관로)이 신고가 돼 있습니다. 상수도 신청을 안 한 이유가 비용절감이 상당한 이유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점을 보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 단계부터 소방 설비 요건을 강화한 '성능위주설계'라는 것을 하도록 2017년에 법규가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오대성/그래픽:강민수 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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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은 지켰다지만…화재 대비 보완 필요
    • 입력 2021-06-23 21:20:26
    • 수정2021-06-23 22:14:18
    뉴스 9
[앵커]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짚어보겠습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한 층의 높이가 10미터에 달하고, 전체 면적이 축구장 15개 수준인 초대형 건물입니다.

그런데 방화 설비를 세심하게 갖추는 대신 오히려 갖가지 예외 규정을 적용받았습니다.

법은 지켰다는데 왜 사고에 취약해진건지 김민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천 쿠팡 물류센터는 2016년에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1층은 컨베이어 벨트와 포장화 설비 등이 설치됐고, 2층 이상과 나머지 지하 층은 창고와 사무실입니다.

건물 도면을 보면 방화 셔터나 콘크리트 벽체로 된 '방화 구획'이 일정 면적마다 있어야 하는데 도면에는 뻥 뚫려 있습니다.

지상의 3개 층을 보니 법정 기준의 최고 18배에 이르는 면적이 하나의 공간으로 터져 있는 경우가 발견됩니다.

물건의 보관과 운반에 필요한 대형기기를 바닥에 고정해서 설치한 경우 방화구획 면적을 적용받지 않는 예외규정 때문입니다.

[이정훈/화재감식학회 소방기술사 : "법이 허용하는 만큼 방화구획을 완화시킬 때 그에 따른 화재하중을 검토해서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이라든지 성능위주설계라든지 이런 부분을 충분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프링클러는 불꽃의 열기를 직접 받아야 물이 분사되는데 한 층의 높이가 10미터나 돼 화재가 상당히 진행되지 않으면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창고의 층고를 높이는 추세인데 스프링클러 설치에 층고와 관련된 기준은 없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창고의 다양한 공간들에 맞게끔 층고가 높다거나 혹은 가연물의 양이 많은 경우에 적정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소방설비의 설치, 이런 기술들의 적용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상수도 대신 지하수를 사용하다 보니 전기가 끊기거나 많은 물이 필요할 경우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심관보/이천시 상수도사업소장 : "쿠팡은 수도가 공급이 안 된 것이 맞고요. 지하수 네 공(관로)이 신고가 돼 있습니다. 상수도 신청을 안 한 이유가 비용절감이 상당한 이유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점을 보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 단계부터 소방 설비 요건을 강화한 '성능위주설계'라는 것을 하도록 2017년에 법규가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오대성/그래픽:강민수 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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