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뜯겨 나간 카페 현수막…“CCTV 확인해 보니”
입력 2021.06.27 (08:03)
수정 2021.06.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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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카페 업주가 맞은편 카페 업장에 걸린 대형 홍보 현수막을 뜯고 있다. [CCTV 화면]
■ 새벽마다 사라졌던 '홍보 현수막'…"맞은편 카페 업주 소행"
잔잔한 대청호와 부드러운 산 능선이 어우러져 빼어난 호반 절경으로 소문난 충북 옥천군의 한 관광지. 2019년 옥천 9경으로 선정된 이곳에서 카페 영업을 하는 58살 A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건물 외벽에 설치해놓은 대형 카페 홍보 현수막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다는 겁니다. 지난 23일, 업장에 출근한 A 씨는 현수막이 또 없어진 걸 확인하고 CCTV를 돌려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는 호숫가에서 불어온 바람 탓에 현수막이 날아간 줄만 알았던 A 씨는 이날 만큼은 바람도 불지 않아 이상했다는 겁니다. CCTV를 확인한 A 씨는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새벽 5시 30분쯤, 자신의 건물로 다가오는 한 여성이 여러 차례에 걸쳐 현수막을 뜯고 있었던 겁니다.
이 여성, 맞은편에서 영업하는 경쟁 카페 업주였습니다. 현수막이 없어진 지난달 31일에도 비슷한 시각, 어김없이 나타난 이 업주는 주변 눈치를 살피며 현수막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훼손한 현수막을 품에 안고 자신의 업장 안으로 유유히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피해 업주 A 씨는 현수막을 뜯어낸 업주를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 "커피 가격 내리니 손님이 쏠려"…전 옥천군의원 아내 입건
새벽마다 몰래 경쟁 업장의 홍보 현수막을 뜯어낸 업주는 현재 A 씨가 운영하는 카페 건물의 전 주인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A 씨에게 건물을 팔고, 2년 뒤 자신도 맞은 편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업주는 취재진에게 "상대 업장에서 커피 가격을 1,500원으로 내려 손님이 그쪽으로 쏠렸다"며, "가격 경쟁이 어려워 최근 홧김에 현수막을 딱 1번 뜯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4번이나 현수막이 뜯겨져 나갔다"는 A 씨는 이 업주를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훼손된 현수막을 압수한 경찰은 업주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이 업주는 전 옥천군의원의 아내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CCTV 등을 추가 확보해 이 업주의 또 다른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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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마다 뜯겨 나간 카페 현수막…“CCTV 확인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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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6-27 08:03:03
- 수정2021-06-27 11:12:47
■ 새벽마다 사라졌던 '홍보 현수막'…"맞은편 카페 업주 소행"
잔잔한 대청호와 부드러운 산 능선이 어우러져 빼어난 호반 절경으로 소문난 충북 옥천군의 한 관광지. 2019년 옥천 9경으로 선정된 이곳에서 카페 영업을 하는 58살 A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건물 외벽에 설치해놓은 대형 카페 홍보 현수막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다는 겁니다. 지난 23일, 업장에 출근한 A 씨는 현수막이 또 없어진 걸 확인하고 CCTV를 돌려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는 호숫가에서 불어온 바람 탓에 현수막이 날아간 줄만 알았던 A 씨는 이날 만큼은 바람도 불지 않아 이상했다는 겁니다. CCTV를 확인한 A 씨는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새벽 5시 30분쯤, 자신의 건물로 다가오는 한 여성이 여러 차례에 걸쳐 현수막을 뜯고 있었던 겁니다.
이 여성, 맞은편에서 영업하는 경쟁 카페 업주였습니다. 현수막이 없어진 지난달 31일에도 비슷한 시각, 어김없이 나타난 이 업주는 주변 눈치를 살피며 현수막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훼손한 현수막을 품에 안고 자신의 업장 안으로 유유히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 "커피 가격 내리니 손님이 쏠려"…전 옥천군의원 아내 입건
새벽마다 몰래 경쟁 업장의 홍보 현수막을 뜯어낸 업주는 현재 A 씨가 운영하는 카페 건물의 전 주인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A 씨에게 건물을 팔고, 2년 뒤 자신도 맞은 편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업주는 취재진에게 "상대 업장에서 커피 가격을 1,500원으로 내려 손님이 그쪽으로 쏠렸다"며, "가격 경쟁이 어려워 최근 홧김에 현수막을 딱 1번 뜯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4번이나 현수막이 뜯겨져 나갔다"는 A 씨는 이 업주를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훼손된 현수막을 압수한 경찰은 업주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이 업주는 전 옥천군의원의 아내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CCTV 등을 추가 확보해 이 업주의 또 다른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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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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