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애인 단체 “‘비하 표현’ 의원들 황당 해명”…국회의장 면담 요청

입력 2021.06.28 (19:22) 수정 2021.06.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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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회의원들이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며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낸 장애인 단체들이 의원들의 법원 답변서를 공개하고 "황당한 해명을 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을 '외눈박이'라고 표현한 곽상도 의원은 지난 4일 법원에 낸 답변서에서, "한쪽 눈만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만화나 동화 속의 가상 개체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인물인 이 사건 원고가 당사자 적격이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답변에 대한 취재진 문의에 곽 의원 측은 "애꾸와 외눈박이는 다른 뜻"이라면서 답변서 내용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정신분열적'이라는 표현을 쓴 조태용·윤희숙 의원도 지난달 31일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두 의원은 답변서를 통해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은 '증'이나 '병' 등의 장애를 내포하는 말과 다르다"면서 "시대와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일반화된 용어"라고 밝혔습니다.

답변서와 관련해 조 의원 측은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고, 윤 의원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경제부총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절름발이'라는 발언을 한 이광재 의원과 논평에서 일부 여당 지지자를 비판하다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을 쓴 김은혜 의원,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집단적 조현병'이라는 표현을 쓴 성명에 이름을 올린 허은아 의원 등 3명은 소송이 제기된지 두달이 넘었는데도 아직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민사소송법에서는 소장 부본을 받은 지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 측은 "30일 기한은 권고 사항일 뿐이고 답변서는 조만간 제출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김 의원 측은 "소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다시 받는 대로 답변서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허 의원 측은 "답변서를 준비하던 직원이 갑자기 그만둬 제출 시기를 놓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은 "현직 국회의원들이 답변서 제출 기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거나, 황당무계한 답변으로 원고들에게 상실감과 절망감을 주고 있다"면서 지난 25일 박병석 국회의장 측에 면담 요청서를 보냈습니다.

앞서 장애인 단체들은 지난 4월 "국회의원들이 상대를 비난하고 비하하려는 의도로 장애나 장애인을 빗대어 발언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 6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차별 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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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장애인 단체 “‘비하 표현’ 의원들 황당 해명”…국회의장 면담 요청
    • 입력 2021-06-28 19:22:35
    • 수정2021-06-30 19:34:34
    사회
지난 4월 국회의원들이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며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낸 장애인 단체들이 의원들의 법원 답변서를 공개하고 "황당한 해명을 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을 '외눈박이'라고 표현한 곽상도 의원은 지난 4일 법원에 낸 답변서에서, "한쪽 눈만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만화나 동화 속의 가상 개체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인물인 이 사건 원고가 당사자 적격이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답변에 대한 취재진 문의에 곽 의원 측은 "애꾸와 외눈박이는 다른 뜻"이라면서 답변서 내용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정신분열적'이라는 표현을 쓴 조태용·윤희숙 의원도 지난달 31일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두 의원은 답변서를 통해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은 '증'이나 '병' 등의 장애를 내포하는 말과 다르다"면서 "시대와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일반화된 용어"라고 밝혔습니다.

답변서와 관련해 조 의원 측은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고, 윤 의원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경제부총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절름발이'라는 발언을 한 이광재 의원과 논평에서 일부 여당 지지자를 비판하다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을 쓴 김은혜 의원,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집단적 조현병'이라는 표현을 쓴 성명에 이름을 올린 허은아 의원 등 3명은 소송이 제기된지 두달이 넘었는데도 아직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민사소송법에서는 소장 부본을 받은 지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 측은 "30일 기한은 권고 사항일 뿐이고 답변서는 조만간 제출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김 의원 측은 "소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다시 받는 대로 답변서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허 의원 측은 "답변서를 준비하던 직원이 갑자기 그만둬 제출 시기를 놓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은 "현직 국회의원들이 답변서 제출 기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거나, 황당무계한 답변으로 원고들에게 상실감과 절망감을 주고 있다"면서 지난 25일 박병석 국회의장 측에 면담 요청서를 보냈습니다.

앞서 장애인 단체들은 지난 4월 "국회의원들이 상대를 비난하고 비하하려는 의도로 장애나 장애인을 빗대어 발언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 6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차별 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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