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강제추행’ 선고 D-1…구속 갈림길

입력 2021.06.28 (14:28) 수정 2021.06.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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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1일 결심공판이 열리는 부산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1일 결심공판이 열리는 부산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내일(29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오 전 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는데요. 피해자 역시 구속을 바라고 있어 오 전 시장은 그야말로 구속의 갈림길에 서게 됐습니다.

■ 오거돈 진짜 구속되나?...'강제추행치상' 쟁점

이번 재판의 최대 관심은 오 전 시장이 정말로 구속이 될지입니다. 오 전 시장이 이미 강제추행 혐의는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큰 이견이 없는 상태입니다.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겁니다.

형법은 강제추행에 대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징역형도 가능하지만 ‘10년 이하’인 만큼 집행유예나 벌금형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강제추행치상’ 혐의가 인정되면 실형을 살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혐의는 강제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다치게 했다는 것을 뜻하는데 유죄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됩니다.

검찰 역시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들어 오 전 시장을 기소했습니다.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벗는 게 오 전 시장 측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 ‘치매’ 털어놓은 오거돈...‘자학’까지

지난 21일 부산지법 법정으로 향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지난 21일 부산지법 법정으로 향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

구속을 벗어나기 위해 오 전 시장과 그의 변호인은 그야말로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공개적인 변론을 매듭짓는 결심공판에서 오 전 시장 측은 1시간가량 의견을 진술했습니다. 구형을 담은 검찰 측의 의견 진술이 10분 남짓이었던 것에 비하면 물량 공세만큼은 확실했던 셈입니다.

이 시간은 대부분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변론으로 채워졌습니다. 강제추행치상이 아닌 우발적 ‘기습추행’이란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치상’의 근거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생의 원인이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으로 인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펼쳐졌습니다.

성범죄는 피해자와 합의가 중요한만큼 합의를 위한 노력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변호인은 의뢰인인 오 전 시장을 지칭하며 “‘ 저 미친 노인네가 미친 짓 했네’, ‘어떻게 보면 좀 불쌍하다 차라리 용서해주자’ 한다면 피해자 본인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겠나”라며 용서를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자학'성 변론에 방청석이 잠시 수근거리기도 했죠.

나아가 오 전 시장 측은 치매 진단을 받은 사실도 털어놨습니다. 약도 복용 받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가 고령이고 암 수술도 2차례나 받은데다 치매까지 앓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선처를 재판부에 호소한 거로 보입니다.

이를 보며 부산 지역 한 변호사는 “그만큼 오 전 시장 측이 다급했다는 것 아니겠냐”고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 피해자 측 “꼬리 자르기 모습에 소름”

28일 오전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단체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엄벌을 촉구했다.28일 오전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단체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물론 상황이 오 전 시장 측의 바람과 같이 흘러가는 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여전히 엄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선고를 하루 앞둔 오늘도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고 꼬리 자르기를 하는 모습에 소름이 끼친다”며 “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여성단체들 역시 오 전 시장에 대한 법정최고형 선고와 법정구속을 바라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성 비위로 인한 시장직 공석과 보궐선거. 수탈하지 않았던 재판 과정 등 뒷말을 남긴 이번 사건은 끝까지 숱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치열했던 법정공방만큼 결과를 단언하기도 쉽지 않았던 재판, 그 결정이 하루 뒤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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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돈 ‘강제추행’ 선고 D-1…구속 갈림길
    • 입력 2021-06-28 14:28:30
    • 수정2021-06-28 14:29:17
    취재K
‘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1일 결심공판이 열리는 부산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내일(29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오 전 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는데요. 피해자 역시 구속을 바라고 있어 오 전 시장은 그야말로 구속의 갈림길에 서게 됐습니다.

■ 오거돈 진짜 구속되나?...'강제추행치상' 쟁점

이번 재판의 최대 관심은 오 전 시장이 정말로 구속이 될지입니다. 오 전 시장이 이미 강제추행 혐의는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큰 이견이 없는 상태입니다.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겁니다.

형법은 강제추행에 대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징역형도 가능하지만 ‘10년 이하’인 만큼 집행유예나 벌금형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강제추행치상’ 혐의가 인정되면 실형을 살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혐의는 강제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다치게 했다는 것을 뜻하는데 유죄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됩니다.

검찰 역시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들어 오 전 시장을 기소했습니다.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벗는 게 오 전 시장 측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 ‘치매’ 털어놓은 오거돈...‘자학’까지

지난 21일 부산지법 법정으로 향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
구속을 벗어나기 위해 오 전 시장과 그의 변호인은 그야말로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공개적인 변론을 매듭짓는 결심공판에서 오 전 시장 측은 1시간가량 의견을 진술했습니다. 구형을 담은 검찰 측의 의견 진술이 10분 남짓이었던 것에 비하면 물량 공세만큼은 확실했던 셈입니다.

이 시간은 대부분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변론으로 채워졌습니다. 강제추행치상이 아닌 우발적 ‘기습추행’이란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치상’의 근거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생의 원인이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으로 인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펼쳐졌습니다.

성범죄는 피해자와 합의가 중요한만큼 합의를 위한 노력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변호인은 의뢰인인 오 전 시장을 지칭하며 “‘ 저 미친 노인네가 미친 짓 했네’, ‘어떻게 보면 좀 불쌍하다 차라리 용서해주자’ 한다면 피해자 본인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겠나”라며 용서를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자학'성 변론에 방청석이 잠시 수근거리기도 했죠.

나아가 오 전 시장 측은 치매 진단을 받은 사실도 털어놨습니다. 약도 복용 받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가 고령이고 암 수술도 2차례나 받은데다 치매까지 앓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선처를 재판부에 호소한 거로 보입니다.

이를 보며 부산 지역 한 변호사는 “그만큼 오 전 시장 측이 다급했다는 것 아니겠냐”고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 피해자 측 “꼬리 자르기 모습에 소름”

28일 오전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단체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물론 상황이 오 전 시장 측의 바람과 같이 흘러가는 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여전히 엄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선고를 하루 앞둔 오늘도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고 꼬리 자르기를 하는 모습에 소름이 끼친다”며 “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여성단체들 역시 오 전 시장에 대한 법정최고형 선고와 법정구속을 바라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성 비위로 인한 시장직 공석과 보궐선거. 수탈하지 않았던 재판 과정 등 뒷말을 남긴 이번 사건은 끝까지 숱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치열했던 법정공방만큼 결과를 단언하기도 쉽지 않았던 재판, 그 결정이 하루 뒤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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