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사건 은폐’ 문건 공개…2차 가해 2명 구속기소

입력 2021.06.30 (19:12) 수정 2021.06.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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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군 군사경찰단이 국방부에 故 이 중사의 사망사건을 보고하면서 성폭력 피해사실을 빼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이 중사가 피해를 신고했지만 회유와 압박을 한 상관 2명은 구속기소됐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故 이 중사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에서는 두 건의 세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군사경찰단 중앙수사대장이 작성해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한 문건과 이후 군사경찰단에서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고한 문건입니다.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된 문건에는 성폭력 피해 사실과 "이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의 일부 인원들이 강제추행 가해자 선처를 요구해 힘들어했다"는 유족의 입장이 적혀 있습니다.

또 유족이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점과 이에 대한 조치로 부대 인원들에 대해 강제추행 사건 가해자 비호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작성돼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고된 문건에는 이 중사가 성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이 빠졌고, 유족의 입장도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 달라"며 애통해하는 것 외에 특이반응이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중사가 강제추행으로 힘들어했고, 유족이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내용, 강제추행 사건 가해자 비호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계획도 누락됐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바뀐 내용 면면을 살펴보면 허위 보고 수준을 넘어 조작이라 보아도 무리가 없다."]

군인권센터는 보고 내용이 바뀌는 과정에서 군사경찰단장이 4차례에 걸쳐 실무자에게 허위보고를 지시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2차 가해 피의자 2명을 특가법상 보복 협박과 면담 강요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또 1년 전 이 중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또 다른 상관에 대해서도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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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군 사건 은폐’ 문건 공개…2차 가해 2명 구속기소
    • 입력 2021-06-30 19:12:15
    • 수정2021-06-30 19: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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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군 군사경찰단이 국방부에 故 이 중사의 사망사건을 보고하면서 성폭력 피해사실을 빼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이 중사가 피해를 신고했지만 회유와 압박을 한 상관 2명은 구속기소됐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故 이 중사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에서는 두 건의 세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군사경찰단 중앙수사대장이 작성해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한 문건과 이후 군사경찰단에서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고한 문건입니다.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된 문건에는 성폭력 피해 사실과 "이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의 일부 인원들이 강제추행 가해자 선처를 요구해 힘들어했다"는 유족의 입장이 적혀 있습니다.

또 유족이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점과 이에 대한 조치로 부대 인원들에 대해 강제추행 사건 가해자 비호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작성돼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고된 문건에는 이 중사가 성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이 빠졌고, 유족의 입장도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 달라"며 애통해하는 것 외에 특이반응이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중사가 강제추행으로 힘들어했고, 유족이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내용, 강제추행 사건 가해자 비호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계획도 누락됐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바뀐 내용 면면을 살펴보면 허위 보고 수준을 넘어 조작이라 보아도 무리가 없다."]

군인권센터는 보고 내용이 바뀌는 과정에서 군사경찰단장이 4차례에 걸쳐 실무자에게 허위보고를 지시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2차 가해 피의자 2명을 특가법상 보복 협박과 면담 강요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또 1년 전 이 중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또 다른 상관에 대해서도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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