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헉헉’ 숨 막히는 더위, ‘기후 재앙’ 시작도 안 했다

입력 2021.06.28 (18:07) 수정 2021.06.28 (18: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지구촌 곳곳에서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ET>는 지구촌의 이 숨 막히는 더위에 대해 서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지금 북반구 대부분이 때 이른 더위로 몸살이라고요?

[기자]

네, 기록적인 더위입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5월부터 계속 최고 기온을 갱신, 또 갱신하더니, 지난주 34.7도, 6월 기준으로 1879년 이후 12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유럽도 독일은 나흘 연속 35도 이상, 오스트리아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납니다.

북유럽인 에스토니아, 핀란드도 낮 기온 30도 이상이고요.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43.7도.

그 아래, 원래 덥다는 중동은 이미 낮 기온 50도, 더위가 한 달 넘게 일찍 왔습니다.

[앵커]

'이상 고온'이라는 건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골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지면을 끊임없이 데우는 초대형 '열돔' 현상 때문입니다.

이 '열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당연히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원인으로 꼽는데, 워싱턴포스트는 지구 온난화로 '열돔'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심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사실 유럽 얘기로 시작했지만 진짜 난리가 난 곳, 미국 아닙니까?

[기자]

네, 미국 서부.

1,200년 만의 가뭄, 그리고 최악의 더위와 여름 내내 꺼지지 않는 산불.

이 최악의 기후 재앙이 서로 연결돼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거의 다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지요.

'폭염 경보'가 내려진 곳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이런 곳, 40도는 애교입니다.

팜스프링스, 데스밸리 같은 곳은 50도를 넘기기도 했고요.

특히 올해는 한여름, 보통 8, 9월에나 찾아오던 폭염이 정말 이례적으로 6월부터 찾아와 난리입니다.

[앵커]

상당히 북쪽인 시애틀 이런 곳도 폭염이라고요?

[기자]

네, 지난 토요일 북위 47도, 한반도를 훌쩍 넘어 사할린 섬 만큼 높이에 있는 워싱턴주의 시애틀이 38.9도를,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일요일에 43.3도 기록했습니다.

6월 기준 역대 가장 더웠습니다.

보통 평년 기온은 20도 초, 중반이거든요?

갑작스런 더위에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용품이 모두 동났습니다.

[가게 직원 : "(냉방 제품)이 더 들어왔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앵커]

미국 서부 더위는 사실 어제오늘 얘기는 아닌데, 최근에는 해가 갈수록 '기후 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 심각해지는 것 같아요.

왜 이런 겁니까?

[기자]

가뭄, 폭염, 산불,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미 서부 지역은 '라니냐'로 인한 태평양 해수면 온도 하강이 구조적인 원인으로 꼽힙니다.

열대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 해수 증발량이 줄고, 그러면 미 서부 비와 눈의 양이 감소해 가뭄이 발생.

뜨거운 땅을 식힐 물기가 없다 보니 땅이 다시 공기를 달구면서 폭염을 부추깁니다.

이 구조적인 가뭄과 폭염 때문에 산불이 한 번 나면 꺼지지 않고 엄청나게 번지는 악순환이 나타납니다.

[앵커]

가뭄이 그렇게 심각합니까?

[기자]

네, 지도 보시면요.

현재 미 서부 지역의 약 90%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절반 이상이 '극심'하거나 '이례'적인 가뭄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상황이 특히 심각한데, 현재 평균 저수율이 약 35%로, 평소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이미 수력 발전소 중단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주 정부가 나서서 아예 농작물 심지 말라는 뉴멕시코 같은 곳도 있고요.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농장 관리인/캘리포니아주 : "보통은 토마토, 면화, 수박 같은 여름 작물을 심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가뭄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산불입니다.

현재 11개 주에 걸쳐 대형 산불 50여 건이 발생해 숲을 태우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덥고 건조한 날씨가 올 여름 내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벌써 덥습니다.

오늘 서울이 29도...

지금 장마도 늦어지고 있는데, 작년보다 더 더울까요?

[기자]

오라는 장마는 안 오고 열대 스콜 같은 소나기만 잦다 보니까, 차라리 시원하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분들 많은데요.

우리 장마 소식이 늦은 것도 찬 공기가 쏠리면서 남쪽에 있는 장마전선을 막고 있어섭니다.

