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 시행 1년…무너진 ‘일국양제’

입력 2021.07.01 (06:56) 수정 2021.07.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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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일국 양제', 즉 한 국가 두 체제를 50년 간 약속했지만, 보안법이 시행된 뒤 중국은 홍콩을 빠르게 통제해 나가고 있습니다.

홍콩보안법이 지배하는 홍콩의 모습,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중국으로의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며 2백만 명 넘게 모였던 2019년.

반년 넘게 이어진 시위의 대응책으로 중국은 2020년 6월 홍콩보안법을 만들었습니다.

홍콩 독립을 주장하거나 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모두 반정부 활동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입니다.

대표적 민주 인사인 조슈아 웡 등 지금까지 최소 117명이 체포됐습니다.

[에밀리 라우/홍콩 입법회 7선 의원/홍콩 민주당 국제위원장 :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잡혀갈까?' 이러면서요. 제가 원하는 건 중국 당국이 (홍콩 자치권을 보장한) 중영 공동선언과 기본법을 지키는 것입니다."]

당장 올 9월부터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시사교양 교과서는 전면 개정됐습니다.

'홍콩 시민은 홍콩인인 동시에 중국인'이라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홍콩의 주권은 항상 중국이 소유했다'는 내용도 새로 들어갔습니다.

홍콩 유일의 민주진영 신문이었던 빈과일보는 26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메이/빈과일보 기자 : "저는 독자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작별 인사를 할 수밖에 없네요. 홍콩 시민들이 계속 싸우길 바라고, 우선은 안전하게 지내세요."]

올 3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내세우며, 사실상 친중 인사만 뽑을 수 있도록 선거법도 개정했습니다.

홍콩 입법회 의원과 공직자는 충성 서약서를 써야 합니다.

거부한 공무원 129명은 해고됐습니다.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홍콩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타이완과 신장위구르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지키기 위한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제작: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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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보안법 시행 1년…무너진 ‘일국양제’
    • 입력 2021-07-01 06:56:17
    • 수정2021-07-01 07:01:47
    뉴스광장 1부
[앵커]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일국 양제', 즉 한 국가 두 체제를 50년 간 약속했지만, 보안법이 시행된 뒤 중국은 홍콩을 빠르게 통제해 나가고 있습니다.

홍콩보안법이 지배하는 홍콩의 모습,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중국으로의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며 2백만 명 넘게 모였던 2019년.

반년 넘게 이어진 시위의 대응책으로 중국은 2020년 6월 홍콩보안법을 만들었습니다.

홍콩 독립을 주장하거나 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모두 반정부 활동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입니다.

대표적 민주 인사인 조슈아 웡 등 지금까지 최소 117명이 체포됐습니다.

[에밀리 라우/홍콩 입법회 7선 의원/홍콩 민주당 국제위원장 :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잡혀갈까?' 이러면서요. 제가 원하는 건 중국 당국이 (홍콩 자치권을 보장한) 중영 공동선언과 기본법을 지키는 것입니다."]

당장 올 9월부터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시사교양 교과서는 전면 개정됐습니다.

'홍콩 시민은 홍콩인인 동시에 중국인'이라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홍콩의 주권은 항상 중국이 소유했다'는 내용도 새로 들어갔습니다.

홍콩 유일의 민주진영 신문이었던 빈과일보는 26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메이/빈과일보 기자 : "저는 독자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작별 인사를 할 수밖에 없네요. 홍콩 시민들이 계속 싸우길 바라고, 우선은 안전하게 지내세요."]

올 3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내세우며, 사실상 친중 인사만 뽑을 수 있도록 선거법도 개정했습니다.

홍콩 입법회 의원과 공직자는 충성 서약서를 써야 합니다.

거부한 공무원 129명은 해고됐습니다.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홍콩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타이완과 신장위구르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지키기 위한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제작: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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