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을 100% 국내산 고춧가루로 속여…4만명이 사 먹었다

입력 2021.06.3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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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이라고 표시된 고춧가루,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저렴한 중국산 고춧가루를 '신토불이 국산 100%' 제품으로 속여 온라인 판매한 61살 A씨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구속됐습니다.

A 씨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 5곳에서 총 93톤의 고춧가루를 판매했습니다. 이 업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약 4만 명에 달했고, A 씨는 약 27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A 씨는 중국산 고춧가루를 대량 구매해 국내산과 섞거나 100% 중국산을 그대로 재포장하는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제품에는 '신토불이 국산 100%', '천연 유기농 비료 사용' 등의 거짓 문구를 붙여서 소비자를 안심시켰습니다.

'고객만족도 100% 달성', '8만 개가 넘는 최다 고객 상품평'을 받아 최우수 판매자로 선정됐다고 온라인에서 허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A 씨는 가짜 국내산 제품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심을 살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국내 공판장에 유통되는 국내산 제품에 맞춰 가격을 정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A 씨가 국내산으로 속여 판 제품 중 '햇고춧가루 김치일반양념용 1kg'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28,500원에 버젓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해 11월 김장철 성수기에 '원산지 위반 고춧가루 제조·유통업체 기획수사'를 실시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국내산으로 팔리는 고춧가루 20여 종을 구매해 원산지 검정을 의뢰한 겁니다.

이후 일부 업체 제품이 외국산으로 판정되자 비슷한 수법으로 거짓 원산지 표시를 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수사를 벌였습니다. 수사 결과 A 씨 제품은 6차례 검정에서 모두 외국산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2012년 농업회사 법인을 설립하고 아들, 딸, 사위 등 일가족을 동원해 사업장을 운영해왔습니다.

해당 법인에서 고추를 직접 재배해 고춧가루를 생산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고 거짓광고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법인 구성원 중 농민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특히, 국내산 청양고추는 사용한 적 없음에도 청양고추가 더 비싼 점을 이용해 매운맛 고춧가루에 '청양'이라는 명칭을 붙여 일반 고춧가루보다 더 비싸게 판매했습니다.


박병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민생수사2과장은 "원산지 거짓 표시는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소비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반드시 근절돼야 할 불법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농·수산물 원산지 위반 사범을 끝까지 추적, 검거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거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산물을 구입할 때는 원산지를 확인하고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았거나 표시된 원산지가 의심되면 120 다산콜센터, 서울시 민생침해범죄신고센터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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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산을 100% 국내산 고춧가루로 속여…4만명이 사 먹었다
    • 입력 2021-06-30 16:50:22
    취재K

국내산이라고 표시된 고춧가루,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저렴한 중국산 고춧가루를 '신토불이 국산 100%' 제품으로 속여 온라인 판매한 61살 A씨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구속됐습니다.

A 씨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 5곳에서 총 93톤의 고춧가루를 판매했습니다. 이 업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약 4만 명에 달했고, A 씨는 약 27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A 씨는 중국산 고춧가루를 대량 구매해 국내산과 섞거나 100% 중국산을 그대로 재포장하는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제품에는 '신토불이 국산 100%', '천연 유기농 비료 사용' 등의 거짓 문구를 붙여서 소비자를 안심시켰습니다.

'고객만족도 100% 달성', '8만 개가 넘는 최다 고객 상품평'을 받아 최우수 판매자로 선정됐다고 온라인에서 허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A 씨는 가짜 국내산 제품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심을 살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국내 공판장에 유통되는 국내산 제품에 맞춰 가격을 정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A 씨가 국내산으로 속여 판 제품 중 '햇고춧가루 김치일반양념용 1kg'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28,500원에 버젓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해 11월 김장철 성수기에 '원산지 위반 고춧가루 제조·유통업체 기획수사'를 실시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국내산으로 팔리는 고춧가루 20여 종을 구매해 원산지 검정을 의뢰한 겁니다.

이후 일부 업체 제품이 외국산으로 판정되자 비슷한 수법으로 거짓 원산지 표시를 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수사를 벌였습니다. 수사 결과 A 씨 제품은 6차례 검정에서 모두 외국산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2012년 농업회사 법인을 설립하고 아들, 딸, 사위 등 일가족을 동원해 사업장을 운영해왔습니다.

해당 법인에서 고추를 직접 재배해 고춧가루를 생산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고 거짓광고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법인 구성원 중 농민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특히, 국내산 청양고추는 사용한 적 없음에도 청양고추가 더 비싼 점을 이용해 매운맛 고춧가루에 '청양'이라는 명칭을 붙여 일반 고춧가루보다 더 비싸게 판매했습니다.


박병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민생수사2과장은 "원산지 거짓 표시는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소비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반드시 근절돼야 할 불법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농·수산물 원산지 위반 사범을 끝까지 추적, 검거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거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산물을 구입할 때는 원산지를 확인하고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았거나 표시된 원산지가 의심되면 120 다산콜센터, 서울시 민생침해범죄신고센터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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