기상청은 7월이 돼서야 제주부터 장마가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올여름 폭염은 지난해나 예년보다 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작년에 50일 넘게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철저한 장마 대비, 또 폭염에 건강 잃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헉헉’ 숨 막히는 더위, ‘기후 재앙’ 시작도 안 했다
    • 입력 2021-06-28 18:07:10
    • 수정2021-06-28 18:29:03
    통합뉴스룸ET
[앵커]

지금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지구촌 곳곳에서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ET>는 지구촌의 이 숨 막히는 더위에 대해 서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지금 북반구 대부분이 때 이른 더위로 몸살이라고요?

[기자]

네, 기록적인 더위입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5월부터 계속 최고 기온을 갱신, 또 갱신하더니, 지난주 34.7도, 6월 기준으로 1879년 이후 12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유럽도 독일은 나흘 연속 35도 이상, 오스트리아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납니다.

북유럽인 에스토니아, 핀란드도 낮 기온 30도 이상이고요.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43.7도.

그 아래, 원래 덥다는 중동은 이미 낮 기온 50도, 더위가 한 달 넘게 일찍 왔습니다.

[앵커]

'이상 고온'이라는 건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골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지면을 끊임없이 데우는 초대형 '열돔' 현상 때문입니다.

이 '열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당연히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원인으로 꼽는데, 워싱턴포스트는 지구 온난화로 '열돔'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심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사실 유럽 얘기로 시작했지만 진짜 난리가 난 곳, 미국 아닙니까?

[기자]

네, 미국 서부.

1,200년 만의 가뭄, 그리고 최악의 더위와 여름 내내 꺼지지 않는 산불.

이 최악의 기후 재앙이 서로 연결돼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거의 다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지요.

'폭염 경보'가 내려진 곳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이런 곳, 40도는 애교입니다.

팜스프링스, 데스밸리 같은 곳은 50도를 넘기기도 했고요.

특히 올해는 한여름, 보통 8, 9월에나 찾아오던 폭염이 정말 이례적으로 6월부터 찾아와 난리입니다.

[앵커]

상당히 북쪽인 시애틀 이런 곳도 폭염이라고요?

[기자]

네, 지난 토요일 북위 47도, 한반도를 훌쩍 넘어 사할린 섬 만큼 높이에 있는 워싱턴주의 시애틀이 38.9도를,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일요일에 43.3도 기록했습니다.

6월 기준 역대 가장 더웠습니다.

보통 평년 기온은 20도 초, 중반이거든요?

갑작스런 더위에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용품이 모두 동났습니다.

[가게 직원 : "(냉방 제품)이 더 들어왔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앵커]

미국 서부 더위는 사실 어제오늘 얘기는 아닌데, 최근에는 해가 갈수록 '기후 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 심각해지는 것 같아요.

왜 이런 겁니까?

[기자]

가뭄, 폭염, 산불,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미 서부 지역은 '라니냐'로 인한 태평양 해수면 온도 하강이 구조적인 원인으로 꼽힙니다.

열대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 해수 증발량이 줄고, 그러면 미 서부 비와 눈의 양이 감소해 가뭄이 발생.

뜨거운 땅을 식힐 물기가 없다 보니 땅이 다시 공기를 달구면서 폭염을 부추깁니다.

이 구조적인 가뭄과 폭염 때문에 산불이 한 번 나면 꺼지지 않고 엄청나게 번지는 악순환이 나타납니다.

[앵커]

가뭄이 그렇게 심각합니까?

[기자]

네, 지도 보시면요.

현재 미 서부 지역의 약 90%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절반 이상이 '극심'하거나 '이례'적인 가뭄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상황이 특히 심각한데, 현재 평균 저수율이 약 35%로, 평소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이미 수력 발전소 중단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주 정부가 나서서 아예 농작물 심지 말라는 뉴멕시코 같은 곳도 있고요.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농장 관리인/캘리포니아주 : "보통은 토마토, 면화, 수박 같은 여름 작물을 심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가뭄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산불입니다.

현재 11개 주에 걸쳐 대형 산불 50여 건이 발생해 숲을 태우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덥고 건조한 날씨가 올 여름 내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벌써 덥습니다.

오늘 서울이 29도...

지금 장마도 늦어지고 있는데, 작년보다 더 더울까요?

[기자]

오라는 장마는 안 오고 열대 스콜 같은 소나기만 잦다 보니까, 차라리 시원하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분들 많은데요.

우리 장마 소식이 늦은 것도 찬 공기가 쏠리면서 남쪽에 있는 장마전선을 막고 있어섭니다.

기상청은 7월이 돼서야 제주부터 장마가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올여름 폭염은 지난해나 예년보다 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작년에 50일 넘게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철저한 장마 대비, 또 폭염에 건강 잃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