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일한 부장의 극단적 선택…‘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조사

입력 2021.06.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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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새마을금고 강 모 부장, ‘직장 내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의혹
사망사건 공동대책위, 고용노동부에 고발장 제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 29일 조사 착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고용노동부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29일 직원 강 씨 유가족의 노무사를 진정인으로 불러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 기한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5일로,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는 이르면 8월 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27년간 새마을금고에 재직했던 강 모 씨 (사진=유가족 제공)27년간 새마을금고에 재직했던 강 모 씨 (사진=유가족 제공)

■이사장·친인척 직원에 괴롭힘?…"가족 공동묘지 조성에 동원되기도"

이번 조사는 강 씨 사망사건의 공동대책위원회가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시작됐습니다. 유가족과 지역 노동계 등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강 씨의 극단적 선택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대책위는 금고 이사장과 이사장의 친인척 직원을 가해자로 지목했습니다. 대책위가 퇴사 직원 3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이사장은 주말에도 지인의 경조사를 챙기도록 하고, 도외 지역에서 온 개인 손님을 공항에서 호텔과 골프장까지 모시도록 했습니다. 업무가 끝난 뒤에 본인을 데리러 공항에 오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엔 가족 공동묘지를 조성하기 위해 1톤 트럭을 가져오게 했고, 포크레인 기사가 흙을 실어주면 그 흙을 가족 공동묘지까지 가져가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도록 했습니다.

이 밖에도 강 씨를 CCTV로 지켜본 뒤 강 씨가 자리를 비우면 주변 직원들에게 강 씨의 행방을 묻고, 실무책임자인 강 씨를 지점으로 발령내는 등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사장 친인척 직원도 상사 강 씨에게 "이런 것도 몰라요? 공부 좀 해라"고 말하는 등 고객과 직원 앞에서 수차례 모욕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직원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 특진을 받아 승진했다고 복수의 퇴사 직원들은 증언했습니다.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주부터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경찰 조사도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관련 기사]
30년 가까이 일했는데…“직장 내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이사장 중심 제왕적 구조…“극단적 선택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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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년 일한 부장의 극단적 선택…‘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조사
    • 입력 2021-06-29 15:33:01
    취재K
새마을금고 강 모 부장, ‘직장 내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의혹<br />사망사건 공동대책위, 고용노동부에 고발장 제출<br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 29일 조사 착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고용노동부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29일 직원 강 씨 유가족의 노무사를 진정인으로 불러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 기한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5일로,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는 이르면 8월 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27년간 새마을금고에 재직했던 강 모 씨 (사진=유가족 제공)
■이사장·친인척 직원에 괴롭힘?…"가족 공동묘지 조성에 동원되기도"

이번 조사는 강 씨 사망사건의 공동대책위원회가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시작됐습니다. 유가족과 지역 노동계 등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강 씨의 극단적 선택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대책위는 금고 이사장과 이사장의 친인척 직원을 가해자로 지목했습니다. 대책위가 퇴사 직원 3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이사장은 주말에도 지인의 경조사를 챙기도록 하고, 도외 지역에서 온 개인 손님을 공항에서 호텔과 골프장까지 모시도록 했습니다. 업무가 끝난 뒤에 본인을 데리러 공항에 오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엔 가족 공동묘지를 조성하기 위해 1톤 트럭을 가져오게 했고, 포크레인 기사가 흙을 실어주면 그 흙을 가족 공동묘지까지 가져가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도록 했습니다.

이 밖에도 강 씨를 CCTV로 지켜본 뒤 강 씨가 자리를 비우면 주변 직원들에게 강 씨의 행방을 묻고, 실무책임자인 강 씨를 지점으로 발령내는 등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사장 친인척 직원도 상사 강 씨에게 "이런 것도 몰라요? 공부 좀 해라"고 말하는 등 고객과 직원 앞에서 수차례 모욕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직원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 특진을 받아 승진했다고 복수의 퇴사 직원들은 증언했습니다.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주부터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경찰 조사도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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