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 수익으로 ‘부동산 재테크’

입력 2021.06.28 (14: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경찰이 지난 3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의 주거지로 쓰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경찰이 지난 3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의 주거지로 쓰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지난 3월 경기도 남양주시 한 오피스텔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지상4층, 지하1층의 오피스텔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 일당의 주거지로 쓰이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경찰은 도박 사이트 운영 수익금인 현금 19억 5천만 원과 3천만 원짜리 고급시계 등 19억 8천만 원 상당을 압수했습니다. 현금은 검은 비닐봉투에 쌓인 채 싱크대와 금고, 여행용 가방 등에 꽁꽁 숨겨져 있었습니다.

여행용 가방에서 발견된 범죄 수익금. 비닐봉투에 꽁꽁 쌓여져 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여행용 가방에서 발견된 범죄 수익금. 비닐봉투에 꽁꽁 쌓여져 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경찰에 붙잡힌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일당 38명은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베트남과 중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먼저 만든 사이트를 분양하는 수법으로 2개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회원관리팀, 충·환전팀, 게시판관리팀, 국내총판팀 등 조직적으로 직원들을 관리했습니다.

회원은 모두 5천100여명, 도박사이트 운영 규모는 9천억원대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2개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모두 250억원 가량의 부당 수익을 편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5만원권 19억 5천만원 어치.  경찰이 계수기를 이용해 세는 데만도 2시간 이상 걸렸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경찰이 압수한 5만원권 19억 5천만원 어치. 경찰이 계수기를 이용해 세는 데만도 2시간 이상 걸렸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그렇다면 압수된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 수익금은 어디에 있을까?

경찰이 범죄수익추적 전문수사팀을 투입해 수개월 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8년말 4억원짜리 경기도 남양주시 오피스텔을 매입을 시작으로, 2019년 3월에는 서울시 강남구 30평대 아파트를 20억원에 매입했습니다. 같은해 10월에는 광진구의 40평형대 아파트를 12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검거 직전, 또다른 부동산의 매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거둔 시세차익만 27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현금화 해놓을 경우 수사기관에 압류될 가능성이 커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의 모든 명의는 운영자 중 한 명으로 돼 있는데, 신분이 드러날 가능성이 낮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붙잡은 38명 가운데 17명을 구속하고, 해외에 도피중인 주범급 운영자 40대 남성을 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했습니다. 또 사이트 이용자 17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해당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사진제공: 부산경찰청)해당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이와 함께 불법 도박자금이 부동산 투기로까지 이어진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자금원천 및 도박사이트 불법수익 전반에 대한 세무조사를 국세청에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자 검거 뿐 아니라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하여 환수함으로써 재범의지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천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 수익으로 ‘부동산 재테크’
    • 입력 2021-06-28 14:32:06
    취재K
경찰이 지난 3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의 주거지로 쓰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지난 3월 경기도 남양주시 한 오피스텔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지상4층, 지하1층의 오피스텔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 일당의 주거지로 쓰이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경찰은 도박 사이트 운영 수익금인 현금 19억 5천만 원과 3천만 원짜리 고급시계 등 19억 8천만 원 상당을 압수했습니다. 현금은 검은 비닐봉투에 쌓인 채 싱크대와 금고, 여행용 가방 등에 꽁꽁 숨겨져 있었습니다.

여행용 가방에서 발견된 범죄 수익금. 비닐봉투에 꽁꽁 쌓여져 있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경찰에 붙잡힌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일당 38명은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베트남과 중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먼저 만든 사이트를 분양하는 수법으로 2개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회원관리팀, 충·환전팀, 게시판관리팀, 국내총판팀 등 조직적으로 직원들을 관리했습니다.

회원은 모두 5천100여명, 도박사이트 운영 규모는 9천억원대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2개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모두 250억원 가량의 부당 수익을 편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5만원권 19억 5천만원 어치.  경찰이 계수기를 이용해 세는 데만도 2시간 이상 걸렸다.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그렇다면 압수된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 수익금은 어디에 있을까?

경찰이 범죄수익추적 전문수사팀을 투입해 수개월 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8년말 4억원짜리 경기도 남양주시 오피스텔을 매입을 시작으로, 2019년 3월에는 서울시 강남구 30평대 아파트를 20억원에 매입했습니다. 같은해 10월에는 광진구의 40평형대 아파트를 12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검거 직전, 또다른 부동산의 매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거둔 시세차익만 27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현금화 해놓을 경우 수사기관에 압류될 가능성이 커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의 모든 명의는 운영자 중 한 명으로 돼 있는데, 신분이 드러날 가능성이 낮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붙잡은 38명 가운데 17명을 구속하고, 해외에 도피중인 주범급 운영자 40대 남성을 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했습니다. 또 사이트 이용자 17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해당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사진제공: 부산경찰청)
이와 함께 불법 도박자금이 부동산 투기로까지 이어진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자금원천 및 도박사이트 불법수익 전반에 대한 세무조사를 국세청에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자 검거 뿐 아니라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하여 환수함으로써 재범의지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