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출’이 성폭력 유발?…파키스탄 총리 상식 밖 발언 논란

입력 2021.06.24 (07:00) 수정 2021.06.2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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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칸 총리) 부끄러운 줄 알라", "불량한 칸의 사고 방식을 알게 되었다"
(파키스탄 네티즌과 야당 측 대변인의 비판 중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아래 사진)가 최근 다큐멘터리 속 발언이 논란이 돼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칸 총리는 인터뷰 진행자의 질문에 성폭력 증가의 원인을 여성의 노출 탓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현지시간 23일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칸 총리는 최근 다큐멘터리 '악시오스 온 HBO'(Axios on HBO)와 인터뷰에서 여성이 옷을 거의 입지 않는다면 남성들이 로봇이 아닌 이상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은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인터뷰 진행자인 조너선 스완이 "여성의 옷 입는 방식이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이냐"고 상세히 묻자 칸 총리는 다시 긍정하는 뉘앙스로 답을 했습니다.

칸 총리는 부연 설명을 하듯이 "그것은 당신이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사람들이 그런 것(여성 노출)을 보지 못한 사회라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칸 총리의 상식밖의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은 물론 인권 운동가와 네티즌 등도 모두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프리하 알타프라는 여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칸 총리를 비판했고, 야당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의 대변인도 "세계는 병들고 여성 혐오적이며, 타락하고 불량한 칸의 사고방식을 알게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현지 여성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발언권을 남성과 동등하게 인정하지 않는 파키스탄 내 분위기도 문제지만, 빈발하는 '성폭력'의 원인 제공자가 여성이라는 식의 남성 정치인을 비롯한 지도층의 잘못된 인식이 가장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앞서 칸 총리는 지난 4월 초에도 여성의 옷차림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도 "모든 사람이 의지력이 있는 게 아니므로 여성들은 유혹을 없애기 위해 옷을 얌전하게 입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칸 총리는 '정부가 성폭력을 막기 위해 무슨 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는 보수적이며 편향된 여성관을 가진 남성들이 상당히 많은 편.

또 정치인들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성범죄를 치안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의 옷 차림새나 사회적 풍조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자주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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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노출’이 성폭력 유발?…파키스탄 총리 상식 밖 발언 논란
    • 입력 2021-06-24 07:00:36
    • 수정2021-06-24 07:48:57
    취재K

"(임란 칸 총리) 부끄러운 줄 알라", "불량한 칸의 사고 방식을 알게 되었다"
(파키스탄 네티즌과 야당 측 대변인의 비판 중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아래 사진)가 최근 다큐멘터리 속 발언이 논란이 돼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칸 총리는 인터뷰 진행자의 질문에 성폭력 증가의 원인을 여성의 노출 탓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현지시간 23일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칸 총리는 최근 다큐멘터리 '악시오스 온 HBO'(Axios on HBO)와 인터뷰에서 여성이 옷을 거의 입지 않는다면 남성들이 로봇이 아닌 이상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은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인터뷰 진행자인 조너선 스완이 "여성의 옷 입는 방식이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말이냐"고 상세히 묻자 칸 총리는 다시 긍정하는 뉘앙스로 답을 했습니다.

칸 총리는 부연 설명을 하듯이 "그것은 당신이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사람들이 그런 것(여성 노출)을 보지 못한 사회라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칸 총리의 상식밖의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은 물론 인권 운동가와 네티즌 등도 모두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프리하 알타프라는 여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칸 총리를 비판했고, 야당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의 대변인도 "세계는 병들고 여성 혐오적이며, 타락하고 불량한 칸의 사고방식을 알게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현지 여성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발언권을 남성과 동등하게 인정하지 않는 파키스탄 내 분위기도 문제지만, 빈발하는 '성폭력'의 원인 제공자가 여성이라는 식의 남성 정치인을 비롯한 지도층의 잘못된 인식이 가장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출처=연합뉴스
앞서 칸 총리는 지난 4월 초에도 여성의 옷차림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도 "모든 사람이 의지력이 있는 게 아니므로 여성들은 유혹을 없애기 위해 옷을 얌전하게 입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칸 총리는 '정부가 성폭력을 막기 위해 무슨 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는 보수적이며 편향된 여성관을 가진 남성들이 상당히 많은 편.

또 정치인들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성범죄를 치안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의 옷 차림새나 사회적 풍조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자주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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